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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에게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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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에게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운다

: 보이지 않는 것들의 보이는 매력

김응빈 | 샘터 | 2019년 10월 2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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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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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예정일 미정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220g | 133*198*20mm
ISBN13 9788946421127
ISBN10 89464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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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렌디피티의 뜻은 몰라도 단어 자체는 귀에 익은 청소년이 많을 것 같습니다. 글로벌 한류스타 방탄소년단의 노래 제목으로도 유명한 이 영어 단어는 ‘우연히 중대한 발견을 하는 경우’를 뜻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우연은 길을 가다 돈을 줍거나 로또 복권에 당첨되는 그런 요행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플레밍에게 행운이 찾아온 건 맞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행운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놓치지 않고 붙잡았다는 사실입니다. 병원균을 파괴할 수 있는 마법의 탄환만을 늘 골몰하던 그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 p.38~39

‘대변 미생물상 이식(FMT)’이라는 다소 엽기적인 치료법이 개발되어 일부 염증성 장질환을 치료하는 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기본적으로 FMT란, 건강한 사람(보통 가족)에게서 대변을 채취한 다음, 이것을 대장내시경이나 위내시경 등을 통해 환자에게 이식하는 것입니다. 항생제 치료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미국 식품의약국도 이에 대한 규제를 최근 완화했습니다. 이제 필요한 건 좀 더 편리한 시술 방법이겠죠? --- p.63

그러고 보니 우리의 몸바탕은 인간 유전자와 인간 미생물체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합작품입니다. 비유하여 말하자면, 이건 일종의 오케스트라 연주입니다. 아름다운 화음은 건강의 초석이지만, 불협화음은 질병을 부르는 손짓이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우리입니다. 우리가 타고난 유전자의 연주는 통제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미생물 단원은 지휘자 하기 나름인 것이죠! --- p.70

오늘날 충치는 인간에게 가장 흔한 감염병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17세기까지만 해도 충치는 드물었습니다. 더 오래전 시대를 살았던 인간 유골에서는 10명 가운데 1명 꼴 정도로 충치가 보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음식으로 섭취하는 설탕의 양이 크게 증가한 것이 빈번한 충치 발생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소위 말하는 선진국에서 설탕은 음식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러나 설탕을 하루 세끼 식사를 통해서만 섭취한다면, 신체의 보호 및 복구 장치에 큰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치아에 가장 해를 끼치는 것은 간식으로 섭취되는 설탕입니다. --- p.85~86

이번에는 고정관념을 깨는 생물연료를 소개합니다. 미생물, 특히 세균들은 우리가 보기에 역겨운 것들을 아주 잘 먹습니다. 예컨대 어떤 세균들은 우리의 오줌을 먹고 힘을 얻습니다. 이를 본 과학자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이들 세균을 이용하여 오줌으로 전기를 만들기로 한 것이죠. 황당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오줌으로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전등을 밝히는 기술이 이미 개발되었으니 말입니다. --- p.92~93

내생포자는 아주 오랫동안 휴면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혹독한 환경을 거뜬히 견뎌내다가 기회가 오면(환경 조건이 호전되면) 다시 자라기 시작합니다. 내생포자가 정상 세포 상태로 돌아오는 과정을 발아라고 합니다. 예컨대, 약 7,500년 동안 동토에 묻혀 있던 세균의 포자에게 적절한 성장 조건을 제공하자 살아났습니다. 심지어 호박(나뭇진이 굳어 생긴 광물) 속 벌의 창자에서 발견된 2,500만 년에서 4,000만 년 된 내생포자가 영양 배지 위에서 기지개를 켰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도대체 내생포자는 어떻게 거의 불멸의 존재가 될 수 있을까요? --- p.109

14세기 유럽에는 춤의 광풍이 몰아쳤습니다. 온 마을 사람들이 마치 머릿속 음악에 맞춰 춤을 추듯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무언가가 그들의 근육과 정신을 조정하는 것 같았죠. 그리고 전염병처럼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이 광란의 춤을 유발한 원인은 여전히 논쟁거리입니다만, 가장 유력한 설명은 바로 맥각 중독입니다. 맥각균은 습한 장소에 보관된 곡식에서 자라는 곰팡이입니다. 맥각균이 만드는 독소는 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마비와 경련, 환각, 불면증 등을 일으킵니다. --- p.113~114

펠라지박터 유비크 세균의 공생 모습을 처음 접했을 때, 과학자들은 이것을 하나의 예외적인 사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후속 연구 결과들은 적어도 대양에서는 이런 아름다운 공생이 예외가 아니라 하나의 원칙임을 확인해주었습니다. 그런데 바이칼호에서도 펠라지박터 유비크의 친척들이 같은 삶을 살면서 그 생태계를 선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쯤 되면 서로의 빈 곳을 채워주는 공생은 미생물 세상에서는 어디서나 적용되는 삶의 원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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