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박영선 목사 설교선집’이 이제 새로운 옷을 입고 『믿음』, 『성화』, 『교회』(개정증보판), 『자유』 네 권으로 독자 여러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2013년 초판을 펴낸 기존 선집 세 권에 『자유』가 추가되어 완성되는 셈입니다. 왜 우리는 오늘날 여전히 박영선 목사의 설교를 읽어야 할까요? 그 이유는 한마디로 그가 지난 40여 년 동안 설교에서 오직 하나님만 드러내려고 힘써 왔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것이 교회를 서거나 넘어지게 하는 근본 문제라는 설교자의 큰 확신에 바탕을 둔 것이겠지요. 후반기 설교에서는 ‘인간의 자유’ 문제도 깊이 있게 다루는데, 이로써 그가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대한 오해 곧 기계론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신앙 사유도 우리에게 제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박영선 목사가 인간의 자유 문제를 다루어 설교함으로써 복음주의적 한국교회에 유익을 남긴 부분이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인간의 자유에 대해 말은 많이 해왔지만, 사실 속 시원한 이해가 없어 오랫동안 답답한 면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그의 설교들이 한 줄기 빛을 비추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답답했던 신앙 이해에 어떤 숨통을 틔워 준 것입니다. 이제 신앙의 문제를 생각하려 할 때 어떤 숨 쉴 공간이 우리에게 생긴 것입니다. 젊은 날에 교회의 인습과 틀이 자신을 가두어 둔 담벼락을 저 뒤로하고, 말씀을 진지하게 사색할 수 있는 설교 후반기에 이르러 신앙과 자유의 관계를 풀어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모든 작업을 통해 독자들이 박영선 목사의 삶과 신앙, 설교에 보다 쉽고 친근하게 다가서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14-17쪽 ‘엮은이 서문’」중에서
우리는 살아내야 합니다. 인생은 고난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예수 믿는다고 마음이 평안하고 감격스럽고 좋아서 미치겠고 하는 것은 없습니다. 물론 잠깐씩은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괴롭습니다. 세상이 만만하지 않기 때문이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넉넉하게 주시지 않는 현실을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넉넉하게’는 우리가 말하는 건강, 지위, 재산 같은 것들입니다. 우리가 그런 것을 요구하는데 하나님은 결단코 넉넉하게 안 주십니다. 그러니 괴롭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자기 육체에 채운다고 고백하지 않습니까? 자기 육체에 채웁니다. 기도하고 성경 읽어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살아내야 합니다. 무엇을 살아낸다는 것일까요? 여러분 각자에게 준 시간과 공간의 자리에서 살아내는 것입니다. 누구의 남편이고 누구의 아내이고 누구의 아버지이고 누구의 어머니이고 하는 그 자리입니다. 시댁이 있고 처가가 있고 사돈의 팔촌이 있고, 어려운 정치 형편이 있고 경제의 위기가 있고, 취직이 안 되고 내가 응원하는 야구단은 계속 지는 이런 현실이 바로 자기 자리입니다.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예수님 안에서 본 자, 십자가로 부활을 만드시는 하나님의 자녀, 그 부활 생명의 증거와 약속과 복을 받은 자, 그것의 완성을 기다리는 자로서 이 세상이 주는 현실적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는 것이 살아내는 것입니다.
---「76-77쪽 ‘05 선택권, 자유인이 갖는 권리’」중에서
시간이 가는 것은 무엇이냐고요?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되어 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그 속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겁을 낼 이유가 없습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말의 뜻을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내가 그 완성으로 가는 여정 속에서 지금 여기에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이것은 나 하나의 구원을 말하는 정도가 아닙니다.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라고 말씀하지 않습니까? 그 새로운 피조물이란 새로운 세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모든 것이 달라 보입니다. 여러분의 존재, 여러분의 결정, 여러분의 처지, 여러분이 지금 풀어야 할 그 산더미 같은 문제들이 다 반전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것은 이 믿음을 갖고 그 모든 짐, 그 모든 위기를 명예로 짊어지는 것이어야 합니다. 멋있게 웃어야 합니다. 여러분을 보는 사람들이 여러분을 통해 희망과 생명과 영생과 기쁨과 하나님을 보게 하십시오.
---「210쪽 ‘16 시간을 마음껏 주시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