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뜻 사전』 해설
『우리말 한자어 속뜻사전』, 줄여서 『속뜻사전』이라 하고, 학술적 명칭으로는 『LBH교수학습법 활용 사전』이라니?! 누구나 처음 듣는 말이라 생소하고 의아한 점이 많을 것 같다. 그래서 이 사전을 기획하여 편찬하게 된 경위가 어디에 있었으며, 주요 목적은 무엇인지, 이름은 왜 그렇게 지었는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활용하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등등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을 해 둠으로써 이 사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효율적인 활용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1. 편찬 경위
중국 문자(한자)와 음운에 관한 학문을 익히고 귀국하여 전임 교수로 대학 강단에 선 것은 1992년 8월이었다. 중국문자학, 중국어언어학, 중국어음성학 등에 관한 강의를 주로 맡아 왔다. 1995년 어느 날이었다. 퇴근하여 집에 막 들어서려는데, 초등학교 4학년인 딸아이가 다짜고짜 “아빠! 등호가 뭐야?”라고 물어왔다. “서로 같음을 나타내는 부호를 말하는 거야”라고 말했더니 “그것을 왜 ‘등호’라고 해!”라고 되묻는 바람에 크게 당황한 일이 있었다. 그런 일이 있은 후로 우리나라에서 쓰는 한자와 한자어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많은 한자어를 접하게 되고, 그 뜻과 까닭을 잘 아는 것이 학력과 직결되는 것임을 알게 되어 ‘한자어’만을 대상으로 쉽게 풀이한 사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도 그때쯤이었다.
1999년 3월 2일부터 조선일보에 <생활한자> 칼럼을 매일 연재하게 되었다.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으니 벌써 9년째나 되었고 곧 2500회가 다 되어 간다. 전국의 약 250만 독자들로부터, 심지어 해외 동포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다 보니 한자 지식에 대한 현실적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되었다. 한자어 사전 편찬을 위한 어휘 선정 작업에 착수 한 것은 그 해 가을쯤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2002년에는 <한자의 특질에 관한 제 학설 탐구>라는 논문을 쓰면서 한자가 의미를 ‘암시’(hint)하는 특질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러한 특질에 대한 독창적 인식이 한자에 대한 관념을 완전히 새롭게 해 주었다. 즉 한자 지식의 활용은 곧 ‘힌트의 활용’임을 알게 되어 한자의 필요성을 더욱 설득력 있게 주장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새로운 개념의 한자어 사전 편찬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확보함에 따라, 어렵고 힘든 일을 확신과 신념을 가지고 임하게 되었다. 2006년 5월에는 <한자의 특질을 활용한 LBH 교수학습법> 이라는 논문을 탈고하게 되어 이 사전을 새로운 교수학습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LBH는 Learning by hint / Learning by hanja의 약자이며, LBH교수학습법은 부록 #2를 참고 바람). 그리고 2006년 7월쯤에는 한자 형태소를 토대로 ‘속뜻’(morphological motivation)이란 존재를 찾아내고 보니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졌다. 그 해 9월에는 새로운 배열법, 새로운 뜻풀이, 형태소 의미의 시각적 연계 등에 대하여 특허를 출원하게 되었다. 2007년 5월에는 대학원생들의 논문 지도 과정에서 중국학자들의 합성어 연구 자료를 입수하게 되었다. 그 가운데 ‘불모이합’(不謀而合)한 내용이 있어서 참으로 놀라웠다. 이로써 이 사전의 학술적 근거를 더욱 객관화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2005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수차에 걸쳐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전국에 걸친 중?고등학교 학생들과 선생님, 그리고 2006년도 행정고시 합격생(총 297명)이 동 조사에 흔쾌히 협조해줌으로써 어려가지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그러한 현실적 수요에 대한 예측이 오랜 시련과 고통을 가뿐하게 해주었다.
2. 편찬 목적
(1) 어휘력 향상을 통하여 수학 능력을 높인다.
학력 저하를 한탄하는 글들을 자주 보지만, 그것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한 것은 보지 못하였다. 필자는 초보적인 설문 조사를 통하여 학생들의 ‘단어 불감증’, 즉 ‘어휘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점임을 발견하였다. 그렇다면 학력 향상은 곧 어휘력 함양에 달려 있는 셈이다. 김진우(2001, 329)는 “궁극적인 의미로 볼 때 어휘력이 언어력의 기본이 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니까 결국 오늘날에는 어느 학교에서나 모든 교사들이 어린이들의 언어력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그들이 어린이들의 어휘력을 확대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는 말이나 같은 말이 된다”라고 하여 어휘력 확대가 학습의 최대 관건임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필요한 어휘력은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이상 세 종류로 나누어진다. ‘집안’, ‘돌다리’, ‘늦더위’ 같은 고유어는 매우 쉽게 습득할 수 있기에 이것이 학력 저하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더구나 영어 공부는 지나칠 정도로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가스’(gas)나 ‘에너지’(energy) 같은 외래어를 몰라서 학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전무하다. 문제는 한자어다. 이를테면, ‘사행천’ ‘해식애’ ‘파식동’ ‘몰골법’ ‘집적’ ‘대사’ 같은 한자어가 모든 과목에 걸쳐 무수히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런데 각종 교재에서는 한자어가 한글로 적혀 있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뜻을 아는 것으로 착각하고 그냥 지나치는 것 그것이 문제다. 학력 저하의 가장 원천적인 문제가 바로 거기에 있다.
그렇다고 어휘력 부족과 학력 저하의 책임과 원인을 학생들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그 원인 제공자 가운데 하나가 기존의 국어사전들이다. 지금까지의 국어사전들은 풀이 내용이 어렵고 장황하여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를테면, ‘해일’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여 사전을 찾아본다면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해일(海溢)
[해ː-] <지리> 해저의 지각 변동이나 해상의 기상 변화에 의하여 갑자기 바닷물이 크게 일어서 육지로 넘쳐 들어오는 것.
이러한 정의식 풀이는 해당 학문에 해박한 지식이 없는 일반 학생들은 어렵기 짝이 없어 한 폭의 추상화를 보는 듯한 현기증을 느끼게 된다. “바닷물[海]이 넘침[溢]”이라는 징검다리를 놓아주면 쉽게 이해하여 단번에 건너뛸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한 실정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기존 국어사전의 한자어 풀이는 기본적으로 한자가 지니는 의미에 대한 암시(hint)적 기능과 한자 어휘의 합성어(compound)적 특성을 깊이 있게 인식하지 못한 관계로 그런 구조적인 문제를 안게 되었다. 대부분의 한자어는 실질 형태소로 조합된 합성어이기 때문에 낱낱 글자의 뜻을 통하여 ‘속뜻’(morphological motivation)을 찾아낼 수 있다. 그리고 속뜻은 낱말 의미(정의)를 쉽게 이해시켜 주는 징검다리(stepping stone) 역할을 한다(참고 <표1>). 속뜻을 밝혀서 낱말의 근거, 이유, 유래 등을 설명해줌으로써 이해?사고?기억 이상 3단계 학습으로 어휘력을 크게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발판으로 수학 능력을 크게 높이자는 것이 이 사전의 가장 근본적인 목적이다.
(2) 학과 공부와 한자 공부의 연계를 통하여 학습 효율을 극대화한다.
초등학교 학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한자 공부의 열풍이 날로 대단해 지고 있다. 한자 급수 시험 응시생이 한 해에 수백만 명에 육박할 정도라니 그 열풍의 위력을 알고도 남음이 있다. 그런데 그렇게 습득한 한자 지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기 짝이 없다. 한자어가 모든 과목에 걸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기 때문에, 한자 지식을 전 과목 공부에 활용할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못해 딱하게 느껴질 정도다.
한자 지식을 일반 학과 공부에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학생 개개인의 노력 부족 문제가 아니라 마땅한 사전이 없다는 구조적인 문제인 것 같다. 예를 들어, ‘혜성’이란 단어가 기존의 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풀이되어 있다.
혜성(彗星)
① <천문> 가스 상태의 빛나는 긴 꼬리를 끌고 태양을 초점으로 긴 타원이나 포물선에 가까운 궤도를 그리며 운행하는 천체. 핵, 코마, 꼬리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② 어떤 분야에서 갑자기 뛰어나게 드러나는 존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혜성같이 나타나다.
한자에 힌트가 담겨 있다고 하지만, 이 경우의 {彗}가 무슨 뜻인지, 어떤 힌트가 담겨 있는지를 자전(옥편)을 찾아보지 않고도 알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아무리 한자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라도 모든 한자어에 대하여 그 훈을 다 알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사전에서는 모든 단어의 한자에 대하여 훈을 달아 놓음으로써 한자 지식을 일반 학과 공부에 응용할 수 있는 길을 터놓았다. ‘꼬리별 혜’와 ‘별 성’이라는 훈을 달아 놓았기 때문이다. 한자 공부를 이미 많이 한 사람은 자기의 지적 수준을 옥편이 없어도 쉽게 가늠할 수 있고, 한자 지식이 부족한 사람은 옥편이 없어도 쉽게 의미 정보를 캐낼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한자 공부도 학과 공부를 통하여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학교에서 배운 교재 가운데 등장하는 한자어를 이 사전을 보고 매일매일 정리해 두다 보면 한자 공부는 저절로 될 것이다. 교재에 쓰인 한자어 공부가 한자 지식으로 승화되고 그렇게 쌓인 한자 지식이 다시 어휘력으로 발전되는 이해력 순환 상생 구도를 조성하여 전 과목 학습 효율을 높이는 결과(참고 <표 2>)가 되도록 하는 것이 이 사전 편찬의 두 번째 목적이다.
(3) 학부모의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인프라를 마련한다.
자녀의 교육 문제만큼 민감한 것이 없고, 그것을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감수하고 싶은 것이 모든 학부모들의 공통된 심정이다. 사교육에 의존해서라도 성적을 올리려는 심정은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지만, 사실은 지나친 점이 없지 않다. 사교육, 즉 과외 공부를 시키기만 하면 성적이 쑥쑥 오를 수 있다는 것은 큰 착각이다. Henry Adamchiewski 교수가 말했듯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배울 수는 없다”(김성환 2002, ⅸ). 학습 과정에서 학생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문장이기에 앞서 낱말이다. 뜻을 모르는 한자어를 접하였을 때 의미 파악을 위하여 노력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것 그것이 문제다. 음식물을 꼭꼭 씹지 않고 그냥 삼킨다면 소화불량증에 걸리게 된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이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과외 학습은 소화도 못 시키는 음식을 또 한 그릇 더 먹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사(私) 교육이 사실은 큰 효과가 없음에도 그것을 과신(過信)하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이해를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몇 시간을 더 공부해 봤자 헛일이다. 한 가지라도 제대로 익히는 예지가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소[牛]에게 배울 점이 있다. 풀을 씹지 않고 일단 삼켜 두었다가 밤에 한 입씩 잘근잘근 되새김을 하는 그들의 예지를 배워야 한다. 학교 공부 즉 공(公)교육을 통하여 배운 것 가운데 키-워드에 상당하는 한자어에 대하여 저녁 때 이 사전을 참고하여 꼬박꼬박 정리해 두면, 과외 공부를 한 것보다 돈은 거의 들지 않고 효과는 더 클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되새김’(rumination) 학습을 통하여 전국 학부모님들의 ‘사교육비 절감’ 효과를 겨냥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이 사전을 편찬한 세 번째 목적이다. 종전에는 국어사전과 한자자전 두 가지를 한꺼번에 찾아보아야 했기에 이러한 ‘되새김’ 학습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4) 선생님들의 강의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들은 대체로 교재 내용에 대한 설명에 치중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것은 교재 내용 전체가 아니라 핵심 어휘에 상당하는 단어나 용어들이다. 설문 조사 결과,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나 용어에 대하여 꼬박꼬박 상세히 풀이해 주는 선생님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포물선’이란 용어를 마주쳤을 때,
“포(抛)는 ‘던질 포’이고, 물(物)은 ‘물체 물’이고, 선(線)은 ‘줄 선’을 말한다. 그러니, ‘물체(物體)를 던졌을[抛] 때 생기는 반원 모양의 줄 같은 선(線)’을 말하는 것이다. ‘포물선’이 무슨 뜻인지, 물체를 던졌을 때 그려지는 줄 모양의 선을 왜 ‘포물선’이라 했는지 그 이유를 이젠 분명히 알겠지!”
라고, 상세히 풀이하여 설명해 주는 선생님은 약 5-10% 밖에 안 된다고 한다. 사실은 이러한 현실에 대하여 선생님들만 탓할 것은 못된다. 모든 과목의 선생님들이 한자 박사일 수는 없다. ‘포물선’을 한자로는 ‘抛物線’이라 쓰는 것임은 국어사전을 찾아봐야 알 수 있고, 다시 抛자의 뜻을 알자면 한자 자전(옥편)을 찾아봐야 하는 수고로움이 따른다. 세상에 어떤 선생님이 매 시간마다 국어사전과 옥편을 번갈아 뒤져가며 가르칠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있을까.
선생님들이 겪어야할 이러한 수고로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도록 하는 것이 이 사전을 편찬한 또 하나의 중요 목적이다. 모든 한자어를 위와 같이 상세하게 풀이해 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중요한 키-워드에 해당되는 것만이라도 이 사전으로 “LBH교수학습법”을 실행한다면, 강의 효율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학생들의 이해력?사고력?기억력을 쑥쑥 올려줄 수 있을 것이다.
3. 명칭 풀이
이 사전은 이름도 많고 별명도 많다. 학술적인 명칭은 “LBH교수학습법 활용사전”이다. LBH 교수학습법의 활용을 위해서 편찬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전이 있어야 LBH교수학습법이 가능하고, LBH교수학습법이 강의와 학습의 장에서 활용되어야 학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LBH교수학습법 활용사전”이란 이름만으로 출시되면 너무 어려워 도대체 어떤 사전을 말하는 것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말 한자어 속뜻 사전”이라는 이름을 정식 명칭으로 삼았다. 우리말 즉 국어의 60-70%가 한자어라는 것은 이미 만인주지의 사실이 되었다. 특히 한자어는 입말(spoken language)보다는 글말(written language)에 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학술적 용도가 매우 높고, 그렇기 때문에 학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학술 용어로 말하자면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한자어이다. 따라서 이 사전이 한자어만을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학술적 용도에 부응할 수 있는 확률은 90%를 넘는 셈이다.
그리고 “속뜻 사전”이라고 약칭할 정도로 ‘속뜻’이 차지하는 비중과 의의가 매우 크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일러두기>에서 이미 해놓은 바 있고, 다음 절의 <주요 특징>에서 다시 한번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생략하기로 하겠다.
이 사전을 편찬하는 과정에 많은 사람들에게 샘플을 주어 의견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수집된 별명과 별칭에 관한 고견이 많았는데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옮겨 보자면 다음과 같다.
①“한글로 써놓은 한자말이 한글로는 열리지 않습니다. 한자를 힌트로 삼아 속뜻을 쏙쏙 파헤쳐 놓아 속까지 시원해지니 ‘속-시 사전’이라 하면 어떨까요?”
②“한자는 몰라도 한자말은 안 쓸 수 없습니다. 이제까지 우리는 한자말이란 수박의 겉만 핥은 셈입니다. 이 사전은 한자말이란 수박을 속까지 완전히 풀이해 놓았으니 일명 ‘수박 속 먹기 사전’이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③“한자말은 모든 과목에 걸쳐 두루두루 너무나 많이 쓰이고 있으니 한자말의 뜻을 잘 알아야 전과목의 점수를 쑥쑥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전과목 고득점 길라잡이 사전’이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④“제가 보기에는, 이 사전으로 공부하면 내신과 논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내-논 한자말 사전’이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 네 가지 의견은 기가 막힐 정도로 기발한 것이기에 그냥 버려 두기가 너무나 아까웠다. 참신한 의견을 제시해 준 고교생과 대학생들, 그리고 현직 선생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슴 깊이 간직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