지난 40년 가까이 배우로 살아온 그녀는 배우로만 사는 것이 아니다.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이자 '극단 미추'의 안주인이기도 하고 8남매의 맏며느리이자 장성한 딸과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다. 챙겨야 할 사람의 수와 일의 가짓수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런 그녀가 언제가부터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어내기 사작했다. 그 시간을 차지한 것은 다름 아닌 손뜨개. 그녀의 손에서 흘러나온 색색의 물결은 목도리가 되고 스웨터가 되고 가방 등이 되어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더니 세상 밖으로 흘러나와 한 권의 책이 되었다. 늘 무대를 통해 사람들과 교감을 해온 그녀에게 새로운 소통의 무대가 생긴 셈이다.
1976년 <한네의 승천>을 시작으로 연극 <오장군의 발톱>, <남사당의 하늘>, <욕탕의 여인들>, <백마당 달밤에>, <돼지와 오토바이>, <둥둥낙랑둥>, <죽음과 소녀>, <최승희>, <디아더사이드>, <피카소의 여인들>, 뮤지컬 <포기와 베스>, <에비타>, <영웅만들기>, <7인의 신부들> 그리고 모노드라마 <벽 속의 요정> 등을 비롯한 수많은 연극과 뮤지컬 작품으로 무대에 올랐다. 또한 1981년부터 막을 올려 매해 10만 명이 넘는 관객이 찾는 마당놀이를 통해 <심청전>, <춘향전>, <놀부전>, <홍길동전>, <이춘풍전> 등 약 13편의 작품을 선보여왔다. 백상예술대상 연기상(1986, 1991년),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1996년), 올해의 배우상(2004년), 이해랑 연극상(2010년) 등을 수상하였으며, 여전히 무대에 쉬지 않고 오르는 것은 물론 중앙대학교 국악대학장과 국악교육대학원장을 겸직하며 제자들을 길러내는 일에도 온 정성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