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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잘하는 반려가전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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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잘하는 반려가전 팝니다

: 혐오와 착취는 취급 안 하는 여성 전용 섹스토이숍 유포리아 이야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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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74g | 128*188*13mm
ISBN13 9791160807097
ISBN10 1160807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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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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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신속 퀵 강력 오르가슴에 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런 게 가능하다고? 이런 오르가슴이 실존한단 말이야? BL에서나 나오는 줄 알았던 ‘신음이 절로 나고 허리가 휘고 몸을 주체할 수 없게 만드는 폭발적인 오르가슴’이 실제로 존재한다니…. 손가락과 손목만을 사용하던 원시적인 가내 수공업 오르가슴이 갑자기 산업혁명을 거쳐 폭주하는 증기기관차 오르가슴으로 진화하는 순간이었다.
--- 「섹스토이로 번창할 줄은 나도 몰랐습니다」 중에서

유포리아는 직원 한 명 없는 일인회사였다. 발주도 통관도 CS도 나 혼자, 포장도 하숙방 한구석에서 나 혼자 하고 있었다. 자료 조사, 내용 정리, PPT 발표 모두 내 이름만 적힌 끔찍한 조별 과제를 하는 기분이었다. … 이런 처지에 무작정 제품을 공급해달라고 이메일을 보내는 나도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새티스파이어는 이미 대기업이었다. 돈만 준다고 해서 이메일 하나만 읽고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는 회사에 소중한 브랜드와 제품의 유통을 맡길 리가….
그러던 중 이메일이 왔다. “4월에 상하이 산업박람회에서 만날래?” 그럼요! 당연하죠! 네네치킨! 곧장 달려가고말고요!
--- 「베스트셀러 토이! 국내 최초 새티스파이어 공식 수입기」 중에서

짐을 열어보던 여성 보안 요원이 기어코 쾌락의 파우치에 손을 뻗었고, 나는 반쯤 체념한 채 ‘그나마 여성 요원이라 다행이다…’라는 일말의 안도감이 뒤섞인 기분으로 초조하게 섹스토이가 공항에 데뷔하는 순간을 지켜보았다. 보드라운 벨벳 파우치에서 실물과 매우 흡사한 베이지 톤의 거대한 친구가 짜잔 우람함을 뽐냈고, 반투명 래빗 바이브레이터 속에 알알이 들어찬 메탈 구슬이 빠져나오며 반짝, 하고 빛났다.
--- 「어쩌다 전국 딜도 자랑」 중에서

모델을 어떻게 섭외했느냐는 내 질문에, 파트너사 담당자는 이 여성은 실제 인물이 아니라고 대답했다.(네??) 돈을 내고 스톡포토 사진을 다운로드해 가명과 함께 가짜 서명을 덧붙여 제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뭐라고요????) 실존하지도 않는 가짜 인물까지 만들어내며 제품에 캐릭터를 부여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답은 단순하고 천박하기 짝이 없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곧 사진 속 여성과 섹스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 「어두운 커튼 뒤 ‘남성만 입장 가능’의 비밀」 중에서

섹스돌을 사용하는 것은 단순한 자위가 아니다. 여성을 향한 강간욕과 폭력욕의 대리 해소다. 환상 속 여성과 아주 유사하지만 최소한의 방어도 하지 못하는 인형을 향해 얼마나 과격한 가학성과 폭력성이 튀어나올 것인가? 인간에게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행위들을 얼마나 반복할 것인가? 인형에게 쏟아내는 것으로 폭력적인 욕구가 모두 해소되어 여성 대상 범죄가 예방된다면 좋겠지만, 그럴 일은 결코 없다. 폭력은 반복할수록 무디어지고, 이내 실제 여성을 향해 동일한 행위를 재현해보고 싶은 마음만 커질 뿐이다. 인형에게 연습하며 누적시킨 그 가학성과 폭력성은 결국 언젠가 실제 여성을 향해 쏘아질 테다.
--- 「섹스토이 팝니다만, 섹스돌은 반대합니다」 중에서

자극적인 이미지와 제품 사용 영상을 만들어 배포하거나 선정적인 문구로 마케팅을 하면 제품이 잘 팔리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트위터의 19금 계정들이 수많은 제품 협찬을 받는 것도 같은 이유다. 누군가의 주선으로 글로벌 포르노 사이트에 광고 배너를 낼 수도 있었다. 인스타그램보다도 트래픽이 높다는 글로벌 포르노 사이트에 광고를 내면 분명 치열한 고민 없이도 훨씬 높은 매출을 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우리 하나만큼은 소신을 가지고 여성의 성을 착취하는 서비스에 돈을 보태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다. 우리의 신념을 지키고 합당한 가격과 품질로 정당한 이윤을 추구하면서 고객과 웃으며 상생할 수 있는 기업으로 남고 싶다.
--- 「응, 안 돼, 돌아가. ‘빻은’ 세상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중에서

이제는 안다. 내가 당한 것은 섹스가 아니라 강간이었다는 사실을. 그 당시 나는 동의를 할 수 있는 신체적 상태가 아니었으므로 저항하지 않았던 나의 행동이 절대 동의를 뜻한 게 아님을 알고 있다. 술에 취했다는 것은, 연인이라는 것은, 부부라는 것은 강간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
--- 「비동의 강간: 당신의 섹스는 자의인가요?」 중에서

“손톱 정리해”, “손 씻고 와”, “샤워하고 와”, “침 뱉지 마” 같은 섹스의 기본 방역 수칙을 가르치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전전긍긍 눈치를 봐왔던가? 정녕 남자들은 손가락을 질에 넣고 과격하게 쑤셔댈 생각을 하면서도 길고 날카로운 손톱과 손톱 밑 더러운 때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 걸까? 루브리컨트(a.k.a. 러브젤)라는 위대한 과학의 산물이 있음에도 도대체 침을 왜 뱉는 것인지! 포르노에서 배워온 이상하고 비위생적인 버릇임이 틀림없다.
--- 「자위요? 건강하고요, 안전하고요, 자유롭고요, 경제적입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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