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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지금 행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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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지금 행복할 것

: 여행에서 오늘의 안부를 묻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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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74g | 128*188*18mm
ISBN13 9791186173794
ISBN10 1186173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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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만큼은 아등바등 살아왔던 과거의 나는 마치 내가 아닌 것처럼, 오직 오늘에 머무르는 여행자가 되곤 했다. 나는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에, 부다페스트와 빈과 프라하에, 뮌헨과 프라이부르크에, 바르셀로나와 포르투에, 런던과 파리, 그리고 암스테르담 등 두 발을 딛는 바로 그곳에 있을 뿐이었다. 여행을 통한 망각이었고, 일시적일지언정 해방이었다.
---「매일 단잠을 잤다」중에서

슬픈 사연을 가진 신발이 놓여 있는 다뉴브강의 풍경은 여전히 낭만적이다. 어쩌면 다뉴브의 진주라 불릴만한 경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조각이 더욱더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평화로운 풍경에 심취해서 그곳에서 희생당한 사람들을 너무 쉽게 잊어선 안 되니까.
---「다뉴브강의 풍경은 여전히 낭만적이지만」중에서

여행하지 않은 세계는 미지의 행성으로 남는다.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 후와 그 전을 비교하면 나는 모르는 채로 살아온 것이 많았다. 딱히 지금 와서 아쉬워할 일은 아니다. 다만 이제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 마음에 든다. 그리고 몰랐던 나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된 것도, 주말을 보낼 조금 다른 방법을 생각 할 수 있게 된 것도, 고흐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바로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좋다. 나는 이런 사소한 변화가 바로 여행이 삶의 경계를 넓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여행하지 않은 미지의 세계」중에서

돌이켜보면 너무 많은 것을 지고 나온 날들이 있었다. 그때 사라진 물건 중에서 여행하는 동안 다시 사야 할 정도로 필수적이었던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동안 너무 많은 것을 싸매고 여행한 것이었다. 그런 여행을 원한 게 아니었는데. 여행 중에는 우선은 여행자가 되자고 결심했었는데. 여행 중에 렌즈까지 바꿔가며 찍어대는 그 수많은 사진은 과연 그 개수만큼이나 필요했던 걸까. 사진을 남기기 위해 여행하는 것도 아닌데. 나중에 쓸 글을 의식해서 자잘한 내용을 기록해두는 것이 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정작 중요한 일이 무엇이었는지는 시간이 흘러야 비로소 알게 되곤 하는데.
---「오롯이 여행자가 되다」중에서

다만 그대로 계속 걷다 보면 분명 눈부신 순간이 있을 것을 알고 있다. 타인의 기준과 상관없이 오직 내게 찬란한 순간이. 여행도 삶도 꾸준히 걷다 보면 언젠가 좋은 날이 있으리라는 것, 그것이 여행이 우리에게 건네는 단 하나의 약속이니까.
---「여행이 건네는 약속」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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