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通박사 조병호의 고대사 3부작, 완결편!

성경은 민족과 국가에 대한 담론을 간과하지 않는다. 성경은 창세기 12장부터 아브라함 한 개인을 두고 벌써 민족을 이야기한다. 야곱시대에 하나님께서는 야곱의 이름을 이스라엘로 바꿔주시면서 ‘이스라엘’이란 말이 최초로 언급되며, 이는 장차 그 민족의 나라 이름으로 바뀌게 된다.

아브라함의 후손 히브리 민족은 이집트(애굽)에서 출애굽해서 광야에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법을 받고, 군대를 조직하고, 가나안에 들어가 영토를 확보하자 명실공히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를 가지게 된 것이다. 이후 이스라엘은 사사시대를 거쳐 다윗 왕이 통치하다가, 솔로몬 이후 한 민족 두 국가, 북이스라엘과 남유

다의 형태로 200여 년을 지낸다. 그리고 북이스라엘이 먼저 앗수르에게 멸망하고, 남유다 혼자 150년을 더 유지했지만 결국 국가의 문을 닫고 바벨론에 70년간 포로로 잡혀 가지만, 제국의 변동이 바벨론에서 페르시아로 바뀌면서 남유다 백성이 귀환한다. 그렇게 아브라함의 후손들은 이집트 사람들이 지어준 이름 히브리인들, 출애굽해서는 이스라엘, 그리고 나라가 둘로 나뉘었을 때는 북이스라엘과 남유다,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오면서는 유대인으로 이름이 계속 바뀌면서 민족이 유지되었다.

그런데 성경은 이렇게 아브라함의 후손민족에 관한 이야기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이집트를 포함한 5대 제국, 앗수르, 바벨론, 페르시아, 헬라, 로마라는 민족과 나라들이 등장하고, 그들 나라 왕들의 명령과 조서들이 기록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이집트 바로 왕의 명령은 히브리 노예출신 요셉을 이집트 총리의 자리에 오르게 했으며, 느부갓네살 왕의 명령은 다니엘을 바벨론 제국의 행정가로 자리매김을 해 주었다. 또한, 페르시아의 키루스 2세(고레스) 왕의 조서는 바벨론 느부갓네살 왕의 명령으로 불타버린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게 했다. 헤롯 왕의 명령은 베들레헴의 두 살 아래 사내아이들의 목숨을 한꺼번에 앗아가기도 했고, 또 다른 헤롯, 빌립 왕의 명령은 세례 요한의 목을 과일 담는 소반에 올려놓기도 했다.

성경은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의 풍성한 사랑이야기와 함께, 왕의 명령들과 조서들, 즉 왕의 정치이야기가 생각 이상으로 많이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고대 제국 왕들의 통치 명령과 조서들은 대부분 치명성을 띠고 있다. 왜냐하면 그 명령이나 조서들 가운데 상당수가 '전쟁'을 지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개의 경우 전쟁은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준비한다. 그리고 이 왕들의 명령에 의해 시작된 전쟁에서 승자는 제국을 가지거나 유지하고, 패자는 제국을 내어 주거나 제국의 지배를 받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고대 전쟁들의 결과가 세계질서를 변동시켰고, 그 결과 앗수르, 바벨론, 페르시아, 헬라, 로마가 순차적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5대 제국의 변동이 성경 안에서 기록되었다는 것 그 자체가 하나님의 세계정치, 경영이라는 메시지를 함축하는 것이다.

때문에 본서는 이미 출간한 『성경과 5대제국』, 『성경과 고대전쟁』과 함께 고대사 3부작의 완결편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