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늙어 죽으면 커다란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은 일이다, 라는 말이 있다. 살아 있는 지식이 장서처럼 마음의 도서관에 꽉 차 있는데 그 사람의 죽음과 함께 흔적도 없이 영영사라지고 마는 것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형이야말로 아는 지식이 도서관 같아서 너무 오래 못 만나면 살아가는 정서에 갈증이 와서 목이 마르듯 허겁지겁 다시 만나게 된다. 영화와 문학과 그림을 좋아하며 천성이 낙천적인 우리 두 사람은 만나면 여전히 험난한 현실에서 비켜난 철부지들처럼 낄낄거려도 다행히 아직은 건강해서 우리들 빈한한 삶의 도서관을 세우는 일을 계속하는 것이리라. 오랜만에 책이 한 권 나오게 됐으니 이제부터 누에고치 실 풀어내듯 본격적으로 글을 써내려가길 고대하며 바랄뿐이다.
- 배동환 (화가)
누구나 고향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껏 이진모 씨의 지속적으로 간절하게 고향을 아끼는 사람을 만난 기억이 없다. 이번에 그가 펴낸, 생애 첫 장편소설인 『꿈엔들 잊힐리야』도 고향에 대한 삽화들이다. 70년대에 그의 고향에서 촬영했다는 그가 각색한 문예영화의 테마가 그랬듯이 고향의 아름다움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느냐는 아주 평범하고 소박한 작품의 메시지에 성원을 보낸다.
- 백시종 (소설가)
오래전 그가 각색한 황순원 선생의 「소나기」, 김동리 선생의 「황토기」 등의 영화를 보았는데, 우선 작품의 내용과 감동, 여운보다 화면에 비친 그의 고향 풍경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소설로 고향 이야기를 쓰다 보면 종가 얘기도 곁들이고 가족과 친지, 그 고장 사람들의 인습과 문화적 일상도 쓰게 될 것이다. 나는 꽤 오랫동안 방송국 PD로 종사해서 그런지 몰라도 그러한 지역 정서와 인습문화에 관심이 많다. 그의 장편소설 속에서 구체화되고 함축된 그의 종가문화와 고향 이야기가 은근히 기대된다.
- 양윤식 (전 KBS드라마 PD·벽제예술대학교 방송극작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