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아낌없이 주는 예능(2000년대)
24) 세상을 바꾼 3종 예능세트[서태지,무한도전,방탄소년단]
■ 방탄소년단(BTS), 글로벌 [공개, 소통, 교감]으로 성공하다.
2015년 혜성처럼 나타난 7인조 ‘방탄소년단’은 초국적 글로벌 파워로 빌보드 차트를 석권하면서 K팝의 무대를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K팝 대첩-인터내셔날 슈퍼스타, 빌보드 차트 1위, 빌보드 뮤직 어워드 아티스트 상 수상,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이그룹(World’s Hottest Boy Band),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아시아에서 뮤지션으로 유일한 초청 가수, 싸이 미국 진출 이후의 쾌거, 세계인들의 대중적인 기호와 접점을 만들어 언어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있다. 2017년 전후로 방탄소년단에 쏟아진 기사다. 이어서 2018년 9월 한국의 아이돌이 유엔에 초대받아 ‘스피크 유어 셀프(Speak Your self)’라는 주제로 연설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었다.
방탄소년단의 성공 요인은 팬들과의 지속적인 ‘공개, 소통, 교감’에 있었다. 방법은 ‘진지함, 솔직함, 꾸준함’으로 일관했다. 내용은 일상적인 느낌과 근황을 담은 짤막한 영상 편지를 비롯하여 앨범 제작과정, 뮤직비디오 연습, 기념할만한 일, 상을 받은 날, 외국에 가게 된 날, 멤버들의 생일날 등 어찌 보면 소소한 것들이었다. 그런데도 하찮고 귀찮은 일을 데뷔할 때부터 지금까지 빠짐없이 SNS에 업로드 했다. 마케팅 차원에서 보면 소비자 중심주의에 의한 고객관리를 최우선 한 것이다.
이런 것들이 쌓여 사람들을 위로하고 음악 속에서 사회적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그 이상의 가치와 신뢰감을 창출했다. 그 존재감은 5년간 시간과 노력 투지에 의한 것이었다. 매력 포인트로서 [개성, 팀워크, 진솔함]을 드는 팬들이 많았다.
글로벌 7인은 나름의 특기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팀 리더로서 랩과 작사에 밝은 RM(김남준), 안무 팀장인 제이홉(정호석), 곡 작업의 프로듀서 슈가(민윤기), 비주얼 담당 진(김석진),현대 무용을 전공한 댄서 지민(박지민), 분위기와 표정 연기를 관리하는 뷔(김태형), 재간꾼이자 리드보컬의 황금 막내 정국(전정국)이 각각의 개성과 재능을 합쳤다.
방탄소년단은 ‘아미(Army)’라는 고정 팬덤이 형성되었다. 물론 인종, 나라, 사상을 초월한 다국적 집단이다. 콧대 높은 팝의 본고장 미국에서 69주 연속 1위, 유럽과 아랍권에서도 돌풍, 혐한증을 초월한 일본 열풍 등은 바란 것 이상의 외교적 수확이다.
6부 글로벌 시대의 예능(2010년 이후)
26) 젊은 그들의 승리, 뉴 트로트 열풍 몬 [미스&미스터 트롯]
2019년 [미스 트롯](2019.2.8~5.2) 그리고 2020년 [미스터 트롯](2020.1.2.~3.14) 연계 파워는 전례 없는 열풍을 몰았다. ‘2년간 남녀별 동류 이벤트’는 여풍남공(女風男攻)의 탄탄한 궁합효과로 맞물렸다. 모든 게 새로웠다. 새 화두, 새 얼굴, 새 볼거리를 창출했다. 최고 시청률 35.7%를 기록하여 새 역사를 썼다.
‘6차원 입체 쇼의 창출’ 이것은 성공 배경의 첫 항목이다. 출연진, 심사단, 방청석에 부여한 다기능, 여기에 6개월 시간 투자와 국민 응원 및 문자 투표의 변수가 유기적으로 교합됐다.
■ [콘테스트+퍼포먼스+페스티벌]의 복합 콜라보
1) 출연자는 6색조였다.
단순 싱어를 넘어 다양한 웨이브 댄서로, 제 몫이 엄연한 팀 플레이어로, 희비를 표현한 액터로, 자기 인생을 얘기하는 스토리텔러로, 라이브를 종합하는 엔터테이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들은 트로트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나 금세기 새 트렌드를 창출하는 동반자와 경쟁자로 얽혀갔다.
2) 마스터단(심사위원단)의 4중주 추임새가 먹혔다.
가수, 작곡가, 연예인 등 13명까지 홀수로 구성된 마스터들의 역할은 채점과 평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들은 체통과 근엄함을 날려 버리고 환히 흥분하고 비명으로 감탄했다. 또한 충만한 감성을 단평으로 재단하고, 결과를 비교, 분석하는 음악 큐레이터로 화신했다.
3) 방청석은 구경꾼이나 박수부대를 넘었다.
기와 열을 북돋우고 우열과 순위를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가수들을 방청석으로 끌어내려 혼연일체를 유도했다. 최종 문자 투표에 참여한 시청자 773만은 환상의 숫자가 아니었다. 전국 8도에 산재한 무서운 원격 조정자로 드러났다. 결정적인 순간에 대수의 힘으로 ‘역전과 반전’을 가름한 민초주의 진수를 보였다.
4) 트로트에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융복합했다.
새로운 에너지는 댄싱 연기와 장기자랑을 내세운 퍼포먼스에서 나왔다. 곡마다 달리한 맞춤 의상과 안무를 자신의 필살기로 당착하여 트로트 마당에 없던 그림을 그려냈다. 무개 공간을 지그재그 종횡하는 동선을 창출하여 ‘듣는 트로트’에서 ‘보는 트로트’로 바꿨다. 화면구성과 영상 전개의 코드를 정(靜)에서 동(動) 개념으로 전환하여 박제된 노래 사슬을 일거에 풀어버렸다. 트로트의 새 접근, 새 발견이었다.
5) 트로트가 젊어졌다.
[올드 송-뉴 싱어]의 엇갈린 조합은 먹혔고 편견은 깨졌다. 바람은 1020세대가 몰고, 흥행은 3040층이 이끌었다. 화면 밖으로 흘러넘친 청춘 찬가에 장노년층이 합류했다. 트로트는 ribbon(장식)이 아니라 reborn(재탄생)이었다.
6) 5중 체루 쇼를 장착했다. 매회를 관통하는 것은 ‘눈물’이었다.
진출자보다 탈락자가 많아 매번 ‘이별 쇼’가 연속했다. 최후로 남은 12명 외 2만여 경합자가 차례로 ‘낙엽’이 되었다. 다섯 빛깔 눈물이 엇갈렸다. 패배자가 흘린 애통한 눈물, 자기 노래에 열중한 몰입의 눈물, 승자의 환희의 눈물, 마스터단에 이전된 고심의 눈물, 승?패자가 섞어낸 석별의 눈물이 순간순간 얼룩졌다.
7) 11부작 미니 시리즈였다.
노래는 지은 사람(작곡, 작사)보다 부른 사람(가수) 따라간다. 아니다. 판을 만든 사람(연출)을 따라간다. 장보다 뚝배기 맛이다. 그 사실을 이번에 확실히 증명했다. 콘텐츠에 대한 시장분석의 철저한 사전 노력이 엿보였다. 길고 큰 그릇을 만들어 기승전결을 엮어낸 [모양새, 짜임새, 이음새]가 좋았다. 연출자는 애초 장르를 다큐멘터리로 풀고, 리얼리티로 엮은 다음, 종합 드라마로 매조졌다. 형태는 목요 미니 시리즈, 내용은 벼랑 끝 불꽃 멜로였다. 도입부와 위기, 클라이맥스와 반전을 거쳐 엔딩으로 가는 11부 구성이 극적이었다.
8) 전국투어, 후속 프로로 피드백을 극대화했다.
행사 후 7개월간 행한 9명의 미스 트롯 청춘 콘서트는 ‘찾아가는 트로트’로서 접점과 노출을 확대했다. 전국 15개 도시 순회는 끝나도 끝나지 않은 열기와 바람을 고스란히 보전하여 ‘미스터’로 승계했다.
2019년 7월부터 13부로 이어간 [뽕 따러가세]는 뒤풀이 외전으로 송가인, 홍자 일행이 시청자 사연과 신청곡 접수에 따라 현장을 찾아가 리퀘스트 쇼를 벌인다. 코로나 사태로 전국 일주가 막힌 미스터 트롯는 [신청곡을 불러 드립니다-사랑의 콜 센터]로 전환했다. [뽕숭아 학당]은 교복 차림의 4인 꽃미남(영웅, 영탁, 찬원, 민호)이 방방곡곡을 돌며 노래 교실을 함께 한다. 제작진의 ‘빅 헤드-롱 테일’(龍頭龍尾) 전략이 제대로 먹혔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