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던 리더는 자간을 넓게 띄우거나 붙여보기도 하고, 대문자와 소문자를 섞어보는 등 두 서체를 자유자재로 변형시켰다. 다만 한 가지 반복 설정을 한 것은 대문자 E와 소문자 x였다. “어느 순간 E와 x 사이에 하얀 화살표가 나타나는 것이 보였습니다. ‘아, 여기에 뭔가가 있구나!’ 어느 글자든 너무 많이 왜곡시키지 않고 화살표가 그럴듯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하기 위해 유니버스 67과 푸투라 볼드를 계속 움직여 섞었습니다. 결국에 화살표가 자연스럽고 억지스럽지 않게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활자로 마감되었죠.”
화살표는 전진, 신속, 그리고 정확성을 암시했다. 그리고 그 화살표가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살짝 숨겨져 있어 놀람의 요소, 즉 ‘아하!’의 순간을 넣을 수 있었다. (중략) 사람들은 절제에 익숙하지 않다. 조금만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으면 문제를 더하고 복잡하게 만들어 과하게 가려는 경향이 있다. 페덱스도 예외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더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덜어내기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페덱스는 서둘러 전 세계에 화살표의 비밀을 알리고 싶어 했죠. 심지어 화살표에 다른 색깔을 넣고 싶어 했습니다. 그건 우리가 목적했던 바를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이었죠. 그 로고가 흥미를 끌 수 있었던 것은 화살표 그 자체가 아니라 숨어 있는 화살표의 미묘함 때문입니다. 그리고 화살표가 잘 보이지 않아야 로고의 힘이 딴 데로 분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죠. 화살표가 두드러지면 모든 주의가 그것에만 쏠렸을 겁니다. 그러면 그것은 더 이상 결정타가 아니죠. 아무런 효과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재미도 없고, 결국 아무도 기억하지 못해요. 우리는 이런 이유로 페덱스를 설득했습니다.”
린던 리더의 페덱스 로고 디자인은 가장 창의적인 로고들 중 하나로 손꼽힌다. 존재하는 것 때문이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것 때문에. -27~29쪽. 1장의 “평범함 속에 특별함을 숨겨라” 중에서
우리는 그의 창조 과정에서 몇 가지 삶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제대로 된 출발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적절한 이미지를 얻는 것이 핵심이다. 흔히 삶에서는 그런 큰 그림을 얻기가 쉽지 않다. 누구나 성공을 목표로 하지만 성공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은 은유적으로 매일 작은 점 하나를 찍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 점들을 연결할 때에는 우리를 인도해줄 큰 그림이 반드시 필요하다.
두 번째 교훈은 큰 그림을 바탕으로 새로운 그림을 그리라는 것이다.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이전의 많은 것들을 파괴해야만 한다. 케빈 스프로울스는 시작 이미지의 아웃라인만 남기고 거의 모든 디테일을 제거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이다. 사업이나 일, 그리고 삶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핵심 가치와 목표는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달성되는 과정과 방식은 언제나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창의성이 필요한 것이다. -104쪽. 3장의 “월 스트리트 저널의 유명한 점묘화” 중에서
“불가능해”, “전례가 없어”, “미쳤군”. 이런 반응이야말로 돌파의 첫 단추이다. 이런 말들은 적임자에게 전투력을 불러일으킨다. 적임자라면 상충하는 목표들 간의 창조적 긴장을 늦추지 않을 것이다. 그는 자원의 희박함을 오히려 지렛대로 삼을 것이며, 제약이 혁신의 원천이 되도록 틀을 재구성할 것이다. 그리고 드라마틱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1억 5천만 달러로 3년 안에 우주선을 화성 표면에 착륙시키는 것은 드라마틱한 목표이다. 경험의 축적 없이 현존하는 최고급 세단의 성능을 뛰어넘는 것(본질적으로 세계 최고의 차를 만드는 것)은 드라마틱한 목표이다.
브라이언 뮤어헤드와 이치로 스즈키는 그들의 드라마틱한 목표가 실무 차원의 전술 목표들로 쪼개져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야 팀원들이 책임지고 집중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숲을 가꾸려면 숲을 망각하지 않은 채 각각의 나무에 애정을 기울여야 한다. 브라이언 뮤어헤드는 말한다. “그 지점이 리더십이 발휘되는 곳입니다. 창의적인 리더는 모두의 힘이 합쳐지는 바로 그 지점에서 아교이자 윤활유 역할을 해야 합니다.”
드라마틱한 목표는 다른 사고(思考)를 요구한다. 패스파인더와 렉서스 팀이 당면한 문제들 역시 창의적이고 대담한 답을 요구했다. -144~145쪽. 4장의 “불가능했던 도전들” 중에서
제프리 슈워츠는 강박장애 환자들에게 자신의 사고(思考)를 이용하여 뇌의 작동을 물리적으로 바꾸는 방법을 훈련시킨다. 다시 말해, 뇌의 신경가소성을 활용하는 것이다.
강박장애 환자의 뇌 스캔과 정상인의 뇌 스캔을 비교해보면, 전자는 대부분의 부위가 활성화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상적인 뇌에서는 활동하지 않는 부분이 비정상으로 과잉활동을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안와피질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비유하자면 자동차의 엔진 경고등 같은 곳으로, 오류를 탐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환자에게 적절한 인지행동치료를 시행한 뒤 다시 뇌 스캔을 해보면, 이 안와피질의 활동성이 놀라울 정도로 감소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뇌 스캔을 환자에게 보여주는 것은 치료의 중요한 단계이다. 결함이 있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자신의 뇌이며, 뇌를 변화시킴으로써 결함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을 환자에게 심어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뇌와 자신을 분리하는 사고는 신념체계를 불러들여 치료의 효과가 나타나게 한다. 우리가 장벽을 깰 수 있는 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것이 내가 제프리 슈워츠의 연구에 끌린 가장 큰 이유이다. 그는 인간이 자신의 뇌에 내재된 강력한 패턴에서 벗어나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만약 그의 방법이 강박장애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우리가 뭔가를 변화시키고자 할 때 그것을 활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200쪽. 5장의 “뇌를 변화시키기 위한 4steps"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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