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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랄프 로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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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랄프 로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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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4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418g | 145*210*30mm
ISBN13 9788954645089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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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지나치게 능숙해서 가끔 의심스럽다는 비평가의 불평을 아무나 들을 수 있는 건 아니”(신형철)란 평과 함께 뜨거운 지지를 받아온 손보미의 첫 장편. 모든 게 부서졌다는 절망에 휩싸였을 때 들려오는 노크 소리. 그가 마련해둔 다정한 세계에서 그 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보자. - 문학MD 김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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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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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은 여전히 내게 복잡한 방식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나는 그냥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미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일 뿐이다.”--- p.27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게 생각만큼 어렵거나 나를 고통스럽게 만들 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그저 나 자신에게 상기시키고 싶을 뿐이었다.--- p.30

밤 열시의 강남역, 밤 열시의 맥도날드, 밤 열시의 나는 거기에서 그전까지 한 번도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본 적도 없는 여자애와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랄프 로렌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어하는 그녀의 마음이 굉장히 진지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수영을 도와야만 한다고, 그런 식으로 모든 것이 정해져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때, 내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인 듯한 느낌을 받았다. 섀넌 헤이스라면 아마도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런 게 사랑이죠. 안 그래요?”--- p.73~74

“모든 건 다시 돌아오게 되어 있단다. 그냥 사라지는 건 없어.”--- p.93

“언니에게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다는 건 아주 나중에야 알게 되었죠. 언니가 결혼하기 전날, 엄마는 언니에게 그냥 기다리라고 말했어요. 역시 나중에야 난 그게 아주 끔찍한 말이라는 걸 알게 되었죠. 물론 그후로 언니는 잘살았어요. (…) 죽을 때 언니가 그러더라고요. 얘, 로라, 인생은 참 길구나. 그 말을 잊을 수가 없어요.”--- p.267~268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해도 서로-에게 암흑과- 같은 시간을- 주게 되는- 거겠지. 그건- 때로는- 선물-이야. 안 그런가?”--- p.289

살아 있는 사람들은 부고를 통해 죽은 사람에 대한 모든 감정-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을 간결하고 우아하고 진실된 문장으로 ‘공식적으로’ 표현하고 싶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 그래야만, 살아 있는 사람들은 ‘정말로’ 죽은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리라.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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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어떤 작가에게나 쓰지 않고 넘어갈 수 없는 소설이 있다. 쓰지 않고는 스스로를 넘어설 수 없는 소설. 누가 뭐래도 지금 완성해야만 하는 소설. 손보미의 첫 장편을 기다린 사람이 나만은 아닐 것이다. 마침내 세상에 나온 그의 장편을 읽으며 나는 『디어 랄프 로렌』이 손보미라는 작가에게 바로 그 소설임을 알았다. 견고하던 세계에서 미끄러진 한 남자의 특별한 여정을 통해 작가는 희미해져가는 것처럼 보여도 결코 지워지지 않는 것들, 사라지지 않는 진실한 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상대로 근사하고 예상보다 다정하다.
정이현(소설가)

랄프 로렌, 이 난데없고 상투적이며 몰개성적인 이름에서 무모하게 시작된 기억의 활동들은 신기하게도 어느새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방식으로 생동하는 이야기가 되어간다. 그것은 듣는 이와 말하는 이, 과거와 현재, 삶과 죽음, 한국어와 영어, 내용과 형식, 궁극에는 ‘나’와 낯선 타인들 사이에서 거듭 미끄러지고 간극을 발견함으로써 질문을 꺼뜨리지 않는 겹겹의 이야기다. 성취와 효용이 아니라, 실패와 무용함의 힘으로 세계의 잠재성에 응답하는 쓸쓸하고도 역동적인 기억들의 서사. 목적지를 잃어야만 활기를 발견하는 세계란 이런 것이다.
남다은(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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