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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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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 모두가 행복했던 나눔의 여행, 그 17년의 기록과 기적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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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2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360g | 147*212*18mm
ISBN13 9788956058351
ISBN10 8956058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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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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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면서 우리는 여행의 기본 원칙을 발전시켜 나갔다. 되도록 많은 현지인을 만나기. 이 원칙을 통해 엄마는 현지의 삶 속에 뛰어들었고, 나는 현지의 놀이 속에 뛰어들었다. 다행히도 이것은 가장 저렴한 여행 방식과도 일치했다. (…) 나이를 먹을수록 내가 방문하는 나라의 수도 나란히 많아졌다. 어디를 가든 여행의 기본 원칙은 같았다. 마을이나 작은 도시를 배회하는 것. 함께 놀 친구를 찾는 것. 열나게 노는 것. 다음 마을로 계속 이동하는 것.
---「여행의 기본 원칙」중에서

우리가 현지 아이들에게 직접 선물을 건네는 방식이 실패한 것은 분명해 보였다. 한편으로 그것은 우리가 선물을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깨달음도 주었다. 지극히 한국적이고 물질주의적인 마음이 애초에 선물의 광범위한 의미를 좁은 의미로만 제한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현실에서 ‘선물’이란 단어에 더 많은 의미가 담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선물 때문에 우는 아이가 생겼던 밤, 엄마가 숙소에서 지친 채로 절반은 엄마 자신에게, 절반은 나를 향해 이렇게 물었을 때, 그 사실은 더욱 분명해졌다. “써서 없어지는 물건 말고 오래오래 남는 선물은 뭘까?” 나는 생각해보았다. 누군가가 나에게 선물을 줄 때, 나는 뭘 받으면 가장 행복할까?
---「써도 사라지지 않는 선물은 무엇일까?」중에서

루이스 선생님은 나의 바이올린 케이스를 보자마자 “우리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쳐줄래?”라고 물었다. 엄마가 “얘는 겨우 열 살인 걸요?” 반문하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상관없어요. 정식으로 배웠잖아요.” 그렇게 나는 꼬마 교사가 되었다. (…) 나는 그 일을 좋아했기에 배움을 나누는 일은 우리 여행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중학생이 되어 학교 공부의 중요성이 거칠게 끼어들기 전까지, 여건이 허락할 때면 언제나 그와 같은 방식의 여행이 1년에 두세 달씩 계속되었다.
---「빠트릴 수 없는 두 가지 도구」중에서

그곳은 고아원이었다. 원장은 ‘아유’라는 이름의 중년 여성이었다. 그녀는 아이들을 위한 기회라면 그 어떤 가능성에도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기쁘게 우리를 고아원 안으로 이끌었다. (…) 페르마타 하티 고아원의 아이들은 수줍어하면서도, 우리가 그들에게 관심을 보인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관심을 보였다. 아이들은 대부분 영어를 할 줄 몰랐지만 우리에게는 음악이 있었다. 나는 의사소통이 어려울 때 음악이란 게 참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들 앞에서 여느 여행 때처럼 바이올린으로 클래식을 몇 곡 먼저 연주했다.
---「음악으로 가까워진 우리」중에서

2015년 봄, 세 번째로 발리를 찾았다. 그사이 나는 학교에서 연극 활동에 참여했다. 이번에 나는 학교에서 배운 경험을 페르마타 하티의 아이들과 나누고 싶었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방학이 되자마자 인터넷으로 발리의 힌두 문화를 조사하여 힌두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연극 대본으로 썼다. 그리고 페르마타 하티 아이들과 그 대본을 바탕으로 연극을 만들었다. (…) 아이들은 내가 한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열심히 연습해 꼭 연극을 완성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은 지켜졌을까? 물론이다! (…) 페르마타 하티는 풍요로운 땅과 같았고, 나는 마치 행운의 농부 같았다. 음악이란 씨앗이든, 연극이란 씨앗이든 심으면 기대 이상으로 자라 풍성한 열매를 맺는 것을 바라보는.
---「풍요로운 땅의 행복한 농부」중에서

한편으로, 고작 학생일 뿐인 나를 통해서도 이렇게 많은 성장을 일궈낸 아이들이라면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앞으로 얼마나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 이런저런 고민에 빠져 있을 즈음, 페르마타 하티에 물품을 보낼 일이 생겼다. 고맙게도 마침 한 이모가 발리에 가신다며 그 물품을 페르마타 하티에 직접 전달해주시겠다고 했다. 유레카! 나는 발리가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관광지라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요즘 같은 인터넷 시대에 학교라는 장벽 안에서만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재능을 지닌 봉사자를 모집해보면 어떨까? 나와 같은 학생이 아닌, 진짜 전문가도 페르마타 하티에 가서 재능 기부를 해줄지도 모르지 않나? (…) ‘발런트래블링’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제 더 많은 이들과 손잡을 순간!」중에서

저는 봉사라는 것이 시작은 내가 먼저 손길을 뻗는 것이지만 시간이 지나며 상대방과 나 모두에게 행복이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상대방 역시, 또 다른 누군가에게 다가서서 자신의 행복을 나눌 수 있습니다. 제가 페르마타 하티에 처음 갔을 때 그들에게 음악을 건넸고 그곳의 제 또래 친구들은 연주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그 친구들이 저 없이도 그들의 동생들에게 자신들이 배운 음악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행복을 나누고 있지요. 봉사의 의미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상보다 큰 반응에 놀라다」중에서

내가 했던 모든 여행, 아니 내 인생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순간을 꼽는다면, 그건 암바르 밴드 아이들이 하루 숙박비가 500달러나 되는 5성급 사마야 호텔에서 연주를 할 때였다. 암바르 밴드가 완벽하게 연주를 해내자 사람들이 고개를 들고 아이들을 바라보았는데, 바로 그 순간, 그들의 얼굴에 존경심―마치 좋아하는 뮤지션의 공연을 보러간 팬의 얼굴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존경심―이 어렸던 것이다. 발리의 고아들이 청중들에게 이런 표정을 짓게 했다는 사실, 아마 그 점을 깨닫던 순간이 내가 지금까지 느꼈던 가장 커다란 행복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들의 얼굴은 내 안에 어떤 마음을 불러일으켰다. 내 일생을 통해 이런 얼굴들을 더 많이 보며 살아가겠다는 다짐.
---「내 안에 피어오른 어떤 다짐」중에서

저와 말씀을 나눴던 한 봉사자분께서는 “주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어쩔 수 없이 훨씬 더 많이 받아간다”고 이야기하시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봉사자분들의 말씀일 뿐만 아니라, 운영자인 저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저의 페르마타 하티 방문은 더 이상 봉사 황동이 아닙니다. 오히려 고향을 방문하는 의식에 가깝습니다. 새로운 봉사자분께서 이 의식을 통해 아이들을 만나고 감사의 선물을 받으셨다고 고백하실 때마다 저는 그 모습에서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1차 발런트래블링을 마치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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