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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마을 드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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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마을 드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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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20쪽 | 190*235*20mm
ISBN13 9788998259396
ISBN10 8998259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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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생가, 시뇨리아 광장, 두오모 성당 등으로 유명한 곳. 아니 [냉정과 열정 사이] 영화를 본 후 언젠가는 꼭 와보고 싶던 도시, 피렌체를 마침내 방문했다. 가장 먼저 피렌체의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아르노 강 건너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미켈란젤로 광장으로 향했다. 아르노 강이 흐르고 멀리 베키오 다리, 두오모 성당, 우피치 미술관 등이 보이는 피렌체의 전경은 너무나 고풍스럽고 아름다웠다. 피렌체는 14~16세기에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르네상스(Renaissance)의 탄생지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등이 활동하면서 남긴 르네상스 유물들로 넘쳐나는 곳이다. 문예 부흥을 부르짖으며 일어난 르네상스 운동은 중세 신 중심의 세계관에 대한 반성으로,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인간 중심으로 돌아가기 위한 휴머니즘의 발로였다. 이탈리아에서 시작하여 전 유럽으로 펼쳐 나간 르네상스 운동으로 신 중심의 중세 시대가 막을 내리고 인본주의를 근간으로 한 근대의 시작이 바로 이곳 피렌체에서 꽃피운 것이다. 그래서 피렌체는 르네상스를 꽃피운 도시로 기억하고 있다.
--- p.8~9

폼페이는 기원전 6세기경부터 도시의 모습을 갖추고 약 4천 명의 사람들이 살았다고 하는데, 79년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한순간에 잿더미로 뒤덮여 사라져버렸다. 1700여 년의 시간이 흐른 후 1748년 고대 도시 발굴 작업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먼 옛날로 시간 여행을 가능하게 했다. 직접 확인한 폼페이 유적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슬프고 애잔한 느낌이 드는, 시간이 멈춰버린 도시였다. 부서진 도시의 잔해, 신체의 일부가 부서진 조각상, 그리고 용암으로 굳어버린 인간, 강아지들을 보며 그 당시 그들이 겪었을 고통이 상상되어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할 수는 없는 곳이었다. 영화 속 장면처럼 그 화려했던 폼페이를 순간에 잃어버린 한 도시로 만들었던 베수비오 산이 오늘도 변함없이 저 멀리 서 있었다.
--- p.46

카피톨리노 언덕을 내려와 포로 로마노로 향했다. 포로(Foro: 공회당)는 고대 로마인들의 생활 중심지로 사법, 정치, 종교, 상업 등의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던 곳으로, 약 천년 동안 로마제국의 심장부였다. 지금은 기둥이나 초석만이 남아 있지만, 그것만으로도 그 당시의 생활을 어느 정도 상상할 수 있었다. 로마 건국 신화가 전해지는 팔라티노 언덕의 전망대에 올라가면 포로 로마노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 폐허의 유적이 왠지 마음에 들었다. 마음이 울적하거든 폐사지로 떠나라고 한 유홍준 교수의 충고가 마음에 와닿았다. 비어 있지만 충만한 곳, 멈춰 있지만 흐르는 곳. 그래서 아직도 더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곳. 잊지 못할 포로 로마노!
--- p.52

카를교에서는 퍼포먼스와 긴 행렬, 블타바 강에 훤히 불 밝힌 수많은 배들, 심지어 등불을 들고 곡예하듯 하늘을 나는 패러글라이딩 낙하산 등 예상치 못했던 구경거리에 신기하기도 했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로 인해 다리 위를 편하게 걷는 것조차 힘들어 여유 있게 카를교를 산책하려던 계획은 접어야 했다. 성 얀 네포무츠키 성인 조각상의 아래에는 청동 부조가 있는데, 그곳을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어 사람들이 끊임없이 그곳을 찾았고, 나도 줄 서서 기다렸다가 청동 부조에 손을 대며 소원을 빌었다. 어둠이 깔릴수록 강 위에 투영된 프라하의 풍경들이 더욱 선명해지며 아름다워지니 왜 세계 3대 야경이라 하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그 시각 그곳에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아름다운 프라하!
--- p.79

이제 잘츠캄머구트의 진주라 불리며 오스트리아의 관광 포스터로도 유명한 할슈타트로 향했다. [겨울왕국]의 배경이 된 이곳을 보지 않고서는 오스트리아를 여행했다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경관으로 유명한 마을이다. 마치 동화 속 마을 같은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다. 비교적 이른 아침에 도착한 마을은 빙하가 만들어낸 맑은 호수와 호수 위에 비친 산, 무리 지어 노니는 백조, 움직임을 거의 못 느낄 만큼 조용히 떠가는 나룻배 등 천국이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누군가는 ‘천상의 세계’라고 말하는데, 최근 이곳을 보려는 넘쳐나는 관광객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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