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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흐리면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중고도서

물이 흐리면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 무각의 깨달음 이야기

무각 저 | 북피디닷컴 | 2003년 02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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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78쪽 | 41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0333100
ISBN10 8990333105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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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무각
1958년 서울 출생. 1983년 발심하여 수행하다. 1990년 9월 성품을 보다. 1998년 4월 정리 후 입산 출가하다. 2001년 10월 망집을 제거하고 법현스님을 은사로 사미계 수지. 현재 사직동에서 무계정사를 운영하며 전법과 포교에 힘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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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손타리 강 근처에 살고 있는 바라문이 붓다께 문안드리고 여쭈었다.
“손타리 강에 가서 목욕하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손타리 강에서 목욕해서 무엇하겠느냐?”
바라문은 말씀드리길, “손타리 강은 제도하는 강이요, 상서로운 강이며, 청정한 강입니다. 누구라도 그 강에서 목욕을 하면 모든 악을 다 없앨 수 있습니다.”

붓다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손타리 강이나 다른 강들도 사람의 죄를 깨끗하게 할 수는 없나니 어리석은 사람은 항상 강가에 살아도 죄악을 없애지는 못 한다. 그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라면 구태여 강물에 목욕해서 무엇하리. 자신이 청정한 사람이라면 포살(布薩, 자신의 허물을 참회하는 의식)은 해서 무엇하겠느냐.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행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아, 스스로 깨끗한 업을 쌓아 자신을 지켜야 한다. 믿음으로 보시하며, 인색함을 없애고, 이웃을 대할 때 항상 자비로워 인간의 허물을 벗어버리면 고여 있는 우물물도 그만이거늘, 구태여 손타리 강물에 씻어 무엇하겠느냐? 속마음이 깨끗하면 겉으로 몸뚱이를 씻지 않아도 되나니, 천하고 낮은 몸에 묻은 때가 많아서 물로 씻고 먼지를 닦는다고 그 마음도 따라서 깨끗해지지는 않는다.”
-
이유야 어찌 되었건 살면서 남 생각 한번 해 보지 못하고 훌쩍 넘겨 버린 세월이 늘 마음에 걸린다. 만나는 사람은 내남없이 흡족히 보내고 싶은데 내 형편 아쉬운 것이 먼저 떠오르니 얼마나 실망했을까. 내 한 몸 추스르기도 힘겹다고 지나치기엔 너무 가슴 아프다.

낙엽에 눈발이 희끗희끗 날리듯 변해 가는 세상 틈으로 마음 터놓고 지낼 사람 하나 없이 고립되어 버린, 통속을 벗어나지 못하는 나의 다람쥐. 하고 싶은 일보다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많은 탓에 주어진 모든 것이 불편하기만 한 삶의 일과는 마음만 앞설 뿐 제자리를 맴돌고. 살면서 남 생각 한번 해 보지 못하여 자제심을 잃어버린 마음은 갈 곳을 훑어보아도 내 삶처럼 아무 것도 마땅치를 않다.

부디 허락된다면 탑처럼 쌓아올린 절망감으로 의욕을 잃고 주저앉은 사람들 곁으로 다가가 낮은 곳에 머물 수 있는 용기를 내게 주소서.
-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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