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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멕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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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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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54g | 140*205*16mm
ISBN13 9791193296004
ISBN10 1193296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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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는 태양의 나라이다. 이는 멕시코인의 뿌리인 아스테카와 마야 문명에 답이 있다. 아스테카인들은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이고 마야인들은 태양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로 불린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들을 인신공양을 일삼는 미개한 문명으로 기억하지만 여기에는 유럽 중심의 시각이 담겨 있다. 스페인에서 건너온 콩키스타도르(스페인 정복자)의 아메리카 침략을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아스테카인과 마야인의 야만성을 강조해야 침략과 문명화의 당위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를 건립하는 토대가 된 아스테카의 경우 대규모 도시를 건설했고 뛰어난 천문학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그들이 일궜던 문명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노예를 제외한 남녀 모두에게 의무교육을 했을 만큼 선진적인 사회 시스템도 있었으나 이에 대한 이야기는 온데간데없다.
--- pp.25~26

멕시코 국기에는 나라의 탄생 설화가 담겨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환웅과 웅녀가 등장하는 단군신화를 담은 것이다. 독수리 한 마리가 날개를 펴고 선인장 위에 앉아있다. 발톱으로는 뱀을 잡고 입에도 뱀을 물고 있다. 아스테카 족의 수호신인 우이칠로포치틀리가 “남쪽으로 가라. 선인장 위에서 뱀을 잡아먹고 있는 독수리를 볼 것이다. 그러면 그곳에 나라를 세워라.”고 지시하자 아스테카족이 1325년 테노치티틀란이라는 나라를 세웠고, 이 나라가 토대가 되어 멕시코가 탄생했다고 한다. 국기에서 선인장이 놓여있는 곳은 호수다. 아스테카족이 정착한 현재의 멕시코시티 지역이 호수를 매립한 곳이라는 역사를 보여준다. 우리나라보다 19배나 땅이 큰데 왜 굳이 호수를 매립했는지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말이다.
--- pp.31~32

멕시코 국기를 구성하는 세 개의 색은 유럽의 삼색기에서 차용해왔다. 의미는 조금 다르다. 멕시코 국기의 초록색은 독립과 넓은 대지와 천연자원을 뜻한다. 중앙의 하얀색은 정직함과 통일성을 뜻하고, 붉은색은 유럽계 백인, 메스티소, 원주민 등 여러 인종의 통합과 피와 땀을 흘려 헌신한 순국선열을 의미한다. 이 국기는 1810년 스페인에 맞선 멕시코 독립전쟁부터 사용되었다. 일부 특권 계층을 표방하는 국기가 아닌 모든 국민을 포용하는 국기이다 보니 멕시코인들은 국기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
--- pp.32~33

멕시코의 정확한 이름은 ‘멕시코 합중국’이다. 미국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국명으로 ‘미합중국’처럼 여러 주가 만나 하나의 국가를 이룬다. 미국은 50개주, 멕시코는 32개주이다. 오랜 기간 31개주였는데, 2016년 연방구로 구분했던 수도 멕시코시티를 32번째주로 통합했다. 많은 수의 주만큼이나 특색이 다양하다.
--- pp.37~38

그렇다면 현재 NAFTA는 어떤 모습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NAFTA라는 용어는 사라졌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 3국이 재협상을 통해 USMCA로 2018년 새롭게 태어났기 때문이다. 재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했다. 그는 NAFTA로 미국이 큰 피해를 보았다며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여 USMCA를 이끌어냈다.

먼저 원산지 기준을 강화했다. 멕시코 영토를 슬쩍만 거친 수출품에는 관세 혜택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상품 제작 시에 멕시코 현지 공장에서 더 많은 공정을 진행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제조 시 사용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의 70%가 북미산이어야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노동의 부가가치 창출 기준을 마련하고 지식재산권도 더욱 강화했다.

USMCA에 추가된 내용 중 두드러지는 항목은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과의 FTA를 고려했던 캐나다와 멕시코 모두 양자 무역을 할 수 없게 되었다. NAFTA에서 USMCA로 바뀐 것이 멕시코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 pp.67~68

‘메이드 인 멕시코’가 찍힌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중국 입장에서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 이미 중국의 평균 임금은 멕시코를 추월했다. 2022년 기준 제조업 분야 중국의 1인당 월평균 임금은 840달러인데 멕시코는 480달러 수준이다. 낮은 임금의 장점은 운송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멕시코에서 생산하게 되면 텍사스주까지 트럭으로 값싸게 운송할 수 있다. 또한 ‘메이드 인 멕시코’ 제품으로 판매하면 ‘메이드 인 차이나’가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일정 부분 털어낼 수 있다.
--- p.71

멕시코 사람들의 농담에는 대개 날선 가시가 없다.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놀리는 식의 기분 나쁜 농담을 잘하지 않는다. 또한 멕시코 사람들은 본인이 망가지는 농담도 반감 없이 받아들인다. 종종 본인들에 관한 농담도 직접 한다. 이 때문에 멕시코인의 농담은 더 순수하게 느껴진다. 한 번은 멕시코 친구로부터 민감할 수 있는 미국 국경을 넘어가는 것과 관련한 농담을 들었다. 농담의 질문은 ‘왜 멕시코인들은 미국 국경을 넘어갈 때 세 명이 아닌, 두 명이서 함께 건널까?’였다. 이 질문의 답은 ‘왜냐하면 국경 지역에 ‘No trespassing’이라 적힌 팻말이 적혀 있기 때문’이라 했다. 영단어 ‘trespass’는 ‘건너다’라는 의미이다. 스페인어에서 숫자 1, 2, 3은 ‘우노, 도스, 뜨레스 uno, dos, tres’라고 한다. 여기에서 ‘trespass’를 영단어로 보지 않고, 스페인어 숫자 3에 해당하는 ‘뜨레스 tres’에 ‘통과하다 pass’를 결합한 것으로 생각해보면 ‘No trespassing’은 ‘세 명이 건너지 마시오’가 된다. 그러니 세 명이 아닌 두 명이 국경을 건너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거라는 말이었다.
--- p.78

전국 각지에서 결집한 농민과 노동자들은 정부의 군사적 탄압에 맞서 용감하게 싸우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고자 노력했다. 그들의 멈추지 않고 진군하는 모습을 드러내는 민중가요가 〈라쿠카라차〉이다.
라쿠카라차는 스페인어로 ‘바퀴벌레’를 의미한다. 자신의 몸보다 몇 천 배되는 높이에서 떨어져도 살아남고 먹이가 없어도 한참을 살아남는 바퀴벌레의 강한 생명력을 민중의 끈질긴 투쟁에 비유했다. 결국 혁명 세력은 포르피리오 디아스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하고 새로운 개혁 정부가 들어섰다.
--- pp.146~147

넓적한 원형의 또르띠야는 멕시코 음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작은 사이즈의 또르띠야에 잘게 썬 고기와 양파, 고수 등을 올리면 ‘타코’가 되고 또르띠야에 고기, 콩, 밥 등을 속에 넣어 말면 ‘부리또’가 된다. 부리또를 튀기면 ‘치미창가’가 되고 또르띠야를 튀겨 그 위에 다양한 토핑을 올리면 ‘토스타다’가 된다. 또 또르띠야에 고기, 치즈 등을 넣고 말아 매운 고추소스를 뿌리면 ‘엔칠라다’가 된다. 우리에게 친숙한 음식인 ‘께사디야’도 멕시코 음식이다. 스페인어로 치즈를 뜻하는 께소를 또르띠야 위에 올린 뒤 또르띠야를 덮어 뒤집어가며 만든 요리이다. 멕시코 현지에서는 다른 재료 없이 치즈만 넣어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치킨이나 소고기를 넣어 부리또와 가까운 미국 남부 지방의 텍스멕스 스타일로 즐길 수도 있다.
--- pp.161~163

디즈니가 제작한 영화 〈코코〉는 멕시코의 모든 문화적인 요소를 망라하고 있다. 멕시코인이나 멕시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영화 제작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을 정도이다. 이 영화는 생일파티에서 볼 수 있는 피냐따 인형, 멕시코식 레슬링인 루차 리브레 가면, 알레브리헤 공예, 거리에 걸린 종이 깃발장식인 파펠 피카도에 이르기까지 멕시코의 자랑거리가 한아름 나온다. 죽은 이를 기리는 ‘망자의 날’을 주제로 하지만 무거운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다. 시종일관 밝고 행복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디즈니 영화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멕시코인들은 밝은 표정과 태도로 먼저 곁을 떠난 이들을 기린다. 그들의 밝은 사후 세계관은 죽음에 대한 거부감을 떨쳐내게 만든다.

망자의 날은 죽음을 바라보는 멕시코인 특유의 시선을 보여준다. 그들은 죽음을 슬픔보다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죽음이 삶의 과정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죽음을 또 다른 여정을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받아들인다. 이는 아스테카 제국 시절 죽음을 신성한 자연의 순리로 보던 전통에서 기인한다.

망자의 날은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사흘간이다. 특히 마지막 날에는 관공서나 학교는 쉬며 민간 회사나 은행 또한 대부분 단축 근무를 한다. 멕시코인들은 10월 말부터 망자들을 맞이하려는 준비로 분주하다.
--- pp.188~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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