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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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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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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1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274g | 128*188*20mm
ISBN13 9788937473210
ISBN10 893747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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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가 항도여중에 다니던 박인희라고, 누군가 일러 주었다. 3년 사이에 인희는 우리 시의 여학생들 사이에서, 정확히 말하자면 특정한 부류의 아이들 사이에서 유명한 인물이 된 모양이었다. 당시 인기를 끌던 가수들처럼 칼머리를 하고 커다란 옷을 입고 건들거리며 돌아다니는 아이들. 나도 그 아이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내가 다닌 중학교에도 그런 아이들이 있었다. 그런 아이들은 ‘이반’이라고 불렸다. 당시에 난 레즈비언이라는 말을 몰랐다. 하지만 이반이라는 말은 잘 알고 있었다. 여자끼리 사귀는 아이들은 전부 이반이라고 불렸다.
--- p.18

저런 애들 때문에 진짜 동성애자인 아이들이 피해를 입는다고 규인은 말했다. 동성애자들에 대해 편견을 만들고 이미지를 흐려 놓는다고. 중학교 때 친한 친구가 ‘진짜 동성애자’였다고 했다. 규인은 인희 같은 애들이 진짜 동성애자가 아니라 유행에 따라 그러는 거라고 생각했다. 뭔가 남과 다른 걸 하고 싶고, 관심을 끌고 싶고, 우쭐해하려고 그러는 거라고 말이다. 칼머리, 힙합 바지, 그런 게 그 표시였다.
--- p.45

그녀는 다시 뒤로 물러났다.
“근데 너 눈이 진짜 땡그랗다.”
그러고는 주위 아이들에게 말했다.
“얘 꼭 토끼 닮지 않았냐? 맞지?”
이상하게 뭐라고 대꾸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러고 나서 연습이 시작되었는데 그날은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쪽을 향해 앉아 있었지만 머릿속에서는 조금 전 그녀의 말과 행동이 계속해서 재생되었다. 얘 꼭 토끼 닮지 않았냐. 얘 꼭 토끼 닮지 않았냐.
--- p.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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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항구의 사랑』은 사랑을 할 때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유약하고 집요하고 상처받기 쉬운 상태가 되는지를 미성년 여성의 시선에서 보여 준다. 나는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준희’가 그녀를 사랑했던 마음, 그녀를 바라볼 때면 “아침에 일어났는데 창밖이 어둡고 조용히 비가 내리고 있을 때 같았”던 마음에 오래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그녀를 사랑하게 될 것 같은” 마음을 알 것만 같아서. 『항구의 사랑』은 ‘내가 여자를 좋아하는 여자가 되다니!’라는 놀라움과 감탄 속의 첫사랑 이야기다. 김세희 작가 특유의 유머와 가슴 아픈 솔직함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사랑스러운 첫 장편 소설. 나의 여자 친구들에게 이 책을 꼭 선물하고 싶다.
- 최은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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