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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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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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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9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286g | 140*210*20mm
ISBN13 9788994015507
ISBN10 8994015507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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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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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유정화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출판사 편집자를 거쳐 지금은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힐러리의 선택》《20세기 컬렉션 디자인》《이스터 섬의 수수께끼》《원더풀 《미국 여자》《레볼루셔너리 로드》《철학 토크쇼》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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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탄생’, 이 말은 마법같이 황홀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지금도 이 말을 입에 올리면 경외감이 가슴을 가득 채운다. 알무트와 나, 우리 둘 중 누가 이 말을 입에 올리면 그것이 무언지 우리 둘 다 그 의미를 너무나 잘 헤아렸다. 언제나 꿈과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말이었으므로. 다른 사람에게는 우리가 그 나라의 땅을 속속들이 잘 알아서 이미 백 번은 다녀온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언젠가 우리는 오스트레일리아로 떠날 것이었다. 메카타라에서 윌루나까지, 다시 윌루나에서 멍길리까지 사막을 건너 여행을 할 것이었다. (...) 오스트레일리아는 우리만의 비밀이었다.“ --- p.38

“내가 오스트레일리아에 머문 것은 하나의 허구, 탈출이었다. 비행기가 착륙하는 그 순간에 깨달았다. (...) 여기는 정복자의 땅이었다. 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달았다." --- p.59

"내겐 그들이 아름답게 보이오. 그들의 세계가 낡고 오래되었다는 사실이 그들을 아름답게 만드는 이유라오. (....) 혼란과 혼돈의 세상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솔깃한 얘기지요. 특히 그것이 파괴되었기 때문에, 아니, 거의 파괴되었기 때문에 그렇지. 그거야말로 모든 이가 항상 찾아다니는 바 아니던가? 잃어버린 낙원을?" --- pp.74-75

“그 주에 내게 벌어졌던 일을 그에게 말해볼까도 생각했으나 내 먹장구름은 절대로 그의 것이 될 수 없었다. 떠날 때 나는 그것도 껴안고 가야 하리라. 구름 하나가 또 다른 구름을 지울 수 있듯이 그것을 내 남은 생애 안에 버무려 넣으리라. (...) 그는 아직 잠들어 있다. 그도 그냥 하나의 형상일 뿐이다. 나는 그를 버쩍 들어 올려 그와 함께 날아가고 싶다. 이 나라의 저 광활한 공허 속으로. 그가 온 곳으로, 그가 속해 있고 나는 속해 있지 않은 그 세상으로.” --- pp.97-98

"자기 방으로 돌아온 그는 마을에 불빛이 하나 둘씩 켜지는 모습을 조용히 바라본다. 삼종기도를 알리는 종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자신에게 가까운 과거로 되돌아가고 싶은 욕망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가만히 되새겨본다. 하지만 그 가까운 과거 아래에는 또 다른 과거, 지난 3년 동안 잠자고 있던 과거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그는 미처 깨닫지 못한다. 천사의 모습으로 가장하여 때를 기다리던 시기가. 그리고 바로 이 순간에 그를 좀 더 먼 그 시절로 다시 데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도. 그가 정녕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그곳으로." --- pp.148-149

“느닷없이, 그가 그토록 교묘하게 감추어두었던 슬픔이, 이미 사라져버린 양 위장해왔던 슬픔이 너무나 강렬하게 되살아났다. 마치 상처 부위의 붕대를 잔인하게 홱 벗겨내는 듯한 기분이었다. (...) ‘나중에요.’ 그러자 그 말이 무슨 마법의 언어인 양 그의 몸이 느슨하게 풀리면서 그 잃어버린 시간들이 다시금 그에게로 흘러들어오는 것 같았다.” --- p.153

“당신이 포착하지 못한 건 새로운 세대의 작가군이 있다는 사실이야.” 그녀의 말이었다. “이 작가들은 스피드에 익숙해. 저 얽히고설킨 당신의 거미줄에는 관심도 없어. 요즘은 플롯, 광기, 유머가 대세야. 거창한 사색, 철학 운운하는 헛소리와 가식적인 태도 따위는 아니라는 거지.” --- p.159

“그 방에, 지금 그에게 마사지를 해주는 여인이, 그때는 얼굴을 벽 쪽으로 돌리고서 장식장 안에 누워 있었다. 그때도 이미 그는 그것이 영영 잊지 못할 순간임을 알았다. (...) 장식장 안에 옹크린 저 조그마한 몸, 회색빛 날개로 몸을 반쯤 가린 모습이 보였다. 한순간 그는 그 모습이 소년이거나 아니면 어린아이일 거라 생각했다. 그는 날개를 뚫어질 듯 바라보았다. 날개는 진짜 깃털로 만들어진 것이었고, 아주 솜씨 좋게 붙여져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누가 알겠는가. 어쩌면 이 여자가 정말로 날아갈 수 있을지. 얼핏 검은 머리카락과 연한 갈색 피부가 보였다. 그의 귀에 그녀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근육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누군가 그 방 안에 있다는 걸 감지했다.”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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