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것이 득실댄다. 이들 모두는 각자만의 장기를 쏟아부으며 고객의 돈과 시간을 잡고 있다. 누군가는 비싼 콘텐츠를 팔고, 누군가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유혹하며 또 누군가는 콘텐츠는 공짜로 보여줄 테니 들어오기만 하라고 한다. 2022년 말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광고를 시청하면 구독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을 출시한 것도 바로 이 맥락이다. 이쯤 하면 모든 사업자가 한풀 숨을 죽이는 것은 당연해보인다. 바야흐로 느린 성장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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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사업모델의 확장이 아니더라도 한국시장의 콘텐츠 산업에서도 프랜차이즈란 말을 자주 쓴다. 최근 예로는 시즌2와 시즌3 모두 천만 관객을 모아, 이른바 쌍천만 흥행 신화를 쓴 〈범죄도시〉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단순히 동일한 제목과 스토리 설정에 대한 유사성을 갖고 이어가면 통상 프랜차이즈라고 부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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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광고가 더 먹히기 어려운 시대다. 이미 명민한 마케터들은 “마케팅이 잘 안 먹혀”라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물론 아예 안 통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과거에 비해서 투자비용 대비 마케팅 효과가 덜하다. ROI(투자자본수익률)가 낮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검색과 검증의 시대에 콘텐츠의 가장 큰 미덕은 콘텐츠의 존재 자체만으로 스스로 마케팅 효과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엔 프랜차이즈만 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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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는 고글형 글라스를 출시하며 교감을 최우선시했으나 콘텐츠를 괄시했다. 반면, 팀 쿡은 최절정의 순간에 밥 아이거에게 마이크를 넘기며 콘텐츠와 한 몸이 될 애플의 미래를 전 세계에 공표했다. 하이테크가 스토리가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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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조사 결과가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2년은 역대 가장 많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만들어진 해다. 미국의 OTT, 지상파와 케이블TV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역대 최대인 2,024편을 기록했고 이는 전년 대비 137편이 증가한 수치다. 참고로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시장 체력이 약화된 상황이기에 2023년 결산은 일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여 년간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플랫폼이 과잉 공급되며 콘텐츠가 넘쳐났는데, 2022년에 피크(Peak)를 찍은 것이다. 한마디로 2022년은 피크TV의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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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의 글로벌 바이럴이 K-드라마, K-무비, K-예능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리얼리티쇼와 다큐멘터리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대한민국 다큐멘터리 역사상 최초로 2007년 에미상 최우수 다큐멘터리 후보에 올랐던 KBS 〈차마고도〉의 격을 갖춘 K-글로벌 다큐멘터리를 다시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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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블룸버그》의 CEO 스콧 헤이븐스(Scott Havens)는 “지금이 다큐멘터리와 인포테인먼트의 전성시대는 아니지만 어떤 플랫폼이든 이들 콘텐츠가 먹히고 있다”고 했다. 왜일까. 지극히 사실을 전달하는 뉴스에도 설득이 필요한 시대, 그래서 뉴스도 콘텐츠가 돼야 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러하다.
--- p.93
유튜브는 레드오션의 길을 걸어왔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블루오션을 창조해내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유튜브 쇼츠’였다. 특히 초기 쇼츠에 뛰어든 수많은 채널은 상대적으로 적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어 냈다.
--- p.105
〈무철부부〉 사례는 앞으로 마이크로 유튜브 마케팅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상품의 타깃에 부합한다면 아직 규모가 크지 않은 유튜브 채널이라 할지라도 얼마든지 협업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에 대비해 구독자 타깃을 명확히 하고, 상품을 콘텐츠로 녹이기에 적합한 톤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 p.110~111
앞으로는 유튜브를 통해 퍼스널 브랜딩에 집중하고 전문가로서 나의 가치를 업그레이드하게 될 것이다. 조회수 기반의 광고 수익 관점에서 본다면, 유튜브는 이미 엄청난 레드오션이다. 하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효율적으로 드러내는 수단으로서 바라본다면 유튜브는 언제나 블루오션일 수 있다.
--- p.124
그러나 흥미롭게도 국내 키즈 시장은 하나뿐인 자녀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VIB(Very Important Baby) 현상과 부모와 양가 조부모, 이모, 삼촌까지 온 가족이 1명의 아이에게 지갑을 여는 에잇 포켓(eight pocket) 현상이 맞물려 오히려 시장 규모 면에서 성장 중이다.
--- p.133
비단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다. 핑크퐁 앱 시리즈는 영미권 국가에서 키즈&교육 카테고리의 다운로드 및 매출에서 상위 랭크를 기록했다. 모바일에서 영상과 게임을 판매하며 얻는 인앱(In app) 매출은 회사 초창기의 주 수입원이 됐다. 비록 지금은 아기상어 콘텐츠들이 유명세를 타서 핑크퐁 하면 유튜브가 먼저 떠오르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핑크퐁 콘텐츠의 시작은 모바일 앱이었다. 그러니까 핑크퐁이야말로 디지털 네이티브 키즈 콘텐츠의 시초라고 말할 수 있겠다.
--- p.154
아기상어를 포함한 더핑크퐁컴퍼니의 매출은 IP를 활용해 동영상, 음원 등을 제작해 유통하는 콘텐츠 영역과 이를 활용한 MD, CP라이선스, 공연 등 다양한 곳에서 나온다.
--- p.161
〈캐치! 티니핑〉이 시장을 사로잡기 전까지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마법소녀물로는 〈시크릿 쥬쥬〉(2012)와 〈소피 루비〉(2016) 등이 인기를 끌었는데, 매년 새로운 변신로봇물이 등장하고 인기를 얻는 남아 시장에 비교하면 꽤 오랜만의 대흥행인 셈이다.
--- p.169
더 나아가 디즈니 레시피를 뛰어넘는 우리만의 IP 전략 지도와 K-콘텐츠 레시피가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콘텐츠에서 프랜차이즈 IP로 무궁무진한 확장 가능성이 많다는 점에서 키즈 콘텐츠는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원천 IP 기반의 사업이며, K-키즈 콘텐츠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
--- p.183
앨범 규모의 성장이 공연 모객의 확대를 이끌고, 다시 구보 판매를 증가시키며 아티스트가 신보를 발매할 때 폭발적인 화력으로 드러나면서 커리어 하이를 이끄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것이 나에게 생소한 아이돌이 글로벌 대스타가 된 배경이다. 어느 하나만 잘한 것이 아닌, 모든 부문이 조화롭게 잘 맞으면서 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 p.198
미국이라는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지 몇 년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미국 현지화 아이돌 프로젝트까지 준비하고 있는 모습에서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미국 현지화 전략도 성공한다면, 글로벌 1위와 2위인 시장에서 메인스트림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짜릿하지 않을 수 없다.
--- p.210
콘셉트가 중요해지고 있는 시대다. 매년 다양한 아티스트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고, 그 안에서 성공하는 아티스트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K-팝이라고 하지만 이제 경쟁의 시장이 한국이 아닌 미국이 됐다. 이제 다양한 K-팝 아티스트들이 미국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한 음악을 자주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앞으로 강렬하고 화려한 K-팝 특유의 음악적 색채가 어떻게 다채로워질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겠다.
--- p.215
이제 기업들도 “광고도 콘텐츠”라는 공식을 이해하여 자사 유튜브 채널들을 운영하고 있다. 그들에게 남은 과제는 “이것을 어떻게 잘 활용하는가?”다. 기업은 이에 대한 전략으로 웹예능을 택한 듯하다. 기업이 운영하는 유튜트 채널들에서 우리는 웹예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웹예능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p.235
전 국민 누구나 알 만한 대기업의 공식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계정에 들어가 보면 생각보다 구독자의 반응이 없고 썰렁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들이 많다. 마케팅 비용을 충분히 쓰고 있을 기업임에도,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 p.250
기업 채널도 새로운 채널을 따로 운영하며 명확한 채널 정체성을 구축하기도 한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뷰티포인트 Beauty Point〉와 컬리가 운영하는 〈일일칠 - 117〉이 대표적이다. 컬리의 공식 채널 〈컬리〉는 브랜드의 TV 광고 콘텐츠와 다양한 기업 소식을 전달하고, 〈일일칠 - 117〉은 음식을 주제로 한 웹예능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아예 새로운 채널을 운영하며 채널 정체성을 확실하게 확보한 셈이다.
--- p.252
틱톡이 Z세대에게 끼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방대하다. 틱톡이 그저 Z세대가 온라인에서 가볍게 즐기는 콘텐츠들이 가득한 플랫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이미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거대한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고, 그 영향은 갈수록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 p.285
실제로 #BookTok은 해시태그 조회수 1,600억 회 이상을 기록할 만큼 틱톡에서 유명한 커뮤니티 중 하나인데, 헬로 선샤인과의 협업을 통해 신진 작가들에게 목소리를 낼 기회를 제공하고 양질의 스토리텔러를 발굴해 더 나아가 이들의 작품을 드라마 혹은 영화화하면서 콘텐츠 시장의 선순환을 유도할 수 있다. 즉, 플랫폼의 화제성을 높여 더 많은 유저의 방문율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 p.300
소비자들의 관심이 옮겨 감에 따라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으로, 다시 틱톡으로 변하면서 시장을 선도하는 플랫폼이 바뀌어 온 것처럼 틱톡의 인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다. 다만 지금 미디어 시장의 중심에 틱톡이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 p.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