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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소유 삶을 살다 가신 성철·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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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135*297*30mm
ISBN13 9791157957040
ISBN10 1157957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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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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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암사 시절에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하루는 스님께서 우연히 요사채 하수구를 보게 되었습니다. 하수구에는 물이 미처 빠지지 못한 채 고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처 빠지지 못한 물에 동동 뜬 몇 방울의 참기름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스님은 요사채에서 일하던 한 스님을 불렀습니다.
“저게 무엇인가?”
“하수구에 버린 물입니다.”
“니 눈에는 물만 보이노. 더러운 물만 보이노.”
스님의 불호령이 떨어졌습니다. 스님은 그 젊은 스님을 거세게 밀쳤고 젊은 스님은 발랑 나자빠졌습니다. 다시 일어난 스님을 보고 성철 스님은 또 물었습니다.
“니 눈에는 정말 아무 것도 안 보인단 말이가?”
그제야 그 스님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몇 방울의 참기름을 발견하고는 말했습니다.
“네. 스님. 참기름이 떠 있습니다.”
---「무소유에서 때묻지 않은 정신이 살아납니다」중에서

조주 스님의 ‘무소유의 철학’의 일단을 엿볼 수 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한 스님이 조주 스님을 찾아와 절을 하며 말했습니다.
“빈손으로 왔습니다.”
그러자 조주 스님은 엉뚱하게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럼 내려놓게나.”
‘내려놓긴 뭘 내려놓으라는 겐가. 소문하곤 달리 꽤 물질을 밝히시는구먼.’
그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말했습니다.
“빈손으로 왔는뎁쇼.”
조주 스님이 다시 말했습니다.
“그럼 계속 들고 있게나.”
“......?”
조주 스님은 인사치레로 뭘 가지고 와야 된다는 형식이나 의례에 얽매여 생겨난 미안한 마음마저 부정하고 있습니다.
---「조주 스님은 철저한 무소유의 수도인입니다」중에서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머리를 투명하게 비워두는 일도 필요합니다. 괜히 현대 사회에 ‘스트레스’라는 말이 생겨났겠습니까? 이 시대는 아주 많은 잡념으로 우리 사람의 머리를 지치게 하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는 거대한 스트레스 공장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사회는 단 하루, 단 몇 시간, 단 몇 분만이라도 머리를 쉬게 할 여유를 주지 않습니다. 잡념이 이렇게 얽히고 설키어 쌓이다가 어느 날 폭발하고 말지도 모릅니다. 최근에는 ‘만성피로증’이라는 병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특별히 죽을병은 아니지만 만성적으로 삶에 의욕이 없고, 항상 피로한 것이 이 병의 특징이라고 합니다.

이 병은 과거 문명화 되지 않은 시대에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현대의 복잡한 사회 구조가 인간에게 이 병을 선사한 것입니다.
---「정신을 쉬도록 하십시오」중에서

여기 얼음이 한 덩어리 있다고 합시다. 얼음을 가만히 두었더니 점점 녹아 물이 되었습니다. 이것을 ‘얼음은 없어지고 물은 생겨났다’라고 할 수 있을까요? 또 그 물을 팔팔 끓였더니 김(수증기)이 나면서 물이 졸아들었습니다. 이것을 ‘물은 없어지고, 김이 생겨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 ‘얼음 → 물 → 수증기’의 변화 과정에서는 새로 생겨난 것도, 그리고 이미 있던 것이 없어진 것도 없습니다. 다만 얼음이란 물질이 인연이 모이고 흩어짐에 따라 물로 변화했다가 수증기로 변했을 뿐입니다. 처음엔 고체였던 것이 액체로 변하고 나중엔 기체로 변화했습니다. 만약 얼음이 ‘얼음’다운 실체가 고정되어 있다면 얼음은 물이 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액체인 물도 ‘물’의 성질이 고정되어서 영원하다면 물이 기체인 수증기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생과 사는 하나이지 둘이 아닙니다」중에서

산사에서 화두를 붙들고 선을 하는 스님이나, 빌딩 틈바구니의 명상센터에서 명상을 하는 사람이나 다 그것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본래 이 세상은 축제이고, 이 삶은 매순간 경이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성철 스님은 무소유와 수십 년간의 장좌불와의 수련 속에서 그 사실을 진작에 깨달았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부처님이고 날마다 생일을 맞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우리들만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 어떤 부와 명예보다 더 절대적인 사실을 우리만 모르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우리의 생일입니다. 부처님의 생일입니다. 우리 모두 손뼉 치며 노래 부르며 경사를 함께 나누어야 할 일입니다. 생의 축제의 주인은 바로 당신입니다.
---「오늘은 당신네의 생일이니 축하합니다」중에서

어린 시절 소중한 벗을 만났음에도 얕은 마음이나 작은 미움 때문에 보내 버린다면 어른이 되어 평생을 후회할 것입니다. 그래도 한 번 멀어진 친구의 마음은 처음과 같이 돌아오지 않고 어른이 되어서는 순수함으로 맺는 벗을 사귀기가 어렵습니다. 법정(法頂) 스님은 벗에 대해 이르기를 ‘말이 없어도 모든 생각과 소원과 기대가 소리 없는 기쁨으로 교류되는 사이’라 하셨습니다.

법정 스님과 이해인 수녀님의 우정을 생각해 봅니다. 비록 이들이 유년을 함께 보낸 옛 벗은 아니지만 이 우정에는 아이의 모습이 묻어납니다. 그리하여 이들에게는 종교도 성별도 나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편견을 버린 이들은 서로의 순수한 열정에 공감합니다.
---「순결함으로 사귀는 벗」중에서

달큰한 과실에 맛을 들인 개미 한 마리가 나무 밑을 기웃거려 보지만, 이내 빈곤한 처지를 알아채고는 쏜살같이 사라집니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소리마저 사라지면 숲은 고요해집니다. 모두 다 떨어져 나가고 남은 나무의 빈 몸뚱이가 달빛에 젖고, 앙상한 몸뚱이는 빛 속으로 두둥실 떠오릅니다. 더 이상 내 보일 것도 숨길 것도 없는 나무는 앙상한 가지로 더욱 용감하게 기지개를 켭니다.

법정 스님은 평소 바깥의 소리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스님은 말씀하시길 밖에서 나는 소리는 선별해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을 선별하지 않으면 내 인생을 스스로 살지 못하고 다른 의지에 의해 삶이 끌려 다닌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조용히 자신을 관찰할 기회가 없는 것은 외부적인 소음 때문이며, 그것에 중독된 사람들은 늘 새로운 소리를 찾아 헤매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지혜로 가득 찬 연못」중에서

법정 스님이 말씀하시길 행복의 조건은 우리의 주변에 늘 있다 하셨습니다. 길을 걷다가 우연히 보게 된 작은 풀잎에도, 엄마 등에서 방긋 웃음을 터뜨리는 아이의 얼굴에도 우리의 행복이 깃들여져 있다고 법정 스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언젠가 법정 스님이 미술관을 가시게 되었는데, 200여 호가 넘게 전시된 작품들 모두 거대하여 작은 소품을 만나기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 일화를 통해 우리 사회가 거대주의에 빠져 있다는 것을 느끼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법정 스님은 거대한 것에 뒤지지 않게 작은 것 또한 아름답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꾸 큰 것만을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주변에 무수히 널려 있는 소소한 행복에 고마움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이곳에서 찾지 못하는 기쁨」중에서

사람이 버린 것들을 보면 그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세상에 버려진 물건들은 버릴 만한 수많은 사연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버리면 버릴수록 더 많은 것들이 내 생에 쌓여 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성철 스님은 모든 것을 극히 귀히 여기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의 이런 생활 습관은 유명한 일화들을 많이 남기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나일론 양말 일화입니다. 성철 스님은 칠십이 넘으신 연세에도 양말을 손수 기워 신으셨다고 합니다. 그것을 본 어떤 스님께서 질긴 나일론 양말을 성철 스님께 권하였습니다. 그러자 성철 스님은 특유의 거침없는 언변으로 중이라면 양말을 기워 신어야 한다면서 상대의 청을 단박에 거절했다고 합니다.
---「버림을 최소화하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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