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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의 논문 잘 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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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의 논문 잘 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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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49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2903552
ISBN10 8932903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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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 SI FA UNA TESI DI LAU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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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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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운찬
1957년에 출생하여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태리어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고 현재대구 가톨릭대학교 이태리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6년에 <제1회 신인 번역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논문으로는 '베르가의 문학에 나타난 진실의 의미'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에코의『소설 속의 독자』『대중의 슈퍼맨』, 칼비노의 『마르코발도』『코스미코미케』, 모라비아의 『로마 여행』, 바페세의 『피곤한 노동』, 과레스키의 『신부님 우리 신부님』등이 있다.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 류혜숙 ruru100@yes24.com
인문계 대학 4년을 다니고도 아직까지 논문이나 보고서를 쓰려면 머리를 쥐어짜야 하는 것을 보면 학창 시절 갈고 닦는 연마의 시간이 부족했다는 개인적 반성 한 켠으로 우리 나라 대학 교육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 대학이 소수의 엘리트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도 아니요, 지성의 상징으로 불릴 만한 아카데미도 아니지만 적어도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제 본분을 다하려면 학생들에게 학문을 대하는 기본적 태도나 소양은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입생이 되면 듣게 되는 필수 과목들이 형식적인 것도 문제지만 그러한 과목조차 정작 필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으니 이 책은 바로 그러한 틈새를 노리고 출간된 것이다.

세계적 석학의 논문 지도서를 소개하면서 이렇게 대학 교육을 문제 삼는 것은 이 책의 가치가 대학생이 갖추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함의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학교에서도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지 않는 논문 쓰기의 방법론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움베르토 에코는 『장미의 이름』, 『푸코의 전자』, 『기호와 현대 예술』 등을 저술한 바 있는 저명한 학자이다. `언어의 천재'라고 불릴 만큼 다 개국의 언어를 통달하고 있으며 아퀴나스 철학에서부터 기호학까지 두루 섭렵한 이 학자가 학생들을 위한 논문 지도서까지 쓰게 된 것은 매번 똑같은 충고를 반복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덜기 위해서라고 밝힌다. 실제로 전세계 수십 여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에코는 모국 이탈리아 학생들의 논문 지도 위해 지난 1977년 이 책을 출간했고, 전세계적으로 번역되면서 호응을 받게 되자 1985년도에 전면 개정판을 내기에 이른다.

1977년도 초판이 지난 1994년도에 『논문 작성법 강의』란 이름으로 출판되었고 벌써 20여년 전에 출간된 재판이 이제야 소개된 점이 아쉽긴 하지만 시류를 타지 않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 만큼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용한 가치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에코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졸업 논문을 어떻게 쓸 것인가' 이다. 졸업 논문이란 무엇이며 주제는 어떻게 선정할 것인지, 참고 문헌을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유용하게 찾아낼 것인지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또 정리한 내용들을 어떻게 체계화하고 배치할 것인지, 비단 졸업 논문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써야 하는 레포트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헤매야 했던 고민거리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풀어 준다.

또한 많은 학생이 형식적이고 번거로운 숙제 정도로 여기는 논문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논문 쓰기의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지, 에코 자신의 실질적 경험과 많은 학자의 예를 들며 친절하게 설명한다. 논문은 단순한 짜깁기식 지식이 아니라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고,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힘, 명확한 의사 소통의 기법을 습득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에코에게 논문은 “버릴 게 하나도 없는 돼지” 같은 것이다. 학문의 성과를 정리하는 것이 논문 쓰기라면, 그것은 삶과 무관해서는 안 된다.

『움베르토 에코의 논문 잘 쓰는 방법(양장)』이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읽힘은 저자가 교수로서의 권위적 태도를 보이지 않고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심리적 상태를 유지하며 글쓰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말로 하듯 편안하고 쉬운 문체로 글읽기가 주는 의미와 유용한 습관들을 서술함으로써 학문을 대하는 바람직한 자세를 배울 수 있다.

해마다 학기 초가 되면 때맞추어 나오는 논문 학습 길잡이도 많지만 얼만큼의 성의가 들어 있는지 정도만 봐도, 이 책은 단순히 대가의 명성에 기대려는 얄팍한 상술의 책이 아니다. 현장에서 보고 느낀 저자의 필요성으로 집필한 만큼 세심한 배려와 꼼꼼한 설명이 단연 눈에 도드라진다.

이탈리아 학생들을 위한 각주 달기, 구두점 표시 같은 형식적 방식이 국내실정에 맞지 않고 디테일한 부분에서 국내와 다른 현실이 소개된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논문 쓰기 훈련이 취약한 우리에게 꽤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대학 졸업까지 무수한 보고서와 졸업 논문의 부담을 안고 있다면, 혹은 체계적인 글쓰기 훈련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에코의 안내서를 의미 있게 살펴볼 만하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차례는 논문의 첫머리 또는 끝부분에 둘 수 있다. 이탈리아어 및 프랑스어 책들은 대부분 차례를 끝부분에 둔다. 영어로 된 책들과 대부분의 독일어 책들은 첫 머리에 둔다.얼마 전부터 몇몇 이탈리아의 편집자들도 이 두 번째의 기준을 채택하고 있다.

필자의 견해로는 첫머리에 두는 것이 더 편리하다. 그러면 처음 몇 페이지만 펼쳐도 곧바로 차례를 발견하는 반면,끝부분에서 참조하려면 더욱 커다란 육체적 노고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첫머리에 있어야 한다면, 정말로 첫머리에 있도록 하라. 영미계의 어떤 책들은 서문 다음에 차례를 넣기도 하며, 종종 서문,초판의 서문,재판의 서문 다음에다 두기도 한다. 그건 야만적이다. 그건 정말로 어리석은 일이며,차라리 책의 한가운데에 두는 것이 나으리라.
--- p.299
잘만 작업하면, 정말로 어리석은 테마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잘만 작업하면 겉보기에는 주변적이고 동떨어진 테마에서도 역시 유용한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다. 마르크스는 정치 경제학에 관한 논문이 아니라, 에피쿠로스와 데모크리토스라는 두 명의 그리스 철학자에 관한 논문을 썼다. 그리고 그건 우발적인 작업이 아니었다. 아마도 마르크스는 바로 그 두 그리스 철학자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론적인 역량을 갖고 역사와 경제 문제를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마르크스에 대한 야심 만만한 논문으로 시작하였다가, 결국은 거대한 자본주의 회사의 인사부에서 근무하게 되는 여러 학생들을 생각해 보면, 논문 테마의 유용성, 임무에 관한 개념을 재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p. 31
그러한 경우 테마를 선택하는 데에는 네 가지 규칙이 있다.

1) 테마가 지원자의 관심에 상응할 것(즉 지원자가 치른 시험들의 유형, 독서 유형, 그의 정치적, 문화적, 종교적 환경과 연결되어 있을 것).
2) 준거로 할 출전들이 입수 가능한 것이어야 할 것, 말하자면 지원자가 얻을 수 있는 자료일 것.
3) 준거로 할 출전들이 쉽게 다룰 수 있는 것이어야 할 것, 말하자면 지원자의 교양 능력에 합당한 자료일 것.
4) 연구의 방법론적 범주가 지원자의 경험 영역에 해당할 것.

그렇다면 이 네 가지 규칙은 아주 평범한 것이며, 또한 <논문을 작성하고자 하는 사람은 자기가 할 수 있는 논문을 작성해야 한다>라는 간단한 법칙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 p.32
결론
필자는 다음과 같은 두가지 관찰로 결론을 맺고 싶다. 즉, 논문을 쓴다는 것은 스스로 얻는다는 의미이며, 논문은 마치 돼지와 같아서 버릴 것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 중요한 것은 바로 모든 일을 재미있게 하는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관심있는 테마를 선택하였다면, 또한 만약 비록 짧지만 이미 정해진 기간을 정말로 논문에 몰두하기로 결정하였다면, 그렇다면 여러분은 논문을 하나의 놀이, 하나의 내기, 하나의 보물 찾기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리라.
--- p.305-306
2.2. 역사적 논문인가, 아니면 이론적 논문인가

이러한 양자택일은 단지 몇몇 과목에만 해당된다. 사실 수학의 역사라든지 로망스 문헉학, 독일 문학사와 같은 과목에서의 논문은 역사적인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건축학적 구성, 원자로 물리학, 또는 비교 해부학과 같은 과목에서는 대개 이론적 논문이나 실험 논문을 작성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론 철학, 철학, 문화 인류학, 미학, 법철학, 교육학, 또는 국제법 등의 과목도 있는데, 거기에는 두가지 유형의 논문을 쓸 수 있다.

이론적 논문이란, 이미 다른 고찰의 대상이 되었거나 그렇지 않은 추상적인 문제, 예를 들어 인간 의지의 본성, 자유의 개념, 사회적 역할의 개념, 신(神)의 존재, 유전의 법칙등을 다루고자 하는 논문이다.
--- p.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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