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가 심각해지기 전까지 딥러닝을 통한 자동 진단 연구나 피부 분석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연구원 생활을 했다. 숭실대학교 미디어학과 컴퓨터 비전 연구실을 다니며 공간 인식에 관련된 연구로 공학 석사를 취득했다.
아토피는 아주 어릴 때부터 시작됐다. 아직 아토피에 대한 인식이 전무하던 사회였고, 온갖 민간요법을 따라 알로에, 천년초 등 아토피에 좋다는 것들은 다 먹는 시절을 거쳐야 했다. 스테로이드로 가득 찬 불법 화장품이 판매되던 시절이었다. 어릴 적 심했던 아토피는 청소년기를 지나며 잠잠해졌었다. 그리고 서른 살이 넘어가며 본격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했다. 집과 병원만 전전하는 삶을 살며 면역억제제를 먹어야 했다. 그러다 차도가 없어 중증 아토피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간엽줄기세포 임상실험에 참여하기도 했다.
증상이 심해지며 모든 활동을 그만둬야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공학을 공부하던 기술은 아토피를 치료할 방법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의학 논문들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논문을 찾고 그 참조 논문들을 정리하며 공부해야 하는 것은 다르지 않았다. 온갖 시행착오를 겪기는 했지만 수년 만에 실마리를 찾아 아토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