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련의 AI 기술 변화에서 어떤 트렌드를 읽어야 하고, 내가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무엇일까? 나아가 내 비즈니스에 적용할 포인트는 무엇이고, 미래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기술 적용의 밑바탕에는 끊임없이 체크하고 학습하고 숙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정된 시간 안에서 모든 정보를 습득하고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신호와 소음을 가려야 하는 것처럼 때로는 취사선택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챙기고, 무엇을 버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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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ech는 산업의 변화를 지칭하고, DT는 기업의 혁신을 뜻하며, AI 어시스턴트는 사용자가 사용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ESG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한 주문이며, NFT는 자산의 거래와 소유에 대한 인증을 위해 사용되는 솔루션을 뜻한다. 즉, 키워드의 의미 이해도 중요하지만 해당 키워드가 산업, 기업, 사회, 사용자 중 어느 영역에 해당하며, 누구를 위해 사용되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다각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개념적 정의로만 알아서는 안 된다. 그래야 매일같이 쏟아지는 IT 용어가 만드는 거대한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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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활용한 자율주행차가 자동차와 모빌리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전문가 관점은 다양하다. 완성차 업체에 오랜 관록을 가진 종사자의 입장과 모빌리티 스타트업에 있는 경영진 의견, AI 전문 교수의 식견, AI 솔루션 회사의 생각 등이 모두 다른 것과 같다. 이때 여러 전문가의 생각을 골고루 참고하며 내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자율주행의 기술적 완성도를 최우선으로 보는지, 제한적인 자율주행이라 하더라도 이로 인한 운전자 경험에 중점을 두는지, 자율주행이 가져올 자동차 산업의 비즈니스 혁신에 중점을 두는지 하나씩 비교해 보면서 어떤 시각차가 있는지 확인한다. 그래야 내 입장에서의 관점도 명쾌하게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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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트렌드 읽기를 위해서는 발전을 거듭하는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것보다 못을 박아야 하는 상황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즉, 못의 용도가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벽에 걸려는 것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벽에 물건을 붙인다는 과정(기술)은 동일하지만 목적과 결과물은 다르다. 이처럼 영화를 보면서도 해당 기술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살피는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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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를 앞서 나가며 사업을 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직접 해보지 않고서 얻는 보석 같은 조언이다. 통상 대기업이나 이미 몸집이 커진 기업의 경우라면 무척 정제된 언어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겠지만, 스타트업은 급격하게 성장하는 중이고 적극적으로 외부에 자신들을 알려야 하기에 주력 사업이나 갖고 있는 핵심 기술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이 얘기한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를 주목하다 보면 앞으로 떠오르게 될 여러 트렌드가 실마리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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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쿠팡이 사용자에게 기존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주지 못한 로켓배송이라는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차별화된 가치를 만드는 것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아마존의 풀필먼트(물류 전 과정을 대행하는) 사업을 참고했고, 로켓 배송을 하려고 수요 예측과 배송 루트 등을 최적화하는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했다는 점도 그렇다. 또 다른 관점으로는 상품 추천 로직을 기존 온라인 쇼핑과 차별화했다는 것도 있다. 첫 화면의 상품 추천 리스트를 통한 수익과 광고로 노출된 상품 판매 수익을 비교했을 때, 상품 판매 수수료와 광고 수수료 두 가지 중 무엇이 더 나은지 보는 관점도 있다. 그 외에도 쿠팡이 배송 특화라는 강점을 이용해 로켓와우 멤버십이나 음식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 등의 비즈니스 다각화가 더 큰 시사점이라고 보는 관점도 있다. 이처럼 같은 인터넷 비즈니스를 놓고도 다양한 시선으로 비교 분석이 가능하다. 이때 어떤 관점이냐에 따라 트렌드 해석은 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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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에 예민한 그룹이 있다. 이들은 유행을 만들고 퍼뜨리는 트렌드 진원지의 역할을 한다. 새로운 것에 민감한 10대와 20대 그리고 얼리어답터들이 이 그룹에 속한다. 그래서 이들을 관찰하고 업무적으로 유대를 맺고 이들과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의 관계 맺기를 계속해야 한다. 다만, 이들은 어느 층보다도 IT 기술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다. 이들 생각을 절대다수의 생각으로 왜곡해서 받아들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p.116
하지만 블록체인은 클라우드 대체재로는 물론이고 보완재로도 인정받지 못했다. 왜 그런 걸까? 블록체인으로 구현된 상품이 암호화폐 외에 딱히 주목할 만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블록체인으로 구현된 암호화폐조차도 실제 서비스로 활용된 것이 아니라 투기적 목적으로 오용되다 보니, 상품 가치로서 기술이 제대로 인정받지도 못했다. 그러니 블록체인이 아무리 혁신적이고 좋은 이상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트렌드가 되기는 시기상조였다.
--- p.121
트렌드를 100%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계속해서 헛다리를 짚는 식으로 틀린 전망을 해왔다. 이는 정상적인 것으로 이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잘못된 예측을 하게 된 이유를 찾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잘 기억했다가 다음번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 p.170
세 번의 변화를 보면서 반복되는 규칙이 있는지 살펴보자. 그런 다음에 각각의 수익 모델은 무엇이고, 핵심 기술은 무엇인지, 또 어떤 구성 속에서 동작했는지 따져보자. 그리고 사용자 관점에서도 세 번의 변화가 각각 어떤 기기, 통신망, 소프트웨어를 이용했는지 살펴보자. 역사 속 큰 변화 과정을 쫓아가다 보면 다음 트렌드를 전망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공식 같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내가 얻은 공식은 다음과 같다.
--- p.177
트렌드를 읽는다는 것은 시장을 알고 소비자의 생각 변화를 읽는 것도 있지만, 우리 조직을 바꾸는 활동이기도 하다. 트렌드를 읽고 이를 사업적으로 활용하기에는 혼자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동조하는 세력이 있어야 하고 이들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원활한 런칭과 테스트가 가능하다. 기업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는 내가 앞장서서 스피커 역할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사업적으로 성공하게 된다면 나는 혁신가가 된다.
--- p.191
트렌드를 만드는 기술이라고 해서 꼭 새로운 기술, 최신의 고급 기술일 필요는 없다. 이미 한물간 기술이라 하더라도 사람들의 니즈를 해결해준다면 언제든 다시 트렌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적정 기술이라는 관점에서 IT 트렌드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
--- p.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