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보기 쉬울까요? 상사의 ‘눈을 편하게’ 만들면 됩니다. 박 과장님이 마음에는 안 들지만 기획서를 보는 시간만은 눈 건강을 챙겨줍시다. 기획서를 볼 때 눈의 피로감을 줄여주는 방법으로는 다음 2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눈에 피로감이 덜한 색상, 그래프, 도형을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화려한 색상, 영상, 그래프 등은 눈에 피로감을 줍니다. 채도가 높은 색상은 눈의 피로감을 유발한다고 하니까요.
둘째, 자연스러운 시선흐름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우리가 사진이나 문서를 처음 접할 때는 자연스럽게 시선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합니다. 문서를 이런 시선흐름과 반대로 흐르게 구성하면 보는 사람의 눈에 피로감을 주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문서를 읽기 쉽게 만들까요? 상사의 ‘뇌를 편하게’ 해주면 됩니다. 상사의 뇌를 편안하게 해주려면 상사에게 익숙한 도구를 사용해야 합니다. 콘텐츠를 담는 도구가 익숙하다면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이해하는 데만 뇌가 활동하게 됩니다.
반면에 도구가 생소하거나 복잡하다면 도구까지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뇌의 활동이 많아집니다. 박 과장님이 기획서를 검토하다 말고 밖으로 뛰쳐나가는 행동을 보인다면 십중팔구 이런 이유로 뇌에 과부화가 걸린 것입니다.
그렇다고 상사가 너무 뇌 활동을 안 하게 만들면 안 됩니다. 기획서를 다 읽기 전에 박 과장님이 지루해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가 관심 없는 주제로 회의할 때 귀를 닫아버리고 조는 것처럼 말이죠.
이처럼 눈 건강과 뇌 활동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상사가 기획서를 검토하고 있을 때만큼은 편안한 컨디션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 「1장 기획서의 설득력을 높여주는 기본 상식」 중에서
김 대리가 “??시장은 앞으로 성장할 것 같습니다”라고 하니 박 과장님은 “숫자로 보여줘 봐”라고 하네요. 박 과장님이 숫자를 좋아해서일까요?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박 과장님뿐만 아니라 우리 상사들은 모두 숫자에 민감합니다.
단순히 ‘성장할 것 같다’라는 말에는 ‘촉이 그렇다’의 의미가 내포된 반면, ‘숫자’는 ‘성장의 근거’가 됩니다. 이 기획을 통해 기업이 돈을 얼마까지 벌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근거가 되는 것이죠. 기업은 숫자와의 싸움이므로 숫자로 근거를 제시해야 김 대리의 기획서가 통과될 수 있습니다.
그럼 숫자는 어떻게 표현할까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그래프’입니다. 그런데 그래프는 막대, 원, 방사형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종류별로 쓰임새도 다르고요. 각 그래프의 쓰임새는 차차 알아보기로 하고, 여기서는 가장 일반적인 막대그래프를 활용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 「2장 기획회의 합시다!」 중에서
구체화작업을 통해 기술개발 아이디어도 도출했고 목표시장도 도출했는데 박 과장님은 ‘그래서 의미가 뭐야?’라고 합니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인가요? 이제는 정말로 못 알아먹겠죠. 도대체 박 과장님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었는지 들여다보고 싶을 겁니다. 장표나 분석자료마다 내 생각까지 넣어서 작성했는데 말이죠.
박 과장님의 의도를 알아보기 위해 지금까지 작성한 자료들을 다시 한 번 살펴봅시다. 정보가 너무 많고 상당히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종합적인 해석’입니다. 우리가 개별적으로 분석했을 때와 달리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미처 못 봤던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종합’하면 될까요? 바로 ‘분석 프레임’에 따라 재정리해야 합니다. 분석 프레임은 종합적인 검토에 최적화된 도구니까요. 아마도 이것이 박 과장님이 원하는 바가 아닐까요? 박 과장님은 이미 기획의 달인입니다. 그렇기에 머릿속에 분석 프레임이 사고방식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기획서로 설득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박 과장님의 사고방식에 맞춰야 합니다.
그럼 3C, 5-Force, 3P, 4P, 7S, PEST, STEEP, SWOT 등 무수히 많은 분석 프레임 중에서 어떤 것을 활용해야 할까요? 이럴 때 우리는 새로운 기법보다는 익숙한 기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간혹 신입직원들이 들어보지도 못한 기법을 가지고 필자를 설득할 때가 있습니다. 분석기법을 설명하는 데 회의시간의 90%를 사용하더군요. 정작 본론은 시작하지도 못하고 회의는 끝나버렸죠. 우리 상사들도 신상(새로운 기법)을 좋아하지만, 그것으로는 사장님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사장님은 신상을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 「3장 좀 더 구체화한 뒤 다시 회의합시다」 중에서
앞서 언급했듯이 필자는 기획서가 ‘혼자 야근을 하거나 밤새워서 나오는 문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나온 문서는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진짜 기획서’가 아닙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진짜 기획서’를 70% 정도만 이해한 것입니다. 나머지 30%는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으로 채워야 합니다.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우리가 박 과장님, 사장님에 빙의되어 기획서를 작성하더라도 가치관까지 같아질 수는 없습니다. 가치관이 같아지려면 설득하거나 공감으로 소통해야 합니다. 즉, ‘진짜 기획서’란 문서와 소통이 결합된 결과물입니다.
이제 기획서를 마무리할 단계입니다. 우린 지금까지 박 과장님, 사장님과 많은 소통을 해왔습니다. 기획회의 때 기획을 해야 하는 필요성과 목적을 가지고 소통했고, 기획목적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검증하고 분석하여 도출된 목표와 전략을 가지고 소통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기획목표를 달성하면 이룰 수 있는 ‘기대효과’와, 전략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으로 소통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기획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사실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동안 박 과장님, 사장님과 소통한 결과들을 4장에서 작성한 목차에 따라 엮어서 ‘진짜 기획서’라는 결과물로 만들면 되니까요.
--- 「5장 이제 기획서를 작성해 봅시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