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 온 것을 환영한다!
말을 탄 한 이방인(클린트 이스트우드)이 사막의 안개를 뚫고 라고 마을에 들어선다. 그가 시비 거는 총잡이 세 명을 단번에 처치하자 마을이 술렁이기 시작한다. 이 세 총잡이는 마을을 위해 고용된 자들이었다. 주민들은 마을 최고의 강자가 된 이방인에게 철저히 기대하고, 악당들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해달라고 부탁한다. 악당 스테이시 형제들이 감옥에서 나와 마을 사람들에게 복수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힘없는 난쟁이를 보안관으로 만들고, 건물을 온통 빨갛게 칠하게 하고, 마을 이름을 ‘지옥(HELL)’으로 바꾸는 등 마을은 그의 세상이 된다. 한편, 그곳에는 전 보안관 짐 던칸이 스테이시의 채찍에 막아 죽은 비밀스러운 사건이 있었고, 이방인의 꿈 속에 그 기억이 나타나는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에 이어 두 번째로 감독과 주연을 겸한 작품으로 고전 서부극의 전통과 세르지오 레오네의 마카로니 웨스턴의 경향, 그리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시도하고 있는 장르적 변형이 기묘하게 결합되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미지의 사나이는 당시 고전 서부극에 등장하던 영웅의 모습과는 다르다. 총 실력과 카리스마 넘치는 마초 이미지는 물론, 자신의 축제에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무력을 행사한다. 개봉 당시에 ‘서부 영화의 대한 왜곡과 폭력으로 가득 찬 영화’라는 비평도 있었지만 영화사에 빛나는 최고의 서부 영웅으로 평가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만의 매력과 그의 연출 세계를 감상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또한 영화에는 미묘한 호러 분위기가 풍기는데 이방인과 죽은 전 보안관 짐 던칸의 관계 때문이다. 그가 유령인지, 아니면 무덤에서 살아난 사람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여러 가지 영화 속 장치들은 두 사람을 연결 짓고 있다. 또, 명확히 그 관계를 밝히지도 않는다. 따라서 이방인과 짐 던칸의 관계에 관한 판단은 철저히 관객의 몫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캘리포니아 시레아의 호수가에 목조 건물을 짓고 46명의 기술자와 10명의 노동자가 하루 10시간씩 작업해 18일만에 호텔을 비롯한 술집, 이발소, 총기상, 잡화점, 교회당 세트를 완벽하게 구성하고, 촬영도 단 6주 만에 완성했다.

‘프렌치 커넥션’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어니스트 티드먼이 각본을 썼고, ‘어둠속에 벨이 울릴때’‘더티 해리’의 촬영을 맡았으며 ‘레니’로 아카데미 촬영상에 노미네이트된 브루스 셔티스가 촬영을, ‘스팅’‘앵무새 죽이기’로 두 번의 아카데미 미술상을 수상한 헨리 범스테드가 미술을 맡았다. 국내에서는 ‘황야의 스트렌저’라는 제목으로 극장에서 상영된 바 있는 추억의 걸작으로 영화 제작 40년 만에 완전 복원된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의 블루레이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