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 완전수는 자신을 제외한 약수의 합이 자기 자신과 같은 수를 말한다. 고대 세계에서 완전수는 경이로움의 근원이었다.
발견자 : 피타고라스, 유클리드, 니코마코스.
중요성 : 레온하르트 오일러가 완전수와 메르센 소수 사이의 관계를 밝혔지만, 완전수는 오늘날까지도 온전히 이해되지 않고 있다.
수 연산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두 가지 연산은 덧셈과 곱셈이다. 피타고라스학파 사람들은 이 두 연산이 정확하게 서로 균형을 이루는 특별한 수에 흥미를 느꼈다. 그들은 이 특별한 수에 위대한 신비성과 중요성을 부여했고, 이들을 ‘완전’하다고 묘사했다.
첫 번째 완전수는 6이다. 어떤 수가 완전한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은 그 수의 약수들이다. 약수란 어떤 수를 정확하게 나머지 없이 나눌 수 있는 수를 말한다. 6의 경우 약수는 1, 2, 3이다(6 자체도 약수지만 여기에서는 생략된다). 피타고라스학파 사람들은 이 약수들을 전부 더하면 특별한 결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즉, 1+2+3=6인 것이다.
이 트릭은 대부분의 수에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완전수는 드물다. 예를 들어 8의 약수는 1, 2, 4인데, 이들을 모두 더하면 7이 된다. 6 다음으로 나타나는 완전수는 28이며, 28의 약수는 1, 2, 4, 7, 14이다. 28 다음의 완전수는 496이다. 네 번째 완전수는 8,128로, 기원후 100년경 니코마코스(Nicomachus)가 발견했다.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니코마코스는 수학에 대한 견해가 다소 특이했다. 그는 이러한 수적(數的) 완전성이 수가 갖는 도덕적 의미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다섯 번째 완전수가 발견된 것은 15세기가 되어서였고, 그 수는 33,550,336이었다.
완전수는 쉽게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고민과 추측의 대상이 되었다. 일례로 니코마코스는 완전수의 끝자리는 6과 8이 번갈아가며 나타난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이 추측은 1588년에 여섯 번째 완전수가 발견되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여섯 번째 완전수는 8,589,869,056으로, 다섯 번째 완전수와 마찬가지로 6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한편 이암블리코스(Iamblichus)는 1과 10 사이에 완전수가 정확히 한 개 존재하며, 10과 100 사이, 100과 1000 사이에 하나씩,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고 보았다. 오래 지나지 않아 이 가설 역시 틀린 것으로 밝혀졌다.
완전수 연구에서 가장 큰 미스터리는 완전수가 무한히 나타날 것인지 아니면 유한한 목록이 존재하는 것인지 하는 문제다. 이는 오늘날까지도 정수론 학자들에게 큰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
메르센 소수
완전수가 지닌 진정한 중요성은 기원전 300년경, 유클리드가 완전수와 수학계의 또 다른 슈퍼스타인 소수(71쪽 참조) 사이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발견하면서 더욱 부각되었다. p가 소수이면 2p-1(2p란 (2×2×…×2)에서 2가 p개만큼 있다는 뜻이다)도 소수인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3이 소수면 23-1=7도 소수다. 그러나 이 공식이 항상 참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211-1=2047인데, 이 수는 소수가 아니다(2047=23×89). ‘2p-1’ 형태의 소수를 메르센 소수(Mersenne prime)라고 하는데, 17세기에 이 수들을 발견한 프리아르 마랭 메르센(Friar Marin Mersenne)의 이름을 딴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큰 소수들 대부분은 메르센 소수인데, 이러한 수들은 소수성(素數性)을 시험하기가 훨씬 용이하기 때문이다.
유클리드는 메르센보다 수천 년 전에 이런 특별한 소수들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그는 메르센 소수와 완전수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고 있었다. 유클리드는 M이 메르센 소수이면 은 항상 완전수임을 증명했다. 그러니까 3이 메르센 소수이면 은 완전수이고, 7이 메르센 소수이면 은 완전수다. 이 관계가 정확한지 증명한 사람은 18세기의 레온하르트 오일러였다. 모든 짝수 완전수는 메르센 소수 M에 대하여의 형태를 만족시킨다는 것이다. 이 정리는 메르센 소수와 짝수 완전수의 탐색과 모두 관련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완전수 목록이 유한한지 무한한지 알지 못한다.
유클리드-오일러 정리는 짝수 완전수에 관해서만 언급한다. 그렇다면 홀수 완전수는 어떨까? 마치 히말라야 설인의 존재처럼, 홀수 완전수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존재를 의심한다. 그러나 동시에 홀수 완전수가 존재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부족수와 과잉수
완전수의 목록이 유한하건 무한하건, 완전수가 전체 정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작다. 대부분의 수들은 약수들을 전부 더한 값이 원래 수에 미치지 못한다(예를 들어 8의 경우가 그렇다). 니코마코스는 이러한 부족수(deficient number)들을 ‘갈망하고, 결함이 있고, 궁핍하고, 불충분하다’고 정의했다. 간혹 약수의 합이 원래 수보다 큰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어 12의 약수는 1, 2, 3, 4, 6이고 이를 모두 더하면 16이 된다. 니코마코스는 이러한 과잉수(abundant number)들을 ‘지나침, 과잉, 과장, 남용’의 상징으로 여겼다.
그런데 간혹 부족수와 과잉수가 서로를 상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20의 약수는 1, 2, 4, 5, 10, 11, 20, 22, 44, 55, 110이며, 이를 모두 더하면 284가 된다(따라서 220은 과잉수다). 그런데 284의 약수, 즉 1, 2, 4, 71, 142를 모두 더하면 다시 220이 된다. 220과 284 같은 ‘친화수(amicable numbers)’는 아랍 수학자들이 심도 있게 연구했는데, 그중 타비트 이븐 쿠라(Thabit ibn Qurra)는 친화수 쌍들을 찾아내는 방법을 고안했다.
약수 수열
1888년, 외젠 샤를 카탈랑(Eugene Charles Catalan)은 어떤 수에서 시작하여 그 약수들을 더하고, 새로 만들어진 수의 약수를 구해 또 더하면서 같은 연산을 계속 반복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했다. 이 연산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수열을 원래 수의 ‘약수 수열(aliquot sequence)’이라고 부른다. 한 가지 예상할 수 있는 결과로는 이 수열이 완전수를 만들고 거기에서 영원히 멈추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친화수 쌍 중 한 수로 끝나면, 수열은 이 두 친화수 사이를 영원히 왔다 갔다 할 것이다. 약수의 합을 구해 나가다가 결국 원래 수로 돌아오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수들을 ‘사교수(sociable number)’라고 한다. 또 다른 가능성은 수열이 진행되다가 소수가 나오는 경우다. 예를 들어 7이 나온다고 하면 다음 항은 1이 되고(소수는 약수가 없으므로) 그다음엔 0으로 끝나는 것이다. 카탈랑은 모든 약수 수열이 반드시 이 세 가지 결론 중 하나로 끝맺게 되는 것인지 질문을 던졌고, 그 답은 아직 찾지 못했다. 예를 들어 276의 약수 수열의 궁극적인 결과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수열은 계속 커지는 것으로 보이며, 이것이 대단히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는 사실 외에는 알려진 바가 없다.
--- 「15. 완전수」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