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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의 다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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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의 다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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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4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186쪽 | 345g | 152*220*20mm
ISBN13 9791195710058
ISBN10 1195710054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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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엄청나게 많은 학생들이 시위를 하고 있었어. 근데 경찰들이 와서는 학생들이랑 막 싸우기 시작하는 거야! 학생들은 돌을 던지고 경찰들은 눈물 가스를 쏘아대고 난리도 아니었다니까!”

“아이스티 좀 드릴까요?”
나는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물었어요. 이제는 내 귀에 다 들릴 정도로 심장이 쿵쿵 뛰었어요.
내가 친절하고 상냥하게 군다면 군인들도 그럴 거야. 아마 내가 준 음료수를 마시고 나면 그냥 가 줄 거야. 꼭 그렇게 되어야 했어요. 지금 다락에 숨은 학생들을 지킬 수 있는 건 나뿐이었으니까요.

우리는 바깥에서 나는 총소리와 양림동 선교 마을 바로 가까이에서 맴도는 헬리콥터의 소리를 들으며 겁에 질려 옹송거리며 모여 있었어요. 혹시라도 빛이 새어 나갈까 봐 불도 켜지 못했어요. 소리 내어 기도하기조차 어려웠지요. 나는 속으로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하느님, 우리가 안 보이세요?
광주를 잊어버리신 거예요?
막내 고양이는 왜 데려가신 거죠?
더 이상 우리를 사랑하지 않나요, 그렇죠?
기도가 아니라 끊임없는 질문들이 마음속을 가득 채웠어요.
새벽녘에 아기가 무엇엔가 소스라치게 놀란 듯이 갑자기 깨어 울기 시작했어요. 모두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좀 해 봐요.”
누군가 속삭이듯 말했어요.
“나는 죽기 싫다고요.”
겁에 질린 한 학생이 울먹이며 말했어요.
나는 엄마 품으로 파고들었어요. 만약 선교 마을을 수색 중인 군인들이 아기 울음소리를 듣는다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랐어요.
우리도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대령의 아이들처럼 도망쳐야 할까요? 헬리콥터가 공중에서 날아다니며 총을 쏘아대는 이 한밤중에?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1980년 오월 초, 제니네 가족이 큰언니의 졸업 공연을 보러 대전에 다녀온 후 광주는 전과 달라져 있었다. 며칠 째 시내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던 것. 양림동의 조용한 선교 마을에 사는 제니에게 시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저 시끄러운 퍼레이드 같았다. 친구 브랜트도 시내에 나갔다가 군인들이 학생들과 싸우는 모습을 보았다고 했다. 눈물 가스를 학생들에게 쏘았다는 것이었다. 놀라운 이야기이긴 했지만 제니에게는 더 중요한 일이 있었는데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들에게 좋은 이름을 지어 주는 거였다. 하지만 이후 광주에는 점점 더 무서운 소식들이 들려왔다. 이제는 군인들이 학생들을 잡아가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제니의 부모님의 위험을 무릅쓰고 학생들을 다락방에 숨겨준다. 제니는 부모님이 안 계실 때 학생들에게 물과 음식을 가져다주었는데, 그것은 꼭 새끼 고양이 돌보기랑 비슷했다. 제니는 다락에 있는 새끼 고양이들 중 막내 고양이가 물과 우유를 먹지 않아 걱정이 되었다. 이후 광주가 곧 봉쇄될 거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시외전화도 끊겨 대전의 언니들에게 연락을 할 수도 없게 된다. 총소리 때문에 무섭고 귀가 아프다던 마이클 오빠와 친구 브랜트의 가족이 대전으로 간신히 피신한다. 그리고 제니가 혼자 있을 때 수색 나온 군인들이 제니네 집에 온다. 제니는 다락의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군인들에게 아무렇지 않은 척 아이스티를 대접한다. 군인들이 다녀간 후 막내 고양이가 죽은 채 발견된다.

이제 시민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군인들과 싸우기 시작했다. 제니의 아빠인 헌틀리 목사는 광주기독병원 원목으로 일하면서 부상당한 사람들의 사진을 찍었다. 시위가 열리는 시내에 나가 죽은 사람들의 사진까지 찍었다. 아빠는 광주의 일을 기록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제니는 끔찍한 사진들을 찍는 아빠가 낯설고 걱정스럽기만 했다. 군인들이 광주 밖으로 빠져 나가고 며칠 동안 총소리가 멎었다. 제니는 이제 모든 것이 좋아질 거라고 기대하지만 5월 26일 밤부터 총소리가 다시 시작되었다. 스무 명 넘는 사람들이 제니의 지하 방에 불도 켜지 못한 채 숨을 죽였다. 그중엔 아기도 있었는데 새벽녘 갑자기 깨어 울기 시작한 것이었다! 바로 그 시각 도청에서는 죽음을 각오한 시민군의 마지막 전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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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5.18의 역사를 가르칠 때마다 막연한 슬픔과 공포의 감정만 남기는 것은 아닐까 고민되는데, 이 책은 1980년 당시 9살이었던 제니가 겪은 실화를 담담하게 들려주어 어린이들이 자신의 눈높이에서 ‘광주의 오월’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끔 도와준다. 이 책을 읽는 학생들에게 5.18년 슬프지만 희망적인 역사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 조순미 (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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