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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숙을 강요하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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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숙을 강요하는 일본

: 비판이 두려워 생각을 포기한 일본인, 일본 사회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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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135*195*20mm
ISBN13 9791138479325
ISBN10 1138479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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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팬데믹 결과, 세계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고 동시에 사람들의 본성 또한 적나라하게 노출되었다. 위기에 직면하면 인간은 본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말하면 비난받을 것이 뻔하지만 이번 팬데믹 역시 일본인의 본성에서 유발되는 행동의 패턴을 관찰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되었다. 우치다 다쓰루가 저서 『원숭이화하는 세계』에서 통렬하게 비판했던 “지금 당장만 괜찮다면, 나만 괜찮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일본인들의 본심이 낳은 반작용이겠지만 ‘정의’의 가면을 쓴 공격성이 재미있을 만큼 잘 드러났다.
---「머리말」중에서

한국의 경우 “독재 정권은 민주화 운동으로 타도한다.”라는 것이 국민의 몸에 습관화되어 있다. 대통령이 무엇인가 이상한 짓을 하면 수만 명 규모의 시위가 일어나고 이에 따라 지지율이 단숨에 떨어져 정권이 바뀐다. 그런 까닭에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등 한국의 역대 대통령은 퇴임 후 유죄 판결을 받기도 하고 가족이 탈세나 수뢰로 체포되기도 하는 등 대부분이 비참한 운명에 처했다. 타이완 역시 1987년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계엄령이 내려져 있던 나라지만 국민이 스스로 민주적인 정치를 이루었다. 나는 1980년 전후에 자주 타이완에 갔지만 아직 계엄령이 내려져 있던 시대였기에 장제스의 묘 주변에서 곤충을 잡기라도 하면 신고를 받았는지 한밤중에 숙소에 헌병이 찾아오기도 했다. 당시와 비교하면 대만은 무척이나 민주화되었다. 하지만 일본은 자신의 힘으로 정치를 바꾸거나 무엇인가를 쟁취하거나 한 경험이 전혀 없다. 민주주의 역시 미국에게 전쟁에서 진 덕분에 주어진 것이었다. 미국에 점령되지 않았다면 중국 같은 나라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제1장 리스크 제로 증후군이라고 하는 병」중에서

넷 우익이라는 존재의 밑바닥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콤플렉스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고도 경제 성장 시대였던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이후 계속 세계 유수의 경제 대국으로 있어 왔고 1990년대 말까지는 1인당 명목 GDP도 세계 2위였다. 그러나 지금은 26위(2018년)까지 떨어졌고 28위의 한국에 추월당하는 것도 시간의 문제이며 37위의 타이완에게도 조만간 따라잡힐 것이다. 물론 예전에도 콤플렉스는 있었고 재팬 배싱처럼 서구의 대일 감정이 악화되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경제력이 있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리스펙트를 받을 것이라는 환상에 젖어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도 엉망이 되었고 위안을 삼을 것이 없다. 그렇게 된 지금 넷 우익은 어디에 울분을 풀 수 있을까. 클레이머가 무엇에 대해 클레임을 제기하고 넷 우익이 어떤 것에 ‘좋아요’를 누르는지 분석하면 지금의 일본이 어떤 상태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제2장 클레이머와 무책임 사회」중에서

차우셰스쿠는 약 사반세기 동안 루마니아에서 독재 체제를 유지했지만 마지막에는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했던 군에게도 배신당해 결국 혁명군의 손에 의해 공개 처형되었다. 북한도 권력 투쟁에서 진 사람을 사정없이 처형하고 있지만 조만간 자신들이 처형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다수파는 소수파를 배려하는 관용이 필요한 것이지만 지금 일본 사회에서는 관용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는 사회 전체가 각박해지고 많은 사람이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어쨌거나 최저 임금이 낮지만 일단 지금은 어떻게든 먹고살 수는 있다. 그런 생활까지 없어지는 것은 싫은 만큼 좀처럼 변화를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무엇인가를 바꾸면 더욱 악화되는 게 아닐까 하는 공포가 있다. 역시 인간은 굶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인 것이다.
---「제3장 다수파라고 하는 안전지대」중에서

고혈압 기준치는 일본 고혈압 학회가 결정하는 것으로 현재의 기준치는 140/90mmHg이지만 1999년 이전의 기준치는 160/95mmHg이었다. 이런 큰 폭의 변경에 의해 1600만 명이었던 고혈압 추정 환자는 약 3700만 명으로 급증했다. 애당초 고혈압이 몸에 나쁘다고들 하지만 혈압이 높으면 수명이 줄어든다고 하는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연령이 높아지면 혈압이 높아지는 것은 평범한 일이다. 그러나 의사는 건강 진단의 수치를 보고 “이대로는 뇌경색이나 뇌출혈, 심질환 등의 위험한 질병에 걸릴지 모른다.”라고 말한다. “이대로는”, “모른다”라고 하는 미래의 가정형 이야기로 위협하고 건강 진단, 많은 검사, 많은 약물이라고 하는 교묘한 함정에 빠뜨리려고 한다. 암 검진도 무증상일 때는 받든 받지 않든 해당 암에 의한 사망률은 차이가 없다. 역시 건강이라고 하는 것은 자본주의가 사람을 속이기 위한 하나의 커다란 테마가 되고 말았다. 의사는 일본인의 평균치와 차이가 나면 “이상이 있다.”라고 말하지만 사실 사람마다 정상치는 다른 것이고 일본인의 평균치와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이상 수치인지는 알 수 없다. 노인 중에는 전혀 검사를 받지 않아도 장수하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 수치로 의사에게 속아 넘어가는 것만 보아도 일본인은 잘 속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건강 이야기를 꺼내면 간단히 컨트롤되고 만다.
---「제4장 자기 가축화하는 현대인」중에서

시스템을 바꾸려면 가장 먼저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를 모을 필요가 있지만 그때 중요한 것은 ‘반대 정보에 주목하라.’라는 것이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의 툴이 있고 대부분의 장소는 인터넷이 가능한 환경이므로 어떤 문제라도 어느 정도까지는 조사할 수가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궁금한 정보나 자신의 생각을 보충해줄 정보만 찾을 뿐 다른 것은 보려고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아베 정권에서 하는 짓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계속 아베 정권의 정당성에 관한 정보만 인터넷에서 모으고 그것으로 자신의 생각에 대한 정당성이 증명되었다고 생각하는 일이 많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생각과 합치하는 정보만 모았기 때문으로 실제로는 완전히 반대의 내용이 적힌 정보 쪽이 많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과는 반대되는 정보에 주목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무엇인가 알고 싶어 하나의 정보를 찾았다면 그것으로 자신의 생각이 옳았다고 단정 짓지 말고 다음에는 완전히 반대되는 내용의 정보를 찾아야 한다. 그런 작업을 하지 않으면 SNS를 사용한들 쓰레기 같은 정보에 놀아나게 된다.
---「제5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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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책의 저자 이케다 기요히코 교수는 일본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지성인 중 한 명으로 이 책에서도 특유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신랄한 어투로 현재 일본의 현실을 통쾌하게 파헤치고 있습니다.
경제대국이었던 일본이 후진국이 될 위기에 처한 이유는 무엇 때문인지, 이런 일본을 보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점은 없는지 살피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은 10년 늦게 일본을 따라간다고 흔히들 말합니다. 한국이 일본의 실패를 따라가지 않기 위해서 당장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영감을 주는 내용들이 이 책에 많이 담겨져 있습니다.
일본에 관심이 있고 한국의 미래를 걱정하시는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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