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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하버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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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2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684g | 148*210*30mm
ISBN13 9788963702933
ISBN10 896370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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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나처럼 거의 매일 밤을 신변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봐 두려워하며 보냈을까? 최근에는 늘 불안에 시달린다. 내일은 어디서 자야 할까? 또 다른 친구의 집? 기차? 아니면 어느 계단통에서?--- p.9

“알았어. 이제 뭘 좀 먹을 수 있어?” 언니가 물었다.
나는 언니가 그 말을 꺼낸 것에 안도했다. 나도 뱃속이 타들어갈 것 같았지만, 선뜻 끼어들 용기가 나지 않았었다. 아침에 마요네즈 샌드위치를 먹은 뒤로 우리는 아무것도 먹지 못 했다. 대개의 경우, 우리가 먹는 것이라고는 계란과 마요네즈 샌드위치가 전부였다. 리사 언니와 나는 그 음식을 똑같이 싫어했지만, 텅 빈 뱃속이 요동치며 쓰려올 때면 별수 없이 그거라도 뱃속에 넣어야 했다. 안 그러면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것은 물밖에 없었다. 수표를 받고 5일이 지났기 때문에 돈은 전부 바닥났고 냉장고는 거의 비어 있었다.--- p.37

나의 울음은 엄마를 내 옆에 붙들어두었다. 그래서 울음을 멈출 수 없었다. 세상은 지긋지긋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내가 안아줄 가치가 있는 아이임을 아는 것은 오직 엄마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엄마가 나를 껴안고 계속 무슨 일이냐고 묻도록 그대로 있었다.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그 목소리가 엄마의 가슴에서 진동을 일으키고 내 전신에 울려 안도감을 느낄 수 있도록. 나는 몸을 떨며 엄마의 목에 얼굴을 묻고 엄마가 몸을 빼려는 것처럼 느껴질 때마다 엄마의 셔츠를 움켜쥐었다.--- p.74

매월 6일이나 7일쯤이면, 엄마와 아빠가 생활보조금을 탕진하여 우리는 빈털터리가 되었다. 수표를 다 써버려 돈이 없으면, 엄마는 애퀴덕트나 맥거번스 바의 단골손님들에게 몇 달러를 얻었다. 때로는 남자들을 화장실이나 뒷골목으로 데려가 몇 분간 함께 보내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엄마는 딱 마약 1회분을 살 수 있을 때까지만 돈을 모았다. 코카인은 마약 상용자들을 위한 값싼 마약이었지만, 그 최소 가격은 5달러였다.--- p.75

나는 엄마가 내 생일날 내게서 5달러를 훔쳐간 사건을 기억한다. 그 돈은 롱아일랜드에서 친할머니가 생일선물로 보내준 것이었다.
30분 뒤 엄마가 5달러어치 마약을 들고 돌아왔을 때, 나는 엄마를 맹렬히 공격했다. 엄마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엄마는 식탁에 있던 주사기와 코카인을 움켜쥐고 폭풍처럼 욕실로 뛰어갔다. 나는 험한 말을 하며 엄마를 쫓아갔다. 나는 엄마가 내게서 달아나 은밀히 마약을 하려 한다고 생각했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 욕실 문간에서 나는 엄마가 뭔가를 변기에 버리는 것을 보았다. 그때 나는 엄마가 울고 있으며, 엄마가 변기에 흘려버린 것은 코카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엄마는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나를 보았다. “난 괴물이 아니야, 리지. 그런데 멈출 수가 없구나. 용서해줄래, 꼬맹아?”
그때 나도 울었다. 우리 모두 울었다. 우리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욕실 바닥에 앉았다. 세면기 위에는 주사바늘이 놓여 있었고, 엄마의 팔이 오래된 주사바늘 자국 때문에 얼룩얼룩해진 것이 내 눈에 들어왔다. 한없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엄마는 계속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p.77

“엘리자베스, 내가 오늘 여기 온 건 네가 학교에 가겠다고 약속했는데, 내가 학교에서 또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야. 무슨 할 말이 있을 테지. 어서 해봐. 왜 학교에 가지 않았지, 엘리자베스?”
그녀의 질문은 빈틈없는 논리로 나를 직접적으로 공격했다. 그녀가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이치에 닿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생각할 때 전혀 이치에 닿지 않는 것이기도 했다. 논리로만 상황을 바꿀 수 있다면, 그녀는 엄마와 내게 이렇게 물을 수 있을 것이다. 왜 부인께서는 마약을 하시죠? 왜 냉장고가 비어 있죠? 두 딸과 앞으로 살아갈 인생이 있는데, 왜 조심하지 않고 HIV에 감염된 거죠? 콜 씨는 이런 질문들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가족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능한 모든 질문들 중에 이 한 가지 질문을 선택했고, 나를 향해 그 질문을 던졌다.--- p.170

“온전한 삶을 살아라.” 사람들은 늘 이런 말을 하지만, 누가 그 본질을 설명할 수 있었으며, 자신이 무슨 의미로 그런 말을 하는지 설명할 수 있겠는가? 누가 나에게 왜 학교를 중시해야 하며 아파트를 청소해야 하는지 보여주려 한 적이 있는가? 어른들은 그 말의 크기를 몰랐던 것일까? 그 말이 나의 이해 수준을 능가한다는 것, 그리고 그 간격이 내가 그 속에 빠져 허우적거릴 만큼 크다는 것을 몰랐단 말인가? 그녀는 무엇을 말하고 있었던 것일까? 교육과 일자리가 그토록 중요하다면, 왜 우리 부모님은 두 가지 모두와 무관하게 산 것일까?--- p.172

내가 그곳에 보내진 날, 그 무시무시하게 커 보이는 사회복지 활동원 두 명이 나를 배웅하기 위해 내 양쪽에 서서 걸었던 것이 기억난다. 엄마의 정신병동에서 들었던 소리처럼 딸깍하며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잠기는 소리. 이 사람들이 나를 미쳤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의문을 품을 때 명치가 무겁게 눌리는 느낌. 이런 곳에 내가 보내졌으니까, 그리고 누구도 내게 인간적으로 말을 걸지 않았으니까, 그것은 내게 뭔가 문제가 있다는 뜻일까? 내게 뭔가 문제가 있는 게 분명했다.--- p.199

나는 많은 밤을, 탈레샤가 조용히 울며 아기가 얼마나 그리운지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리고 자신을 이곳에 강제로 넣고 아기를 데려간 자신의 엄마를 얼마나 미워하는지에 대해. 가끔 그녀는 밖에 나가서 말릭을 다시 되찾았을 때는 인생이 얼마나 멋졌는지에 대해 말하곤 했다. 가끔 탈레샤가 잠들고 한참이 지난 뒤, 칠흑같이 깜깜한 방의 완전한 정적 속에서, 나는 우리 가족을 생각하며 울었다. 그 큰 아파트에 아빠 혼자 남아 있고, 리사 언니는 내게서 멀리 가버렸고, 에이즈 바이러스가 엄마의 몸속으로 시시각각 침투하고 있는데, 그것을 멈추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p.208

나는 무언가를 감당하기에 너무 어려본 적이 없었다. 마약이건 십대 매춘에 대한 엄마의 생생한 묘사건 간에. 그러나 이것을 감당하기에는, 에이즈를 감당하기에는 너무 어렸다. 나는 엄마가 나를 가장 필요로 할 때 엄마를 진정시킬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음으로써 엄마의 말이 옳다는 것을 증명한 나 자신이 정말로 미웠다. 나는 많은 이유로 그곳에 있었으면서도, 정작 엄마가 에이즈와 싸우고 있을 때 엄마에게 거리를 두었다. 아니면 엄마가 내게 거리를 둔 것일까?--- p.236

나는 사회적 규범과 지침들이 실제로는 아무 의미도 없음을 알게 되었다. 카를로스는 식당에 들어가서 감언이설과 설득으로 돈 한 푼 내지 않고 따뜻한 식사와 음료를 가지고 나왔다. 낯선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기꺼이 지갑을 열어 도와주려 했다.
“내가 우는 소리 하는 거 봤지? 그게 통한다니까. 그 사람들도 너희와 나처럼 똑같은 사람일 뿐이야. 자, 봐. 만일 너희가 일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배가 고프다고 하면,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겠어? 그게 바로 구슬리는 거야.”--- p.279

우리는 아직 젊었다. 그리고 나는 알았다. 우리가 어디에서 잠을 자건, 북쪽으로 향하는 지하철 D선의 꾸준한 흔들림 속에 머리를 기대거나 별빛 아래서 공원도로 벤치의 단단한 판자에 엎드려 눈을 감고 있을 때, 내가 간직해야 할 것은 나의 가족과 집이라는 개념뿐이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다녀야 할 짐은, 이제는 익숙함 때문에 가볍게 느껴지는 단출한 보따리뿐이라는 사실을. 나는 평생 이것?물건을 가지고 다니는 것?을 연습해왔다. 우리가 아무리 지쳤건, 남들이 우리의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건, 나는 매일 아침 태양이 떠오를 때까지 어둠을 피하며, 그저 밤을 깨뜨리고 있을 뿐이었다.--- p.284

그것은 합당한 두려움이었다. 카를로스가 떠날 때마다, 우리는 그가 다시 돌아올 것인지 고민해야 했다. 삶이란 한순간에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서맨사와 마찬가지로 나도 알고 있었다. 부모가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퇴거 명령이 떨어지고, 사랑에 빠지고, 부모가 아이들을 포기했다. 안정은 환상이었다. 카를로스와 서맨사가 없다면, 내가 잘해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p.28)

사람들은 그렇게 그냥 사라져버릴 수도 있는 거였다. 나는 거기 앉아 내 방에서 불과 몇 발짝 거리에서 살해된 여자에 대해 생각했다. 그녀가 어쩌다 그곳에 가게 되었을까? 어쩌다 그녀를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폭력적인 남자와 함께 그런 초라한 모텔에 가게 된 것일까? 그리고 나는 그녀와 무엇이 다른가?--- p.352

그들이 언제 거절하게 될까? 어느 시점에 내가 버거워지기 시작할까? 이런 생활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어느 날 먹을 것과 잘 곳이 너무도 절실할 때, 친구들이 ‘안 돼’라고 말하고 나의 절망으로부터 등을 돌리게 되는 상황을 생각만 해도, 그런 거부를 생각만 해도, 감당하기 힘들었다. 나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그 ‘안 돼’의 순간이 두려웠다.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가 나를 거절하는 순간 어떤 기분이 들까? 나는 알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많은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결심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나는 다시는 궁핍해지지 않겠다고 작정했다.--- p.258

그 건물들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모든 용기가 필요했다. 몇 년 동안, 아니 어쩌면 평생 동안, 모든 것들의 가운데에 벽돌로 세운 벽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벽의 한 쪽에는 사회가 있었고, 다른 한 쪽에는 나와 우리, 내가 온 장소에 속한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분리되어 있었다. 벽의 다른 쪽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 사람들’인 것만 같았다. 전철을 타고 일하러 가는 사람들, 수업시간에 자신 있게 손을 들고 무엇이든 제대로 이해하는 똑똑한 학생들, 제대로 된 가정, 대학에 다니는 사람들. 그들은 모두 내게 ‘그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나 같은 사람들도 있었다. 학교 중퇴자들, 사회복지 대상자들, 상습 결석생들, 문제아들. 우리는 달랐다. 우선, 우리 가족이나 우리 이웃 사람들에게는 인생의 행보가 정신없이 진행되고, 전적으로 배고픔, 집세, 난방비, 전기료와 같은 즉각적인 필요에 의해 결정된다. ‘당장’이라는 기준은 모든 딜레마에 적용되었다.--- p.367

그런 학교들로 걸어 들어가는 것은 마치 벽의 다른 쪽을 방문하는 느낌이었고, 교사들과의 면접은 ‘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것을 뜻했다. 이러한 과정 자체가, 내 삶이 눈앞의 즉각적 필요보다 더 넓은 무언가를 만들려는 나의 첫 번째 시도였으며, 그것은 위험하고 금지된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런 공적으로 보이는 대형 건물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들이 왠지 나를 환영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고, 그것들을 통한 발전의 전망이 내게는 닿을 수 없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그 학교들은 월스트리트에 있는 여느 건물이나 5번가에 있는 고급 보석 가게, 심지어 백악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그런 학교들로 걸어 들어가는 것은 그런 장소들로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터무니없는 일이었다. 그것은 ‘그들’의 쪽으로 걸어가는 것을 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건물들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모든 용기가 필요했고, 들어가는 내내 심장이 쿵쾅거렸다.
--- p.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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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우리에게 사랑과 실패의 행위들은 나란히 일어날 수 있으며, 고립과 상실은 성취와 약속으로 바뀔 수 있음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그녀는 과거와 관계없이 삶은 인내를 넘어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는 굉장한 희망을 제안한다. 그녀는 영혼의 존엄을 부여잡고 포기하지 않으려는 어린 아이의 기억을 우리에게 남긴다.
앤드류 브리지 (『희망의 소년 Hope's Boy』의 저자)
리즈 머레이는 인간의 정신이 무한한 성장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상황에 의해 결코 제약을 받지 않음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또한 우리가 사회와 삶의 장애들과 아메리칸 드림을 바라보는 방식을 변화시킬 아름답고 진심이 담긴 회고록이다.
로버트 레드포드 (영화배우)
모든 페이지에 그녀의 기품이 서려있을 뿐 아니라, 그녀는 진정한 작가처럼 자신이 경험한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으로 이야기를 쓰고 있다.
케리 코헨 (『난잡한 여자: 난잡함에 대한 회고록 Loose Girl』의 저자)
가난과 약물 남용이 아이들의 가슴 아픈 하층계급을 만드는지에 관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입문서이다. 리즈 머레이는 우리에게 미국의 최악과 동시에 미국의 최선을 보여준다.
해이븐 키멜 (『지피라는 이름의 여인』과 『그녀는 소파에서 일어났다』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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