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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국을 찾아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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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국을 찾아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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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8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99쪽 | 720g | 210*297*30mm
ISBN13 9788987608075
ISBN10 8987608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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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10/14 조창완(chogaci@hitel.net)
중국에 다녀온 사람들은 크게 두가지 부류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하나는 우리보다 뒤쳐진 문명 탓에 불편함을 겪고 와서 학을 띠는 사람과 하나는 중국 사람들의 넉넉한 사고와 문화로 즐거움을 얻고 온 사람. 내가 접한 사람들의 상당수는 전자에 가까웠다.

북경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안개가 낀 것처럼 희뿌연 하늘을 접해야 된다는 것에서부터 적지 않은 반감을 갖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지난해 추석즈음에 중국 여행에서 기분 좋은 단상들을 많이 가지고 돌아왔다. 아마 상대적으로라도 중국에 대해서 많이 알고 갔던 탓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운좋게 곳곳에서 만난 이들이 정감있는 이들이었다.

한 나라에 대해서 아는 것, 그래서 그 나라를 소개하는 역사서를 쓴다는 것은 결코 싶지 않다. 미국인이 중국에 관해 쓴 저작들은 훌륭한 것이 많다. '중국의 붉은 별'을 쓴 에드가 스노우, 님 웨일즈, '대지'의 작가 펄벅 등. 그들은 격랑기로 분류될 중국 근대사의 격변기에 중국에 들어갔고, 아름다운 저작들을 남겼다.

이제부터 그 명단에 빼놓으면 안될 사람을 하나 만났다. 다름아닌 조너선 D. 스펜스다. 지식인으로서 자기 고국이 아닌 나라에 대해 그 정도로 관심을 연구하고, 그 연구대상인 나라의 역사를 이렇게 관류할 수 있다는 데서 나는 작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그가 얼마전 내놓은 '현대중국을 찾아서'(이산 간)를 읽었다.

흔히들 역사서가 재미가 없는 것은 현재와는 거리가 있는 옛날 이야기다 보니 자연히 고루하게 느껴지고 흥미를 잃어서다. 하지만 스펜스의 책은 그 방대한 분량에서 불구하고,(이 책은 두권으로 1천 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이다) 역사가 얼마나 살아있으며 흥미롭다는 것을 보여준다.

책은 중국에 만주족의 정권인 청나라가 세워지기 전인 명말기에서 시작한다. 명나라 패망의 맹아를 보는 것에서 시작된 이 책은 나를 시종일관 끌고 다니고 있었다. 내가 이 책에 매혹됐던 것중에 하나는 스펜스가 역사와 문화를 절묘하게 조화시키는 힘이 있었던 탓이 컸을 것 같다. 간간히 시나 그림 등을 인용하는 것은 매혹적인 글쓰기 방식이다.

이 책은 중국의 400년 가량을 다루고 있는 책이지만 읽다보면 세계사적인 흐름까지도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한 나라의 정권이 바뀌고 부패하고, 다시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는. 또 그속에서 민초들은 항상 힘들어 하지만 다시 일어서고 하는. 특히 전에 알지 못했던 중국인들의 이민사와 애환은 독자들에게 잘 전달된다. 특히 중국 역사에서 서양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있기에 얼마나 힘들었을지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왕부지나 구옌우, 캉유웨이, 량치차오 등 여러학자들의 족적을 중국 역사의 흐름 속에서 살필 수 있다는 것도 즐거웠다. 특히 1900년대 들어서면서 우리나라와 일본, 베트남 등의 관계를 살필 수 있는 것도 즐거움이다. 비극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지만 달라이 라마와의 갈등에 의한 티벳의 문제도 볼 수 있었다. 면밀하게 보면 중국 불교 문제도 살펴볼 수 있다.

문학에 있어서는 '홍루몽'의 의의나 후스, 딩링 등의 인물을 역사속에서 만날 수 있다. 스펜스가 문학작품이나 문화에 많은 지식을 갖고 있어선지 역사의 곳곳에 그들을 집어넣어 독자의 흥미를 돋운다.

특히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 미국 등이 중국이 가지고 있는 자원이나 인력을 갖기 위해 벌이는 방식들에서 서구의 지나친 패권주의의 문제를 상당부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그가 미국이라 미국에 비교적 호의적인 것은 숨길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영국이 중국에서 은(銀)을 확보하기 위해 아편을 파는 행위는 정말 비열한 서양인들의 술책을 보여준다. 얼마전 아이리스 의 책으로 구체적으로 소개된 일본의 중국점령후의 횡포도 면면히 살필 수 있다.

태평천국의 난이나 최근에 영화로 만나는 문화혁명의 광기들은 우리가 중국 영화를 볼 때 작은 부분으로나마 느끼는 것들이다. 이 책은 그런 것들을 살아나게 하는 힘을 주고 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산 스펜스의 책 '천안문'에서 구체화되지만 중국 현대사의 현장인 천안문광장의 역사도 볼 수 있다. (곧 천안문에 관한 평도 쓸 듯) 책의 후반부에 집중되는 것은 당연히 국민당과 공산당의 대결, 마오쩌둥이 위치를 다지기 위한 방식들이다.

초반에 기술했듯이 그는 중국 근현대사를 꽤뚫어보면서 해박한 지식을 동원해 책을 이어간다. 하지만 스펜스 역시 한계가 있다. 그가 표피적인 역사를 관류할 수 있었지만 유불선에 기초한 중국인들의 가치관 내부를 보는데는 아직 미숙하다는 것이다. 한족과 이민족의 정권의 오가면서 이루어진 가치관, 특히 유교나 도교가 끼친 사고는 아직 이해가 부족한 느낌을 받았다. 이런 유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통해 한 중국400년 역사 산책은 정말 즐거운 여행이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모든 것이 번성하고 하늘이 보호한다
사람들은 영웅이다. 이곳은 유명하다

그러나 이것을 광둥식 억양으로 읽어서 그 발음대로 재해석하면, 글은 몹시 우울해진다.

모든 것이 분열되고 하늘이 폭팔한다
사람들은 사라진다 이곳은 헐벗었다.

글쓴이는 중국인이 믿는 것은 첫번째 슬로건이 아니라 두번째 슬로건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 p.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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