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는 먹을 수 있는 나무 열매가 많다. 바로 과일이다. 초여름이면 뽕나무에 오디가 검게 익고, 벚나무에는 버찌가 빨갛게 익는다. 이어서 앵두,살구,자두,복숭아가 여름 과일로 나온다. 한여름이 지나면 포도가 익고 가을이 되면 사과나 배가 나온다. 또 대추,밤,호두 같이 여문 과일을 따고 늦가을이 되면 감이나 고욤을 딴다. 이렇게 과일은 저마다 나는 때가 다르다.
과일을 따려면 때를 맞추어서 따야 한다. 대를 놓쳐서 너무 익은 것을 따면 물러져서 금방 썩는다. 덜 익은 과일은 맛이 안 좋고 금방 시들어서 쭈그러든다. 한 나무에서도 과일이 익는 때가 다르다. 과일을 딸 때는 한나무에서 한 번에 다 따려 들지 말고 익는 대로 몇 차례 나누어 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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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겨레는 나무와 함께 살아왔다. 아주 오래 전부터 나무 열매를 따 먹고 나무로 집을 지었다. 나무로 연장을 만들고 농사를 지었다. 통나무를 파서 그 속에 곡식을 갈무리하고, 그릇을 깎아서 음식을 담았다. 몸이 아프면 풀이나 나무로 약을 해 먹었다. 또 나무를 때서 구들을 덥히고 열매로 기름을 짜서 어둠을 밝혔다. 뽕나무를 길러서 누에를 치고 나무에서 물감을 뽑아 물들였다. 나무로 종이을 만들고 나무에 글자를 파서 책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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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는 정자나무로 무척 좋은 나무다. 생김새가 아름답고 오래 산다. 줄기가 곧고 가지를 사방으로 고루 뻗는다. 여름이면 그늘이 참 좋다. 사람들은 넓은 느티나무 그늘 밑에서 땀을 식히고 낮잠도 자고 마을 일도 의논한다. 정월 대보름 무렵이면 나무에 제사도 지내고 나무아래 모여서 풍물을 치고 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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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7월, 경기도 국립수목원
2000년 12월, 경기도 국립수목원
겨울에 잎이 지는 큰키나무다. 키가 30m가 넘고 곧게 자란다. 나무 껍질은 잿빛이 도는 밤색인데, 세로로 깊게 터지면서 긴 바늘조각으로 떨어진다. 가지는 가늘고 옆이나 위를 향해서 뻗는다. 햇가지는 처음에는 연한 풀색이다가 점점 밤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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