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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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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메리 W. 셸리 저 / 서민아 역 | 인디북 | 2002년 07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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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98쪽 | 58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9258230
ISBN10 8989258235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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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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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서민아
덕성여자대학교를 졸업했고, 경영학을 전공, 영어영문학을 부전공했다. 현재 (주)엔터스코리아에서 전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모자를 먹는 남자> <아담과 이브의 일기> <아르메테스 파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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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간으로 숨어든 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에 나는, 당신의 실험실에서 나올 때 입고 있던 외투 주머니에서 종이 몇장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처음에는 대수롭잖게 여기던 종이쪽지에 불과했는데, 글자를 읽게 되면서 종이에 적힌 내용들도 부지런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이 나를 만들기 넉 달 전에 쓴 일기더군요. 실험 과정 하나하나가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었고, 간간이 집안일들도 적혀 있었습니다. 당신도 무슨 내용인지는 다 기억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거기에 모든 것들이 다 들어 있더구요. 내 저주스런 탄생에 관련된 모든 내용들 말입니다. 구역질나는 모든 상황들이 정말 자세히도 적혀 있었습니다. 혐오스럽고 역겨운 내 존재에 관한 기록을 보며, 당신이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지요. 나도 이 일기를 읽으면서 공포스러운 마음을 떨쳐 버릴 수 없었으니까요. 난 당신의 일기를 잃고 메스꺼움을 참으며 이렇게 외쳤습니다.

"내가 생명을 얻은 날은 저주받은 날이다!"
나는 괴로움에 소리를 질렀습니다.
"내 창조자여, 저주받을 지어다! 당신은 왜 스스로도 역겨워 등을 돌릴 만큼 흉측한 괴물을 만들었는가? 신은 연민을 갖고 자신의 형상 그대로 아름다운 모습의 인간을 만드셨다. 하지만 내 모습은 당신의 가장 추한 모습, 아니 그보다 훨씬 끔찍한 모습을 닮았다. 사탄도 자신을 존경하고 격려해주는 친구가 있건만, 나는 홀로 떨어져 모두에게 미움만 받고 있구나."
--- pp 228~229
나는 사람들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낮에는 쉬고 밤에만 걸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깊은 숲 속으로 길이 나 있어 해가 뜬 후에도 계속 길을 걷고 있었지요. 초봄의 아름다운 햇살과 숲 속의 향기로운 공기를 느끼니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오랫동안 느껴 보지 못한 평온함과 즐거움이 내 안에서 다시 살아나는 걸 느꼈습니다. 새삼스레 맛보는 이 신선함에 다소 기분이 좋아진 나는, 내 외로움과 추한 모습을 모두 잊은 채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지요.

숲길 사이를 굽이굽이 가다 보니 어느덧 숲 언저리에 닿았습니다. 주변의 강물은 물살도 빠르고 깊었는데, 신선한 붐기운을 받아 싹이 움튼 나뭇가지들이 강물에 머리를 기울이고 있었지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잠시 쉬고 있는데, 사람 목소리가 들려 재빨리 사이프러스 나무 그늘 아래로 몸을 숨겼습니다. 겨우 몸을 숨겼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린 여자아이가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는지, 웃으면서 내가 숨어 있는 곳으로 달려오더군요. 여자아이는 강물 옆 절벽을 향해 마냥 뛰어가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급류 속으로 빠지고 말았지요.

나는 숨어 있던 곳에서 달려 나와, 있는 힘을 다해 거센 물살을 헤치고 아이를 구하고는 강가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아이는 정신을 잃었더군요. 아이의 숨을 돌려놓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애를 쓰고 있을 때, 한 농부가 내 쪽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마 아이와 장난을 치던 사람인 것 같았습니다. 그는 나를 보자마자 덤벼들더니, 내 팔에서 아이를 낚아채고는 울창한 숲 속으로 서둘러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재빨리 그를 뒤따라갔습니다. 남자는 내가 자기 쪽으로 다가오는 걸 보고는, 내게 총을 겨누어 쐈습니다. 나는 바닥에 주저앉았고, 나를 쏜 남자는 쏜살같이 숲 속으로 도망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내가 베푼 은혜의 대가가 고작 이런 거라니요! 죽을 뻔한 목숨을 살려 주고도, 나는 살과 뼈가 뚫리는 극심한 아픔으로 괴로워해야 했습니다. 조금 전에 품고 있던 친절하고 부드러운 마음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다시 지옥 같은 분노로 이를 갈았습니다. 비탄에 빠져 괴로워하며, 나는 모든 인류에 대한 영원한 증오와 복수를 맹세했습니다. 총에 맞은 상처는 몹시 고통스러워 내 맥박은 잠시 멈추었고, 어느새 정신을 잃고 말았지요.(...) 어깨에 총알이 박혀 있다 한들, 빼낼 방법도 몰랐지만 말입니다. 상처의 아픔보다는 사람들의 부당한 대우와 배은망덕한 행동 때문에 더 고통스러웠습니다. 나는 매일같이 복수를 맹세했습니다. 내가 견뎌야 했던 분노와 고뇌를 갚을 처절한 복수를 말이오.
--- pp 247~249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제네바의 명문가 출신인 프랑켄슈타인은 유복한 환경과 단란한 가정 덕분에 비교적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영민했던 그는 학문을 연구하는 데에 관심이 많았으며, 특히 자연의 비밀을 밝힐 수 있는 자연과학 분야에 심취하게 된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지나치게 이 분야에 몰두하게 되고 종내에는 신성불가침으로 여겨지는 생명 탄생의 분야에 도전할 야망을 품게 된다. 그는 거의 광기에 가까운 초인적인 집중력으로, 무덤과 시체를 파헤치며 인간의 시신을 끌어 모아 한 생명체를 완성하게 되는데, 그의 필생의 역작은 애초의 기대와는 달리 끔찍한 괴물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이 만든 피조물에 혐오감과 공포를 느껴 그를 외면하고 피하게 되는데, 여기서부터 불행이 시작된다. 비극적 사건들은 행복했던 이 남자의 주변에서 끊임없이 벌어지고, 그를 종내에는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인간으로 만들고 만다.
“낭만주의 문학 세계관을 독특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프로메테우스라는 신화적 인물이 보여주는 창조와 파괴, 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낭만주의적 견해를 잘 보여준다.”
(해롤드 블룸, 『Partisan review』)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은 밀턴의 『실락원』에서 낙원을 오염시킨 여성의 존재와 같다. 여성의 타락으로 인해 성욕과 침묵만이 존재하는 ‘실락원’처럼 괴물이 존재하는 공간에는 살인과 죽음만이 남아 있다.”
(산드라 길버트와 수산 구바, 『the Madwoman in the Attic』)

“자신의 아버지이자 어머니인 프랑켄슈타인 박사로부터 버림받은 괴물은 자신의 존재와 기원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가지며 괴로워한다. 결국 괴물이 행하는 살인은 자신의 근원을 찾고자 하는 욕망을 집요하게 추구한 나머지 발생하는 사건들이다.”
(마르크 A. 루빈슈타인, 『Studies in Romantic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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