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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침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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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침묵하지 않는다

: 히틀러에 맞선 소년 레지스탕스

필립 후즈 저 / 박여영 역 / 용혜인 감수 | 돌베개 | 2016년 05월 0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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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5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472g | 152*214*16mm
ISBN13 9788971997253
ISBN10 8971997257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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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자 : 용혜인
청년 운동가이자 정당인으로,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재학 중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정부 대응에 항의하는 침묵시위를 제안했다. 현재 노동당 청년학생위원장이자 인권네트워크 ‘사람들’ 대표 및 4·16연대 운영위원이며, 팟캐스트 「절망라디오」의 진행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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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스 형과 나, 가까운 친구들은 우리 정부가 너무나 부끄러웠다. 적어도 노르웨이 희생자들은 자랑스러워할 만한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 우리의 작은 군대는 4월 9일에 채 몇 시간도 안 돼서 독일군에 항복했다. 이제 우리에겐 무기를 든 채 군복을 입고 우리를 위해 싸워 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우린 지도자들에게 분노를 느꼈다. 한 가지는 분명했다. 덴마크에서 레지스탕스로 활약할 수 있는 건 훈련받은 군인들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이라는 사실이었다. --- p.28, 2.자전거 탄 소년들

모든 책상과 의자들을 굽어보는 위치에 커다란 히틀러 사진이 걸려 있었다. 우리가 거기 있는 걸 안다는 듯 그의 눈이 차갑게 우리를 주시했다. 우리는 벽에 박힌 못에서 액자를 떼어 내 책상 위에다 박살을 냄으로써 히틀러를 해방시켜 주었다. 사방으로 유리 조각이 튀었다. 우리는 초상을 마룻바닥에 내동댕이치고 그의 얼굴 위에서 차례로 춤을 추었다. 그런 다음 모든 설계도와 영수증과 명함을 한 더미로 쌓아 올린 뒤, 케이크 위에 체리를 올리듯 히틀러의 잔여물로 그 위를 장식했다. --- p.59, 4.숨 쉬는 법 배우기

우리는 수도원을 나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헬게의 자전거를 밀어 주고, 다리를 향해 비틀비틀 가는 그를 지켜보았다. 휘청하며 첫발을 내딛는 모습이 꼭 자전거를 처음 배우는 아이 같았다. 헬게는 가다 말고 자전거에서 내려, 소총을 숨긴 뻣뻣한 다리로 몇 발씩 걷기도 했다. 자전거에 다시 오르기도 버거워 보였다.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중무장한 보초들이 지키고 선 다리에 도착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신분증을 내놓으라고 하고 몸수색을 하면? 어찌어찌해서 그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뇌레순뷔 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세 단원은 처음엔 그가 구부정한 자세에 뻣뻣한 다리를 하고 다가오는 걸 보고 놀려 댔지만, 그 모습이 아주 심각한, 아마도 목숨을 건 상황임을 깨닫고는 웃음을 멈췄다. --- p.94-95, 7.무기, 무기, 무기

마음이 이리저리 방황하기 시작했다. 독일이 이기면 내 인생은 어떻게 되나. 히틀러가 밀어붙이는 대로 우리가 지배 인종의 길에 들어서서 그가 내세우는 대로 세계를 지배하는 종족이 되고, 다른 패배한 국민들은 주인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예처럼 일하는 삶을 살게 된다면? 망할 놈의 나치가 승리하면 처칠 클럽이나 우리 같은 사람들은 지하로 더 깊이 숨어들게 될 것이다. 누군가는 희망을 되살려야 하니까. --- p.98, 8.외로운 밤

모든 문제의 핵심은 무기였다. 그들이 염려한 건 그거였다. 무기를 왜 훔쳤는가. 그걸로 뭘 할 작정이었나. 우리 변호사도 그랬지만, 확실히 덴마크 정부는 우리가 마치 장난감이나 기념품처럼 그걸 친구들에게 자랑하려고, 혹은 훔치고도 무사히 넘어갈 수 있는지 궁금해서 그것들을 수집했다고 증언하기를 바랐다. 우리는 그냥 모험을 찾는 어린애였다고, 우리 입으로 그렇게 말하길 원했다. --- p.144-145, 12.수감된 소년들

소년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수감 생활에 대처했다. 에이길은 절망에 빠지지 않기 위해 애썼다. 그는 나중에 이렇게 썼다. “친구들이 보고 싶었다. 외로움이 정말 컸다. 독일군과의 싸움에 참여함으로써 옳은 일을 한 거라고 스스로 믿으려고 했다. 하지만 외로운 시간이 계속되자 서서히 의심이 찾아들었다. 나 자신 말고는 대화 상대도 없었다. 감방 불은 저녁 9시면 꺼졌다. 수많은 시간, 나는 침대에 누워 포기하고 싶은 마음, 면도날을 가져다가 손목을 그어 심장을 멈추게 하고 싶은 유혹과 싸웠다. 4시까지는 발각되지 않을 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 p.168, 15.죄수 번호 28번

우리는 식탁에 앉아 우리의 용기를 찬양하는 연설들을 계속 들었다. 하지만 크누드의 말에 우리는 한동안 직면하지 않았던, 마음 깊이 숨겨 둔 현실과 맞닥뜨렸다. 이 나라는 아직 적에게 점령당해 있었고, 여전히 전쟁 중이라는 사실이었다. (중략)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나는 창살 없는 방에 누웠다. 새 삶의 시작인 듯했다. 오늘 밤 우리의 석방을 축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저 친절한 어른들은 세상에 평화가 있고, 적어도 잠시나마 우리에게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 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잠들기 직전 몇 분 동안 머릿속에는 온통 형제들 생각뿐이었다. 한스 예르겐은 오늘 밤 어디 있을까? 알프는? 다들 살아 있을까? 나는 우리가 여전히 알 수 없는 미래로 향하는 여정에 있음을 새삼 떠올리고, 아직도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을 하며 잠에 빠져들었다. --- p.190-191, 16.자유의 첫 순간들

나는 주머니에서 초청장을 꺼내서 대체 거기에 뭐라고 쓰여 있기에 이런 대단한 자리에 나를 앉혔나 하고 들여다보았다. 단순한 명함같이 생긴 카드였다. 내 이름 밑에 직함이 쓰여 있었다. 나를 덴마크 감옥에 2년간 묶어 둔 바로 그 직함이었다. 그로 인해 로봇과도 같은 간수들은 나를 하나의 번호로 축소하려 했다. 덴마크의 가장 암울한 시기, 수천 개의 거실과 부엌과 작업장에서 욕을 먹기도 하고 칭송을 받기도 한 그것. 어린 소년이었던 내가 떠맡아, 남은 평생을 긍지와 함께 지고 갈 이름. 초청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크누드 페데르센
처칠 클럽 단원
--- p.224-225, 18.처칠과 처칠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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