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점에서 싼 가격에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은 종종 실제라기보다는 착각에 가깝다. 예를 들어 큼직하게 부푼 (그리고 값 싼) 빵은 햄버거를 실제보다 더 크게 보이게 한다. 더더욱 착각하게 만드는것은 고기와 다른 내용물이 빵 밖으로 삐죽삐죽 튀어나와 마치 그 큰 빵이 '엄청난' 내용물을 감당할 수 없는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 p.125
우리 현대 사회의 모든것들과 마찬가지로, 유대인 대학살은 모든면에서 월등한 성과였다. 그것은 과거의 어떤 대량학살보다도 우뚝 솟아있다. 아우슈비츠는 또한 현대 공장체계의 연장이었다. 원자재는 인간이고, 최종제품은 죽음이며, 공장장의 생산현황표에는 어마어마한 1일 작업량이 조심스럽게 표시되어 있었다.
--- p.61
쇠 감옥 하면 차가움, 딱딱함, 매우 불편함 등이 느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래를 맥도날드화의 '벨벳 감옥'으로 보고 있다. 맥도날드화가 자신들을 끊임없이 가두어놓고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것을 매우 편안해 한다. 그들은 맥도날드화된 세계를 좋아하고, 심지어는 갈망하며, 그것의 지속적인 성장과 번성을 환영한다. 이러한 입장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것이며, 특히 맥도날드화된 사회에서 살아왔고 맥도날드화된 세계가 도래한 이후에 성장한 사람들이 가질 만한 입장이다. 그들이 알고 있는 유일한 세계인 맥도날드화된 사회는 좋은 맛과 높은 질에 대한 기준을 대표한다. 그들은 많은 선택사양들이 주어진 질서정연한 세계를 선호하며, 점점 더 합리화되고 있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세계가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다. 그들은 삶의 많은 측면에 존재하는 예측가능성을 좋아한다. 그들은 인간 로봇 및 심지어 무인 로봇과 상호작용하는 비인격적인 세계를 즐긴다. 그들은 적어도 그들 세계의 맥도날드화된 부분에서만큼은 되도록 긴밀한 인간적 접촉을 피하려고 한다. 점차 인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이런 사람들에게 맥도날드화는 위협이 아니라 열반이다.
--- p.313-314
나는 이 책에서 맥도날드화의 불가피성을 강조했지만, 가장 큰 바람은 내 견해가 틀렸으면 하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쓰게 된 주된 동기는 독자들에게 맥도날드화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독자들로 하여금 그 흐름을 저지하기 위한 행동을 하게 하는데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맥도날드화에 저항하고, 그 대신 보다 이성적이고 인간적인 세계를 창조하기를 바란다.
몇 년 전에, 유명한 프랑스 요리사 폴 보퀴즈는 허락없이 자기의 사진을 포스터에 무단 사용했다 하여 맥도날드를 고소했다. 화가 난 보퀴즈는 '모든 게 다 부드럽기만 하고 아무 맛도 뼈도 없는 음식을 선전하는 곳에 어떻게 내 사진을 이용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맥도날드화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듯 했다. '이런 유가 필요하기는 하다.....내가 보기에 이를 없애려고 하는 것은 볼로뉴 숲에서 창녀들을 없애려고 하는 것 만큼 헛수고일 것이다.'
흥미롭게도 이로부터 이 주일 후에 파리 경찰이 볼로뉴 숲에서 매춘을 단속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경찰 대변인은 '창녀는 한 명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요리사 보퀴즈의 예상이 틀린 것처럼 아마도 맥도날드화의 불가피성에 관한 나의 견해도 틀릴 수 있다. 그러나 섣불리 낙관하기 전에, '단속이 끝나자마자 창녀들이 다시 돌아오리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경찰은 봄이 되면 전보다 더 많은 창녀들이 생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강력히 반대한다고 해도 앞으로도 맥도날드화는 약화되기보다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설사 이것이 사실로 입증된다고 하더라도, 맥도날드화의 악영향들에 저항하고 그것들을 완화시키기 위해 이 장에서 소개한 조언들을 독자들이 따라 주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 p.359-360
나는 오랫동안 합리화 과정(process of rationalization)에 대해 생각해왔다. 그리고 오랫동안 관료제가 합리화의 궁극적 형태라고 믿어왔다. 하지만 의식의 지평에 차츰 새로운 무엇, 합리화의 모델인 관료적 구조를 대체하게 될 뭔가가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무엇’인가는 패스트푸드점, 특히 맥도날드로서, 이것은 음식점 사업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 궁극적으로는 전세계에 일대 혁명을 가져왔다.
--- 초판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