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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7일의 미술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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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7일의 미술 수업

: 예술의 중심, 이탈리아에서 시작하는 교양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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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520g | 145*210*17mm
ISBN13 9791193128459
ISBN10 1193128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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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가 만 6년을 들여 완성한 〈최후의 심판〉은 이후 엄청난 후폭풍에 휩싸인다. 까칠하기로는 소문이 난 미켈란젤로는 유난히 적이 많았는데, 그중에는 작품을 부탁했다 거절당한 피에트로 아레티노라는 자가 있었다. 그는 당대 군주들을 포함한 실세들을 거칠게 조롱하는 풍자 문학가로 악명이 높아 혹시라도 자신이 그의 혀끝에 잘근잘근 씹힐 것을 두려워한 몇몇은 입막음용 선물을 수시로 갖다 바칠 정도였다. 그랬으니 자신의 청을 가볍게 거절하는 미켈란젤로가 얼마나 미웠겠는가. 그는 미켈란젤로가 작업하는 동안, 혹은 작업 후에도 비판의 칼날을 들이댔다. 예수를 수염도 없는 젊은 애송이로 그린 것은 트집 잡을 것만 고민하던 아레티노에게 씹기 좋은 안줏감이었다. 수염이 난 점잖은 장년의 모습으로 예수를 그리는 것이 일반적이던 시절이었기에, 〈벨베데레의 아폴론〉과 같은 미소년의 모습으로 등장한 예수는 충분히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예술인가, 외설인가”(본문 35쪽)」중에서

‘라파엘로의 방’ 중 라파엘로가 가장 먼저 작업을 시작한 ‘서명의 방’은 교황 율리오 2세의 개인 서재로 중요한 문서를 읽고 서명하는 용도로도 사용했다. 〈아테네 학당〉을 비롯해, 〈성체 논쟁〉, 〈파르나소스〉, 〈정의〉 등의 대형 그림이 네 벽면을 둘러싸고 있다(본문 46쪽). 이중 〈아테네 학당〉은 그림이 고대 그리스의 학자들로 가득 찬 것을 보고 17세기의 문인, 조반니 피에트로 벨로리가 붙인 제목이다. 개인 서재라고는 하지만 서명을 기다리는 각국의 대사와 주요 귀빈들이 수시로 드나들었을 서명의 방에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을 이토록 가득 그린 것은, 고대의 인간 중심적 학문과 사상을 부활시키겠다는 르네상스 정신을 교황청에서도 전폭 수용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림을 그린 라파엘로도 이 그림을 수용한 율리오 2세도 과연 르네상스의 최전성기를 구가한 이들이라 할 수 있다.
---「“플라톤부터 헤라클레이토스까지, 고대 그리스 학자들의 학당”(본문 41쪽)」중에서

고대 로마인들은 그리스의 조각 작품을 모사해서 판매하곤 했다. 그만큼 고대 그리스 조각상을 향한 애정이 각별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 조각상은 청동으로 만든 것이 많았지만 로마인들은 대리석 복제를 선호했다. 복제품의 수요가 많다 보니 청동으로는 공급이 부족했던 까닭이다. (…) 1,000여 년의 세월이 흐른 후, 로마의 후손들은 고대 그리스 조각상의 복제품들과 선조 미술가들이 제작한 여러 종류의 예술품을 발굴하고 수집하는 데 열광했다. 로마인들이 열과 성을 다해 찾아낸 고대 유물들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부채질했다. ‘르네상스’는 프랑스어로, ‘다시-태어남Re-naissance’을 뜻한다. 르네상스는 한마디로 고대의 부활, 즉 고대 그리스·로마의 재탄생을 의미하는 것이다.
---「“헬레니즘의 걸작이 미켈란젤로의 위조품?”(본문 52~53쪽)」중에서

헨리 8세는 완전 정면을 보고 있다. 크고 당당한 체구에 두 다리를 벌리고 선 모습은 강한 카리스마를 뽐낸다. 살짝 홍조를 띤 얼굴 피부, 수염과 모피, 그리고 자수가 놓인 황금빛 의상과 그를 장식하는 보석 등은 질감이 생생하게 드러날 정도로 정교하고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왕은 완성작에 크게 기뻐했고, 홀바인뿐만 아니라 다른 화가들에게도 벽화 속 제 모습을 원형으로 하는 여러 초상화를 제작하게 해 자신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삼았다. 신하들도 왕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화가를 기용, 왕의 초상화를 모사하도록 했다. (…) 〈헨리 8세의 초상〉 중 왕의 머리 좌우에 적힌 글은 “ANNO AETATIS SUAE XLIX”, ‘그의 나이, 49세’라는 의미다. 그 나이 또래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 홀바인은 그렇게 그려야 했을 것이다.
---「“6번 결혼한 왕의 화가로 일한다는 것”(본문 84쪽)」중에서

식탁은 풍성하다. 스스로 ‘유월절의 희생양’이라 표현한 예수의 말씀을 상기시키려는 듯 통째로 자른 양 머리가 요리로 올라와 있다. 〈최후의 만찬〉에 그려진 빵과 와인은 예수의 살과 피를 의미한다. (…) 잠든 요한을 제외한 제자들은 대부분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거나,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특히 식탁 양쪽 두 남자는 제법 거리가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이내 눈으로 보는 그림인데도 둘이 고래고래 지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소란스러움은 각자가 입고 있는 옷의 색감 때문에 다소 흥겨운 리듬을 탄다. 바사노는 분홍색을 더 짙거나, 더 옅게 변화를 주어 등장인물들의 상의나 하의를 완성했다. 그 분홍과 반대색에 가까운 초록, 피부색을 닮은 황토색과 노란색도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등장시켜 눈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이 때문에 비장함이 덜어진다.
---「““너희 중 한 사람이 나를 배반할 것이다””(본문 134쪽)」중에서

살바도르 달리나, 르네 마그리트 같은 초현실주의 화가는 꿈의 세계를 주로 그렸다.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태연히 일어나는 꿈속 공간에서는 모순되고 맥락 없는 것들이 섞여 있다. 초현실주의 화가들은 새벽에 깨어나 의식을 장전해도 한동안 지워지지 않는, 너무 선명해서 지금도 손에 잡힐 것 같은 꿈의 기억들을 사진처럼 그리기도 했다. 막스 에른스트의 그림이 그 예로 그림 속 대상이나 배경은 하나하나 너무나 사실적으로 정확하게 그려져 있지만, 이들의 배합은 그야말로 꿈속이 그랬던 것처럼 전혀 이치에 맞지 않아 낯설고, 생경한 느낌을 준다. 그는 데칼코마니나 프로타주, 그라타주 같은 기법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이런 기법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모두 그 결과가 ‘우연히’ 만들어진다는 데 있다.
---「“어제 꾼 꿈의 세계를 그대로 담은 그림”(본문 298쪽)」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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