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은 정조의 일대기를 담은 작품이다. 500년 조선 왕조사에서 가장 파란만장하고 굴곡진 삶을 살았던 제22대 임금. 드라마를 해오는 동안 내가 늘 하고 싶었던 이야기이다. 이번에 그 꿈이 이루어진다. 드라마 <이산>에서 나는 정조대왕을 새롭게 조명해 보고자 한다. 끊임없는 당파 싸움 속에서 죽을 때까지 서바이벌 게임을 한 극적인 사람, 뛰어난 통치력과 포용력으로 수백 년 이어온 파당 정치를 해소한 사람, 실물 경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18세기 조선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룩한 천재 군주, 부국강병책을 뒷받침한 명재상과 실학파 인재들을 보듬은 성군, 글씨,그림,과학기술,무예 등에 뛰어난 만능인……. 그런가 하면 천민 출신 의빈 성씨와의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를 남긴 한 인간으로서의 정조대왕! 이것만으로도 저절로 훌륭한 드라마 한 편이 탄생하게 돼 있다고 나는 자신해 왔고, 또한 지금도 그러하다. ‘동화처럼 아름답고 무협지처럼 흥미진진’하리라는 기대는, 이처럼 인간 이산의 삶에 근거하기에 가장 먼저 나를 매료시켰다.
이병훈 (드라마 이산 감독)
소설로 먼저 만나본 <이산>은 기대를 뛰어넘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그동안 내가 써온 드라마 <주몽> <허준> <상도>가 텔레비전에서 시청자를 만났듯 이번에는 역할을 바꾸어 내가 독자의 입장이 되어 소설로 먼저 <이산>을 읽었다. 드라마를 쓰고 보는 동안에는 몰랐던 재미를 소설 <이산> 속에서 발견한 체험은 신선했다. 소설가의 필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어서도 그렇거니와 애초부터 기대를 모았던 이산의 드라마틱한 삶이 제대로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소설 <이산>이 특히 재미있는 까닭은, 드라마와는 다른 소설 고유의 영역에 있다. 구태여 그것을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드라마를 사랑하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소설 <이산>이 ‘드라마에서 미처 담지 못했던 풍부한 이야기들로 색다른 재미’를 줄 것이라는 확신만큼은 말해둘 수 있다.
최완규 (드라마 주몽, 상도의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