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은 특정한 시간과 공간을 고립적으로 이해하는 것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특성을 갖는다. 학습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은 그것이 이루어지는 총체적 생태계, 즉 학습생태계의 특성을 시스템적으로 고려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교육생태계 내에서 학습하고 성장하는 존재는 아동·청소년만이 아니다. 교육생태계 관점에서는 성인들도 생활세계 혹은 교육 기관 안에서 학습과 성장을 경험하고 있으며 사회와 마을, 학교도 일종의 학습 체계로서 역사와 경험을 통해 학습하고 변화하며 유지된다.
--- p.2~3

교육생태계라는 말에는 교육과 관련된 모든 사회 제도들을 하나의 관계망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으며, 학교를 포함한 모든 사회 단위가 변화의 주체라는 생각이 담겨 있다.
--- p.11

교장은 이러한 생태 소양을 가져야 할 뿐만 아니라, 학교와 교육을 환경에서 분리된 공간과 활동으로 보던 기존의 인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생태학적 관점에서 학교와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활동을 학교 안팎의 공간을 넘나들며 사람과 자원·시설·이념과 교육 목표들을 공유하고 순환하는 과정으로 인식해야 하며, 이런 틀 안에서 학교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 p.28~29

“마을교육공동체라는 것은 적어도 마을을 아이들 성장의 교육 생태계로 보는 거다. 그렇게 보고 그 교육 생태계를 잘 만들어서 우리 아이들 성장에 기여를 할 수 있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과 환경을 만드는 것 아니냐. 그렇게 놓고 본다면 아이들이 존재하지 않고, 아이들 배움이 존재하지 않고, 학교가 존재하지 않는데 마을교육공동체라는 게 무슨 큰 의미가 있나.”(박전진 교장)
--- p.56~57

“공립학교의 본질은 교실의 선생님과 아이들이 만나는 그 장면에 있는 거죠. 그러면 장기적으로는 교장들이 옆에서 서포트(support)하는 조직이 돼야 하는 거예요. 그리고 교사들이 주인이 돼야 하는 거죠. 제가 나름대로 알고 있는 지식들을 가지고 주도할 순 있지만, 결과적으로 이게 계속 가려면 교사들이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되겠다.”(김지원 교장)

<b>학생의 배움과 성장은 학교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b><br/><br/>학생, 교사, 학부모, 학교, 주민, 마을이 연결되어 함께 성장하는 ‘혁신교육생태계’ 구성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급격한 사회 변화, 커지고 다양해지는 교육 요구, 벌어지는 학교 간 격차에 개별 학교 단위로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혁신교육생태계는 지역에 있는 다양한 교육 기관이나 다양한 배움의 공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역 내 다양한 인적·물적 인프라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관계’가 만들어질 때 지역교육이 생태계로 살아 숨 쉴 수 있다. 저자들은 학교를 비롯해 지역의 모든 관계들이 공적 네트워크 속에서 연계되어 교육적인 본질을 지향할 때, 학생들의 삶이 행복하고 건강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br/><br/><b>굳게 닫힌 교문의 열쇠는 교장의 손에 있다</b><br/><br/>그렇다면 누가 혁신교육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가? 학습 자원이 풍부한 공간, 학생들의 삶의 공간인 마을을 배움의 현장으로 삼기 위해 굳게 닫혔던 학교 문을 열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교장이다. 교장이 학교 변화와 혁신의 열쇠인 것이다. 혁신교육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장에게 지역사회 내에서 교육을 위한 인력과 자원을 발굴하고 연결하는 능력, 상황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의식, 공조 행위를 유지하게 하는 조정 기술이 요구된다. <br/><br/><b>무엇이 혁신학교 교장리더십을 만드는가?</b><br/><br/>학교를 넘어서는 범위의 교장리더십을 요청하려면, 먼저 교장을 생태계의 일부로 바라보아야 한다. 교장리더십이 하루아침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처한 문화적·구조적 맥락 속에서 상호작용하면서 발현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혁신교육생태계를 이룬 두 마을로 걸어 들어가 그곳의 학교, 지역사회, 정책적 맥락을 살핀다. 그래서 혁신교육생태계를 만든 교장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그곳에서 어떤 배움이 이루어지는지 보인다. 한 사람의 뛰어난 교장이 아니라, 뛰어난 교장을 만든 문화와 구조를 함께 바라볼 때 비로소 혁신교육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