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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 기독교와 여성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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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 기독교와 여성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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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42g | 152*225*20mm
ISBN13 9791166291067
ISBN10 1166291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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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에 수용된 기독교는 이처럼 여성을 말하는 주체로 세웠지만 오히려 오늘날 기독교 공간은 성차별적 공간으로 인식된 지 오래다. 교계 한 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교회 출석 기간이 짧을수록 연령이 낮을수록 성평등 의식이 높은 반면, 교회에 오래 다니면 다닐수록 여성 의식이 약해지고 비민주적인 가치관을 지니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성평등이 법적 제도적으로 보장되고 여러 전문 분야에서 여성들이 도약하는 오늘날, 여성의 잠재력이나 다양한 은사를 사장시키는 교회 문화가 변화하지 않으면 교회의 존립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이를 증명하듯 젊은 여성들의 교회 이탈 현상은 심각하다. 130여 년 전, 한국 여성의 삶을 고양시켰던 초기 기독교 공간을 ‘말하는 주체의 탄생’이라는 렌즈로 조망하는 일은 기존의 근대 여성 연구의 지평을 확장하는 동시에 오늘날 기독교 교육 공간을 성찰하는 데 지렛대가 될 수 있다.
--- p.41

한국 교회의 주요 신앙 전통의 하나인 성령운동은 민족적 사회적 위기로 인해 공동체와 개인의 삶이 파편화되고 고통이 심화될 때 더욱 활기를 띠어 왔다. 따라서 한국 교회의 성령운동의 변천 과정은 크게 네 시기로 나눌 수 있다. 최초의 성령운동이자 한국 교회 신앙의 ‘범례’로 평가되는 1907년 평양 대부흥 성령운동, 이용도를 중심으로 한 1930년대의 신비적 성령운동, 전쟁직후인 1950년대에 강력한 종교적 카리스마들에 의해 주도된 소종파적 성령운동, 그리고 산업화 시기인 1970년대의 오순절 교회를 중심으로 한 성령부흥운동이 그것이다.
--- p.69

근대 기독교 담론은 하느님 앞에 평등한 인간과 자유로운 개인을 표방하였지만, 교회 현실은 성별 이분법적 질서의 영향으로 여성을 남성의 타자로 위계화하고 가부장적 이념 체계에 따른 여성상을 주조해 왔다. 기독교가 표방한 평등 이념과 달리 교회 여성은 여전히 가정이나 사적 영역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사회 활동은 제한되어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길들여지고 순종하는 신체로서의 근대적·종교적 여성 주체가 형성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기독교 신여성들이 수동적 존재로 전락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이들은 가부장적 교회 질서와의 끊임없는 협상과 교섭을 통하여 말하는 주체로 거듭날 수 있었다. 나아가 지속적인 저항과 도전으로 독자적 여성 공동체의 기반을 구축하면서 당당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다.
--- p.136

1920년대는 개조의 시대이자 연애의 시대였다.67 기독교는 교회로 밀려오는 자유연애와 신풍조의 도도한 물결에 저항하면서 ‘참다운 신자’들을 보호하려는 다양한 몸짓을 보였다. 기독교의 혼인 윤리는 이러한 과정에서 재탄생하였는데, 그것은 신사조의 세례를 받은 지식인들과 신여성들의 자유연애론을 유교적 가부장 이데올로기와의 공모를 통해 비판하고 억압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 p.161

미국 선교사의 선교 활동을 통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는 한국 개신교는 초기부터 미국 교회의 지대한 영향을 받아 왔다. 개신교의 신앙에서부터 신학, 의례, 조직 등에 이르기까지 미국 교회의 영향은 매우 크다. 한국 교회에서 나타나는 자기계발 문화 역시 미국 개신교의 영향을 받았다. 1970-80년대 한국 개신교를 특징 짓는 폭발적인 교회 성장 역시 미국 개신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교회 성장론과 관련하여 한국 교회에 수입된 것이 앞서 본 ‘적극적 사고’인데 이것이 바로 한국 교회의 자기계발 문화의 출발점이 되었다.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은 1970년대의 순복음교회와 1980년대의 광림교회이다. 조용기 목사의 설교는 20세기 초부터 미국 남부 애팔라치아(1896), 캔자스 주의 토피카(1901), 로스앤젤레스 아주사(1906)에서 시작된 오순절 교회의 전형적인 설교를 따르고 있다. 중생, 성령세례, 신유, 재림을 강조하는 오순절 운동의 맥락을 강조하면서도12 100퍼센트의 확신과 헌신에 기초한 ‘적극적 사고’를 매우 강조하였다. 광림교회의 김선도 목사는 로버트 슐러의 여러 저서를 번역하여 한국 교회에 소개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의 적극적 사고방식을 목회에 적용하였다.13 “성공에 이르는 용기” “성공의 열매를 맺자” “무궁한 힘을 개발하라” “적극적 신앙을 발전시키라” “적극적 실천의 위력” “영적인 경건과 성공자” 등의 설교제목이 지시하듯 그는 철저한 긍정적 사고와 적극적 신앙을 강조하였다.
--- p.192

최근 교회 여성들이 적극 소비하고 있는 자기계발서의 키워드는 여타 대중적인 자기계발서가 그러하듯 ‘능동성’, ‘주체성’, ‘적극성’, ‘선택’, ‘긍정성’이다. 현재 대형교회에 다니는 중산층 고학력의 여성들은 기존의 노골적인 성차별적 신앙적 언어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느끼는 반면 자기 결정과 책임, 주도성을 강조하는 각종 자기계발 프로그램들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97 오랫동안 교회 전통에서 여성의 미덕으로 간주되었던 ‘순종’과 ’복종’ 대신에 ‘자발성’과 ‘자기 주도성’이 새로운 덕목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는 선교를 비롯한 각종 교회 활동에의 적극적인 참여와 자아실현을 추동하는 힘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신자유주의적 주체의 특성인 자기 주도성, 자발성, 적극성, 자율성은 신앙적 언어로 번안되어 신앙적 정체성과 충돌 없이 수용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자기계발적인 주체 양식은 그간 여성들의 삶의 기반을 제약하던 전통적인 성차별적 이데올로기의 협소함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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