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이 해녀의 발상지인가라는 문제, 그리고 왜 같은 해양지역인 호주나 서구지역 등 타 지역에는 직업인으로서의 해녀가 없고 제주도와 일본에만 존재하는가? 이는 여성 나잠업자들이 여러 생산양식 속에서 역사적으로 어떻게 존재해 오고 있는가에서 반영되고 있다. 자급자족 경제에서 패류 채집자의 존재는 제주도에서는 적어도 기원전 3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3000년 전의 유적인 북촌리 바위그늘 집자리에서도 전복이 발견되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전복과 소라 등 패류가 가장 많이 발굴된 상모리 패총의 연대가 기원전 3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자급자족 경제에 바탕을 둔 수렵채집 사회의 채집자가 잠수업자인지 아닌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잠수업의 성별분업이 이루어졌었다. '포작'이라 불리는 남성 나잠업자들은 주로 깊은 바다에서 전복을 따고, '잠녀'라 불리는 여성 나잠업자는 미역과 청각 등의 해조류를 채취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17세기 후반에 이르러 제주에서는 물질을 여자가 전담하게 된다. 왜 그 당시에 여자만 물질을 하게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