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정치, 경제적인 안정에 과학과 문화의 발전까지 뒤따르면서 누렸던 ‘벨에포크(Belle Epoque)’, 즉 ‘아름다운 시절’은 도시 재건사업을 통해 현대화된 파리에서 펼쳐졌습니다. 고갱, 르누아르, 모네, 피사로는 역사나 신화와 같은 과거의 이야기 대신 벨 에포크 시기의 파리를 캔버스에 옮기기 시작했고, 이것이 바로 현대미술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인상주의 미술의 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1900년 피카소는 벨 에포크 시기 파리의 발전상을 전 세계에 과시하는 장이었던 만국박람회를 관람하러 파리를 처음 방문합니다. 달리, 미로, 샤갈도 뒤를 이어 미술의 수도에서 활동하고자 파리로 왔습니다. 『MMCA 이건희 컬렉션특별전: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은 다양한 이유로 벨 에포크 시기의 파리에 모이게 된 8인의 거장이 만들어낸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기획의 글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전유신(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중에서
또한, 피카소는 도자의 전통과 언어를 잘 이해하는 것에서 나아가 하나의 예술 형태로서 그 가치와 의미를 확장했습니다. 그는 회화 작가로서 출발하였기에, 도자가 가진 제약점을 두려워 하지 않고 다양하고 실험적인 시도를 통해 점토가 가진 표현적 특성과 이미지를 다채롭게 적용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도자 예술의 형태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이는 과거의 도예 분야에서 분리하던 형태와 장식을 일치시켜 도예의 새로운 방식을 보여주며, 전통적인 실용 도자에서 벗어나 주관적이고 감성적인 조형 도자로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피카소의 초기 도자작품은 1950년대부터 추상표현주의를 도자기에 접목해 “도예혁명”이라 평가받는 현대도예의 아버지 피터 볼커스(Peter Voulkos, 1924-2002)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도자 개념의 변혁을 이끌었습니다. 덧붙여 ‘피카소 에디션’의 제작과 배포로 도자가 더욱 친숙하고 접근 가능한 영역으로 확장되었을 뿐만 아니라 도예가들에게도 하나의 자극으로서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에세이 피카소 도자, 모두를 위한 예술」, 도화진(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