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세 역 건설은 1900년 파리에서 개최되는 만국박람회를 위해서 오를레앙 철도공사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다. 부지는 1871년 파리 코뮌 당시 화재로 불탄 옛 감사원 자리로 결정되었다. 1897년 오르세 역 설계 공모전에 당선도니 건축가 랄루는 오르세 역을 많은 여행객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으면서 루브르와 콩코드 광장 같은 역사적 유물이 즐비한 파리 시내와 잘 어울릴 수 있는 건물로 만들고자 했다. 따라서 현대적 느낌이 드는 철강과 유리의 거대한 홀은 웅장한 석조 파사드를 두어 슬쩍 가렸다.
1900년 7월 14일 개통된 오르세 역은 여러 가지 면에서 놀라운 현대성을 보여주었다. 역에는 화물을 운송하기 위한 벨트 컨베이어, 거대한 중앙홀, 5열의 지하 플랫폼이 있었다. 벨샤스가와 릴가에는 객실이 370개나 되는 호텔이 세워졌다. 플랫폼 홀에는 코르몽의 그림이, 레스토랑에는 페리에와 뱅자맹 콩스탕의 그림이, 연회실에는 프리텔의 그림이 걸려졌다. 또한 플랫폼에 있던 3점의 조각상은 파리 다음으로 가장 큰 도시였던 보르도, 툴루즈, 낭트를 각각 우의적으로 형상화한 것이었다.
하지만 철도수송은 1939년에 중단되고, 1973년 호텔마저 문을 닫았다. 결국 해체의 위기에 처한 오르세 역은 오르세 미술관으로 바뀌면서 살아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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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아는 사람은,인상주의자들과 나비파예술가들이 그림 속에 재현한 일상의 순간과 화가의 내면의식이 드러난 장면속에서,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역사를 재현한 역사화에 못지않은 살아있는 역사를 발견할 수 있다 역사는 명료한 모습으로,한편 신중한 모습으로 오르세의 주제별 자료 전시관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역사는 미술관의 가치를 더해주는 학술 세미나,토론회,강의과 강연회 속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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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와 20세기의 접점에서, 미래의 예술을 탄생시켰던 요소들을 발견하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바로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이다. 오르세 미술관은 19세기 말의 상징주의부터 20세기 초 야수주의, 그리고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건축과 실내 기구에 이르는 다양한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다. 따라서 오르세 미술관은 방문객에게 20세기로 향한 문을 활짝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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