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이는 유난히 블록에 애착을 보였다. 아내가 어느날 퇴근 후 놀이방에 데리러 갔더니 엄마가 오셨다는 놀이방 선생님의 말씀에 들은 척도 안 했다. 방에서 나오지도 않고 집에 가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날 선생님이 ‘렉스’라는 새 블록을 내주었는데 그것으로 무언가 만드는 데 너무 열중하여 엄마가 왔다는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똑같은 렉스가 집에 배달될 때까지 며칠 간은 저녁에 집에 오려하지 않아 무척 애를 먹었다. --- p.36쪽
어느날 은석이가 일기장에다 ‘일기검사를 왜 하느냐’며 항의의 글을 썼다. 일기검사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며 중단하라는 내용이었다. 이를 본 선생님이 “보여주기 싫은 내용이 있으면 다른 종이로 덮으라.”고 했더니 아이는 진짜로 종이를 풀로 꽁꽁 발라서 제출했다. --- p.67쪽
제발 잠이나 좀 자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이 아이는 잠도 없다. “엄마 이건 왜 그래요?” 아이가 하루에도 수십 번 수백 번 염불을 외듯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하도 지겨워 때로는 못 들은 척한다. 그러면 아이는 엄마의 얼굴을 두 손으로 붙잡고 대답을 강요한다. 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질문은 계속된다.
다행히 한글을 빨리 깨쳐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지면서 나는 일을 할 짬을 얻었다. --- p.79쪽
삭이는 말은 빨라도 행동은 영 굼떴다. 한 가지에 집중하면 다음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그 하나가 밥을 먹는 것이다. 뭐를 생각하는지 숟가락이 입으로 가지 않았다. 특히 책을 잡으면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눈으로 들어가는지 몰랐다. 학교에 가야 하는데 아이는 밥을 먹을 줄 몰랐다. 하는 수 없이 내가 숟가락으로 밥을 떠서 입에 넣어주어야 했다. 초등학교 시절 나는 집에 온 아이에게 “오늘 밥 몇 등으로 먹었니?”라고 묻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꼴찌로 먹지 않았다고 답하면 잘했다고 칭찬을 했다. --- p.85쪽
2학년 1학기 학기 중과 여름방학 초기에 무던히도 고생하며 국제대회를 준비했고, 그렇게 종민이와 다른 팀원 4명이 함께 스위스 대회에 참가했다. 국제대회인 18회 IYPT에서는 아쉽게 동상을 탔지만, 세계 각국의 인재들과 겨루어 스스로 뭐가 부족하고, 세상엔 얼마나 많은 인재들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종민이는 말했다. --- p.202쪽
1972년에는 영재교육 활성화를 위해 미국의회에 정책 건의서로 말랜드 보고서가 제출되어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에서 영재교육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말랜드 보고서는 영재학생을 위한 세 가지 유형의 프로그램, 즉 차별화된 교육과정, 차별화된 교수전략, 조직적-행정적 지원을 담고 있다. 영재교육의 특징으로 내용 속진, 내용 심화, 내용 정교화, 내용 참신화 등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조직적-행적적 지원 측면에서는 영재학교, 영재학급, 풀아웃 제도, 조기진급, 조기졸업 등의 제도를 도입하도록 했다.
--- p.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