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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어디쯤인가요
중고도서

내일은 어디쯤인가요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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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56g | 140*200*10mm
ISBN13 9791197509032
ISBN10 1197509038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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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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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파랗고 구름이 하얗다

엄마 손을 잡은 아이가 사거리 모퉁이에서 왼쪽으로 돈다

나뭇잎 바스러지는 소리가 난다

뒤를 쫓는 그림자가
흩어진다

버스가 여전히 오지 않는다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사람이 멈추고

사람이 건넌다

손에 든 빵에서 양배추 조각이 떨어진다
--- 「아무도 아무렇지 않았다」 중에서


헤어진 연인은 고양이를 닮았다

기울어도 여밀 수 없는
불과한
마음

때로는 분명하게
멀어지는 다정처럼
흐릿한 창
너머로
나뉜 세계

그대로 다행인
먼 곳
--- 「오늘의 세계」 중에서


욕조가 없는 집에 살아 모텔 욕조에 누워 있곤 해요 사탕을 입에 물고 잠이 들 때도 있어요 나는 금세 녹아들어요 물컹한 다리는 내 것이 아니라는데 욕조 가득한 나에게로 사탕 막대가 둥실둥실 흘러와요 앙상한 몸은

돌이킬 수 없는 맛이라고 들었죠
내 몫은 한낮의 여기라고
다를 게 없어요
--- 「사탕과 욕조의 상관관계에 관한 감각 연구」 중에서


손을 마주 잡던 날들 사이로
골목은 자꾸 가라앉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
쥐었다
폈다

생각이란 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아픈 골방이어서

유폐된 시간 속
뒤를 돌아보던 네가

마땅한 인사도 건네지 못한 채
문을 나서는 것처럼

우리가 다행이라고 여기던
모든 요일이 그렇게 있다
--- 「우리가 다행이라고 여기는」 중에서


가끔 목구멍 안쪽에서 반복되곤 해 내가 엊그제 잠을 제대로 못 잤다면 그건 생강의 꿈을 꾸었던 것인지도 몰라 아무렇지 않은 듯 일어나면 그만인데

생각의 한쪽을 떼어 낸 알싸한 맛이라서 한번 물기라도 하면 아무것도 아닌 내가 되곤 하지 입가에 묻은 악몽처럼 씻어 낼 수 조차 없고

오래전 술에 취한 아버지가 넘어져 뒤틀린 다리를 보는 것 같아 바람이 불면 구멍이 뚫린 기분이라며 술에 술을 붓고

면역력이 높아져 몸을 보호해 준다는 애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지 레몬을 띄워 한 잔 건네준 종착지가 생강 더미 같아서 양손을 마주잡아 손금을 덜어 내고 덜어 내지
--- 「생강을 어떻게 먹니」 중에서


페달을 돌리면 시간이 자꾸만 거꾸로 갔다 담 너머로 둘둘 말린 신문을 던지며 골목을 누비던 나는
멀찌감치 떠돌고
한 달 이만오천 원을 받으면 오천 원은 적립금이라고 돌려줬다 점장은 받은 돈을 자기 뒷주머니에 넣고
도둑질은 나쁜 일이라 배웠다 나도 따라 뒷주머니에 수금한 돈을 넣었다 영수증은 찢어 쓰레기통에 던졌다 점장이 오학년 일반 교실 뒷문을 열었고 나는 삼층에서 뛰어내렸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데 소 판 돈은 아버지가 훔쳐 달아났다 아버지의 아버지는 아버지를 내다 버렸다는데 아버지가 나보다 나이가 들어 돌아왔을 땐 아버지의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사우디나 이라크에 간 친구들 얘기나 하며 괌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 줬다
--- 「강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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