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누가 이기고 누가 졌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아이들은 그저 매일 점심시간이면 뛰어 오르내리던 계단이, 운동회용으로 바뀐 그 자체만으로도 신선하고 재미있어서 모두들 꺄아꺄아 소리를 질러대며 오르내렸다... 그 광경은 멀리서 보면 마치 아름다운 하나의 만화경처럼 보였다. 계단이라고 해 봐야 꼭대기까지 모두 합해 겨우 여덟 계단에 지나지 않았지만.
--- p.123,---pp.1-6
토토는 진심으로 후회했다.정말 그랬다.날마다 연필을 깎아 줄 정도로 좋아하는 사람을,왜...씨름 시간에는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던져버렸을까....하지만 이젠 늦었다.토토가 타이의 색시가 될 수 없다는 건 이미 결정나버렸다. (할 수 없지,뭐.그래도 연필 깎아주는 건 계속해야지.) 좋아하는 건 변함없으니 말이다....
--- p.177
제법 분뇨더미가 쌓였을 때였다. 마침 교장선생님이 화장실 뒷길을 지나갔다. 선생님은 뭔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토토에게 가까이 다가와 물었다.
'뭐하는 거니?'
토토는 손을 멈추는 시간도 아까웠다. 그래서 자루바가지를 계속 밀어넣으며 대답했다.
'지갑을 떨어뜨렸어요.'
'그래?'
...(중략)...
어쨌든 다른 선생님들이나 어른들 같으면 이런때의 토토의 행동을 보고 '무슨짓을 하고 있는거야!'라든지 '위험하니까 그만두라'고 말했을 것이고, 또는 반대로 '도와줄까?'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도모에 학원의 교장선생님은
'끝나고 나면 전부 원래대로 해놓거라.'
라는 말 밖에 하지 않았다. 엄마는 나중에 토토한테서 이 얘기를 듣고는 다시한번 (너무 멋있는) 교장선생님이라고 생각했다. 이 사건 이후, 토토는 화장실에서 절대로 아래를 내려다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교장선생님을 '정말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며, 전보다 더 선생님을 좋아하게 되었다.
--- p.57-58
전후를 막론하고 토토의 얘기를 그토록 열심히 들어준 어른은 정말이지 없었다. 한편 아직 1학년 밖에 안 된 토토가 무려 네 시간 동안이나 혼자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얘깃거리를 갖고 있었다는 것을 알면, 엄마나 전에 다니던 학교의 선생님이나 분명 놀랬을 것이다.
--- p.29
저는 제 어머니께 진심으로 고맙단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건 '퇴학을 당했다'는 사실을 제가 스물이 넘을 때까지 단 한번도 말씀하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스물이 지난 어느 날, 어머니가 '그때 왜 학교를 바꿨는지 아니?' 라고 물었습니다.
제가, '응?'하고 되묻자 엄마는 '사실은 너 그때 퇴학당했었단다'라고 가볍게 말했습니다. 만약 그 무렵, '어쩜 좋으니? 벌써 퇴학이라니! 너 만약 요번에 갈 학교에서도 또 퇴학당하면 이젠 정말 갈데 없는 줄 알아!'어머니가 이런 식으로 저를 다그쳤다면 저는 얼마나 비참한 심정으로 겁에 질려 도모에의 문을 들어서야 했을까요.... 그랬다면 그 뿌리난 교문도, 또 전철교실도 그토록 재미있어 보이진 않았을 겁니다. 저는 이런 어머니 품에서 자랄 수 있었던 것, 역시 행복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 p.233 작가후기 중에서
'자, 이제부터 넌 이 학교 학생이다.'
그 때, 토토는 왠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진짜 좋아하는 사람과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렇게 긴 시간동안 자기 얘기를 들어준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오랜 시간 동안 단 한번도 하품을 하거나 지루한 표정을 짓지도 않고, 토토가 얘기할때처럼 똑같이 몸을 앞으로 내민 채 열심히 들어 주었던 것이다.
--- p.28-29
오늘 토토는 난생 처음, 전쟁터에서 부상당한 군인 아저씨가 많이 있다는 병원을 찾았다. ... 여자 선생님은 병실 한 가운데다 아이들을 모아 놓고 먼저 군인 아저씨들에게, '여러분, 문병을 왔습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아이들도 따라 고개를 숙였다.... 토토는 여전히 잠자코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역시 토토가 모르는 노래였다. 토토는 도모에 학원의 대표로 부르기에는 도모에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가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숨을 들이쉬고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꼭꼭 씹어요 모든 음식을 씹어요 씹어요 씹어요 씹어요 모든 음식을... '고맙구나, 정말 고맙다...' 머리를 쓰다듬는 아저씨의 눈에서는 좀처럼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 p.185
여하튼 농부 선생님은 밭일뿐만 아니라 벌레, 새, 나비, 날씨 등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재미나게 해 주었다. 울툭불툭 마디가 굵지만 건강한 손이, 그런 이야기는 모두 농부 선생님이 직접 체험하고 발견한 것이란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이들은 농부 선생님의 자상한 가르침 아래 땀을 뚝뚝 흘려가며 드디어 밭을 완성했다. 이랑이 어느 쪽에서 보나 좀 삐뚤빼뚤했지만... 어쨌든 완벽한 밭이었다.
이날 이후로 도모에 학원의 아이들은 그 아저씨를 만나면,
"농부 선생님!"
하고 멀리서도 존경어린 목소리로 불렀다. 그리고 농부 선생님은 자기네 밭에 뿌리고 남은 비료를, 아이들이 땀흘려 만든 학교 밭에 뿌려주기도 했다.
아이들이 뿌린 씨앗은 별탈없이 쑥쑥 자라났다.
그리고 날마다 누군가가 둘러 보고 와서는 교장선생님과 아이들에게 상황을 보고했다. 아이들은 '제 손으로 뿌린 씨앗에서 싹이 튼다'는 사실이 얼마나 신기하고 놀라우며, 그리고 기쁜 일인지를 직접 체험을 통하여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들 삼삼오오 모이기만 하면 밭의 성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 p. 165
어쩌면 세상에서 진실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눈이 있어도 아름다운 걸 볼 줄 모르고, 귀가 있어도 음악을 듣지 않고, 또 마음이 있어도 참된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감동하지도 못하며 더구나 가슴속의 열정을 불사르지도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
--- p.97
아마도 교장선생님은 그런 채소들로 반찬을 만들어 저녁을 먹으면서 가족끼리 오손도손 오늘있은 운동회엥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특히 혼자힘으로 일등을 독차지하였고, 그 상으로 저녁식탁을 풍성하게 장식할 다카하시가 '그 기쁨을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바랬을지도 모르겠다. 키도 더 이상 크지 않고 형편없이 작다는 육체적 콤플렉스를 갖기 전에,'일들을 한 자신을 영원히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바랬던 것이리라...
--- p. 126
사실대로 말하자면 토토는 참 서우했다. 하지만 (난 괜찮아도 교장선생님이 난처해지면 안 되잖아)싶어 얼른 결정했던 것이다. 그리고 결심하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남자어른이, 더구나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교장선생님이... 리본 가게를 열심히 찾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니 문득 가엾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정말이지 도모에 학원에서는 이런 식으로 나이에 상관없이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돕는 게 어느 새 일상처럼 되어 있었다.
--- p.184
문자와 말에 너무 치중하는 현대의 교육이, 오히려 아이들이 마음으로 자연을 보고 신의 속삭임을 듣고 또 영감을 느끼는 것과 같은 감성과 직관을 쇠퇴시키지는 않았을까? 해묵은 연못에 개구리 뛰어드는 소리...그 연못 속에 개구리가 뛰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사람이 비단 시인 바쇼만이 아니건만... 게다가 물이 끓는 주전자를 본 사람, 사과가 떨어지는 현상을 본 사람이 동서고금을 두고 와트 한 사람, 뉴턴 한 사람뿐이 아니건만....어쩌면 세상에서 진실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눈이 있어도 아름다운 걸 볼 줄 모르고, 귀가 있어도 음악을 듣지 않고, 또 마음이 있어도 참된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감동하지도 못하며 더구나 가슴 속의 열정을 불사르지도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ㅣ 아닐까...'(-97p)
--- p.97
드디어 토토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산과 들과 바다에서 나는 것'을 먹는 점심시간이 왔다. '산과 들과 바다에서 나는 것'은 다름아닌 교장선생님이 생각해 낸 도시락 반찬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가령 대부분의 교장 선생님들 같으면 도시락 반찬에 대해 '아이가 반찬을 가리지 않도록 연구를 하십시오'라든지 '영양이 치추치지 않도록 부탁합니다'라고 말하겠지만, 도모에 학원의 교장 선생님은 언제나 단 한마디, '산과 들과 바다에서 나는 것을 싸서 보내 주심시오'하고 아이들 부모에게 부탁했던 것이다.
--- p.41
도모에 학원에 관한 추억을 쓰는 것은 제 오랜 숙제 중의 하나였습니다. 모자란 글, 읽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이 글을 모두 꾸며낸 것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일들입니다. 그리고 고맙게도 저는 이런 일들을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그 추억을 글로 남기고 싶어서이기도 했지만 '약속'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밝힌 것처럼 고뱌야시 선생님과 '어른이 되면 꼭 도모에의 선생님이 되겠노라'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족하나마 고뱌야시 선생님이란 존재, 그가 아이들을 얼마나 큰 사랑으로 대했는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아이들을 교육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전하고 싶었습니다.
--- p.230
그때,토토는 왠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진짜 좋아하는 사람과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도 그럴것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렇게 긴 시간동안 자기 얘기를 들어준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그리고 그 오랜시간동안 단 한번도 하품을 하거나 지루한 표정을 짓지도 않고,토토가 얘기할때처럼 똑같이 몸을 앞으로 내민채 열심히 들어 주었던 것이다.
--- p.28,24,29-1
그건 그렇고 이 운동회의 상이라고나 할가, 그것이 또한 교장선생님다운 것이었다. 요컨대 '이등은 무 하나, 2등은 우엉 두 뿌리, 3등은 시금치 한단' 등 이런 식이었으니까... 토토 역시 자기 힘으로 저녁 반차거리를 얻기는 난생 처음이었다.
--- p.124
그 얘기를 해버리고 나자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었다. 토토는 좀 슬픈 생각이 들었다. 토토가 한참동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교장선생님이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리고 토토의 머리에 크고 따뜻한 손을 올려놓으며 말했다.
'자, 이제부터 넌 이 학교 학생이다.'
그 때, 토토는 왠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진짜 좋아하는 사람과 만난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자기 얘기를 들어준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오랜 시간 동안 단 한번도 하품을 하거나 지루한 표정을 짓지도 않고, 토토가 얘기할 때처럼 똑같이 몸을 앞으로 내민 채 열심히 들어 주었던 것이다. 토토는 그때 아직 시계를 볼 줄 몰랐는데 - 그래도 오랜 시간으로 느꼈을 정도니까 - 만약에 시계를 볼 줄 알았다면 틀림없이 더 놀랐을 것이다.
그리고 더욱 교장선생님에게 감사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토토와 엄마가 학교에 도착한 것이 8시였고, 교장실에서 얘기가 전부 끝나고 토토가 이 학교의 학생으로 결정되었을 때 선생님이 회중시계를 보며 '아아, 점심시간이군'하고 말했으니까... 결국 꼬박 네 시간 동안이나 교장선생님은 토토의 얘기를 들어준 셈이었다. 전후를 막론하고, 토토의 얘기를 그토록 열심히 들어준 어른은 정말이지 없었다. 한편 아직 1학년 밖에 안 된 토토가 무려 네 시간 동안이나 혼자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얘깃거리를 갖고 있었다는 것을 알면, 엄마나 전에 다니던 학교의 선생님이나 분명 놀랬을 것이다.
--- p.28-29
교장선생님의 평생 꿈이었던 학교는 지금 화염에 휩싸여 있다. 교장선생님은 그 한가운데 서서 도모에 학원이 불타는 걸 꼼짝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 오랫동안 불길을 바라보던 선생님은, 이윽고 곁에 있던 대학생 아들인 도모에에게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얘야, 이번에는 무슨 학교를 만들까?'
순간 도모에는 제 귀를 의심하며 고바야시 선생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랬다. 아이들에 대한 고바야시 선생님의 애정이나 교육에 대한 열정은, 지금 학교를 휩싸고 있는 저 불길보다 훨씬 강했고 뜨거웠던 것이다.
--- p.228-229
고바야시 교장선생님은 토토의 인생에서 크나큰 지침이 된 이 중요한 말을, 토토가 도모에 학원을 다니는 동안 줄곧 들려주었다.
'토토, 넌 사실은 정말 착한 아이란다.'라고
--- p.174
`문자와 말에 너무 치중하는 현대의 교육이, 오히려 아이들이 마음으로 자연을 보고 신의 속삭임을 듣고 또 영감을 느끼는 것과 같은 감성과 직관을 쇠퇴시키지는 않았을까? 해묵은 연못에 개구리 뛰어드는 소리... 그 연못 속에 개구리가 뛰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사람이 비단 시인 바쇼 만이 아니건만... 게다가 물이 끓는 주전자를 본 사람, 사과가 떨어지는 현상을 본 사람이 동서고금을 두고 와트 한 사람, 뉴턴 한 사람 뿐이 아니건만... 어쩌면 세상에서 진실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눈이 있어도 아름다운 걸 볼 줄 모르고, 귀가 있어도 음악을 듣지 않고, 또 마음이 있어도 참된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감동하지도 못하며 더구나 가슴속의 열정을 불사르지도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
--- p.97
(한 구절을 적기엔 이책의 내용이 허락을 안네요.) 대모험이라는 소재로 토토와 야스아키의 나무타기 입니다.
'강당에서 야영을 한 다음 날은, 그야말로 토토가 대모험을 하기로 결심한 날이었다. 사실 토토는 야스아키와 어떤 약속을 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엄마에게도 아빠에게도, 또 야스아키네 식구들에게도 비밀이었는데, 다름아닌 '토토의 나무에 야스아키를 초대'하는 것이었다..........중간생략
그로부터 두 사람은 한참동안 나무 위에서 여러가지 얘기를 나눴다. 야스아키는 열띤 목소리로 이런 얘기도 햇다. '미국에 사는 누나한테 들었는데,미국에서 텔레비젼이라는 것을 만들어냈대!그게 일본에 들어오면 집에 편안히 앉아서도 국기관에서 하는 씨름을 볼 수 있다는 거야!꼭 상자처럼 생꼇다던데' 하지만 먼곳에 가기가 힘든 야스아키가 집에서 여러가지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아직 토토로서는 실감할 수 없었다. 그래거(상자 안에서 씨름을 하다니......그게 무슨소리지?씨름선수들은 덩치가 큰데,어떻게 집까지 와서 상자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걸까?)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나 야스아키한테는 이때 나무에 오른 경험이...처음이자 마지막인 나무타기가 되었다.
--- p.77-81
(엉클 톰의 오두막집. 이제 돌려줄 수 없겠네. 그렇담 내가 맡아 둘게. 우리가 다시 만날때까지.)
그렇게 말하고 토토는 발걸음을 돌렸다. 그때 뒤에서 야스아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 토토, 여러 가지로 즐거웠어. 널 잊지 않을거야!' (그래) 토토는 성당 출구에서 뒤돌아보며 말했다.
(나도 야스아키를 잊지 않을게!)
--- p.
(그래! '어, 내가 돈을 흘렸네... 어서 주워야지.'라고 조그만 소리로 말하고서 줍게 되면 다들 내 돈이라고 생각할 거야!)
그렇지만 이내 다른 걱정거리가 떠올랐다.
(만약 내가 그렇게 말해서 모두가 날 쳐다 보게 되면, 그 중에 누군가가 '그거, 내꺼야!'라고 나설 수도 있잖아. 아아, 끔직해...)
내릴 역이 가까와졌기 때문에 토토는 머리를 굴려 온갖 궁리를 했다. 결국 쪼그리고 앉아 신발 끈을 묶는 척하면서 살짝 줍자고 생각했고... 마침내 그 계획은 성공했다.
--- pp.130-131
`문자와 말에 너무 치중하는 현대의 교육이, 오히려 아이들이 마음으로 자연을 보고 신의 속삭임을 듣고 또 영감을 느끼는 것과 같은 감성과 직관을 쇠퇴시키지는 않았을까? 해묵은 연못에 개구리 뛰어드는 소리... 그 연못 속에 개구리가 뛰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사람이 비단 시인 바쇼 만이 아니건만... 게다가 물이 끓는 주전자를 본 사람, 사과가 떨어지는 현상을 본 사람이 동서고금을 두고 와트 한 사람, 뉴턴 한 사람 뿐이 아니건만... 어쩌면 세상에서 진실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눈이 있어도 아름다운 걸 볼 줄 모르고, 귀가 있어도 음악을 듣지 않고, 또 마음이 있어도 참된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감동하지도 못하며 더구나 가슴속의 열정을 불사르지도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
--- p.97
(한 구절을 적기엔 이책의 내용이 허락을 안네요.) 대모험이라는 소재로 토토와 야스아키의 나무타기 입니다.
'강당에서 야영을 한 다음 날은, 그야말로 토토가 대모험을 하기로 결심한 날이었다. 사실 토토는 야스아키와 어떤 약속을 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엄마에게도 아빠에게도, 또 야스아키네 식구들에게도 비밀이었는데, 다름아닌 '토토의 나무에 야스아키를 초대'하는 것이었다..........중간생략
그로부터 두 사람은 한참동안 나무 위에서 여러가지 얘기를 나눴다. 야스아키는 열띤 목소리로 이런 얘기도 햇다. '미국에 사는 누나한테 들었는데,미국에서 텔레비젼이라는 것을 만들어냈대!그게 일본에 들어오면 집에 편안히 앉아서도 국기관에서 하는 씨름을 볼 수 있다는 거야!꼭 상자처럼 생꼇다던데' 하지만 먼곳에 가기가 힘든 야스아키가 집에서 여러가지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아직 토토로서는 실감할 수 없었다. 그래거(상자 안에서 씨름을 하다니......그게 무슨소리지?씨름선수들은 덩치가 큰데,어떻게 집까지 와서 상자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걸까?)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나 야스아키한테는 이때 나무에 오른 경험이...처음이자 마지막인 나무타기가 되었다.
--- p.77-81
(엉클 톰의 오두막집. 이제 돌려줄 수 없겠네. 그렇담 내가 맡아 둘게. 우리가 다시 만날때까지.)
그렇게 말하고 토토는 발걸음을 돌렸다. 그때 뒤에서 야스아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 토토, 여러 가지로 즐거웠어. 널 잊지 않을거야!' (그래) 토토는 성당 출구에서 뒤돌아보며 말했다.
(나도 야스아키를 잊지 않을게!)
--- p.
(그래! '어, 내가 돈을 흘렸네... 어서 주워야지.'라고 조그만 소리로 말하고서 줍게 되면 다들 내 돈이라고 생각할 거야!)
그렇지만 이내 다른 걱정거리가 떠올랐다.
(만약 내가 그렇게 말해서 모두가 날 쳐다 보게 되면, 그 중에 누군가가 '그거, 내꺼야!'라고 나설 수도 있잖아. 아아, 끔직해...)
내릴 역이 가까와졌기 때문에 토토는 머리를 굴려 온갖 궁리를 했다. 결국 쪼그리고 앉아 신발 끈을 묶는 척하면서 살짝 줍자고 생각했고... 마침내 그 계획은 성공했다.
--- pp.13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