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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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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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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98쪽 | 467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2470832
ISBN10 8932470839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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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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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저자 : 손광성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졸업.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 졸업. 계성여고, 서울고등학교, 동남대학에서 교편을 잡음.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시민대학 문예창작 강사. 현재수필문학상 수상.
저서 : 『나도 꽃처럼 피어나고 싶다』『달팽이』『한 송이 수련 위에 부는 바람처럼』외.
편역서 : 『세계의 명수필』『한국 고전 명수필선』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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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조차 어리석은 일이나, 도회인으로서 비를 싫어하는 사람은 많을지 몰라도, 눈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눈을 즐겨하는 것은 비단 개와 어린이들뿐만이 아닐 것이요, 겨울에 눈이 내리면 온 세상이 일제히 고요한 환호성을 소리 높이 지르는 듯한 느낌이 난다.
눈 오는 날에 나는 일찍이 무기력하고 우울한 통행인을 거리에서 보지 못하였으니, 부드러운 설편이 생활에 지친 우리의 굳은 얼굴을 어루만지고 간지릴 때, 우리는 어찌된 연유인지, 부비중 온화하게 된 마음과 인간다운 색채를 띤 눈을 가지고 이웃 사람들에게 경쾌한 목례를 보내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나는 겨울을 사랑한다. 겨울의 모진 바람 속에 태고의 음향을 찾아 듣기를 나는 좋아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어라 해도 겨울이 겨울다운 서정시는 백설, 이것이 정숙히 읊조리는 것이니, 겨울이 익어가면 최초의 강설에 의해서 멀고 먼 동경의 나라는 비로소 도회에까지 고요히 고요히 들어오는 것인데, 눈이 와서 도회가 잠시 문명의 구각을 탈하고 현란한 백의를 갈아입을 때, 눈과 같이 오 이 넓고 힘세고 성스러운 나라 때문에 도회는 문뜩 얼마나 조용해지고 자그마해지고 정숙해지는지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이 때 집이란 집은 모두가 먼 꿈속에 포근히 안기고 사람들 역시 희귀한 자연의 아들이 되어 모든 것은 일시에 원시시대의 풍속을 탈환한 상태를 정한다.
---p.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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