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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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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쓸모

손현 | 북스톤 | 2021년 06월 0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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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264g | 128*188*20mm
ISBN13 9791191211214
ISBN10 1191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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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의 인생을 세 줄로 표현한다면?’ 여기에 답하려면, 다음 질문에도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살아온 시간, 일해온 시간을 어떻게 기록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그 기록과 이야기는 우리 삶보다 생명력이 길다. 기록과 이야기는 오래도록 남아 다시 당신을 드러낸다.
---「프롤로그_죽은 후에도 글쓰기는 계속된다」중에서

나의 실패 이력서를 쓰기 시작했다. 외고 입시에 떨어졌던 중학생 시절을 시작으로 대학생, 대기업 사회초년생, 프리랜서, 여행자로서의 성공과 실패 경험을 나열했다. 당연하다고 생각한 지금의 모습 뒤에는 예상보다 많은 실패가 있었다. 성공이라고 여긴 첫취업(엔지니어링)도 실은 몇 년 뒤 내 발목을 잡은 실패였다. 모터 사이클 여행 중에도 실패는 존재했다. 초반에 휘발유 관리를 소홀히 해 바이크가 멈춰 서기도 했고, 오프로드에서 넘어진 적도 많았으니 말이다.
내 실패 이력서를 살펴보니 꾸준히 해온 행위가 하나 있었다. 바로 글쓰기였다. 2004년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했고, 2012년 포트폴리오 성격의 독립 출판물을 발행한 것을 계기로 B의 객원 멤버로 합류했다. 와인 리뷰를 기고하기도 했고, 모터사이클 여행 때 쓴 글로 첫 출간 계약도 맺었다. 여행기는 제2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금상을 받았다. 한창 진행 중인 인생에서 성공과 실패를 섣불리 정의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나는 글쓰기를 통해 조금씩 성취 경험을 쌓고 있었다.
---「글쓰기가 내 삶을 증명하기 시작했다」중에서

개인적으로는 《잡스 - 소설가》 중 정세랑 작가 인터뷰에 나온 포지셔닝 이야기가 좋았어요. 저도 가끔 포지셔닝을 고민하거든요. 전에 브런치 마케터인 키미 님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저는 젊은 작가도, 엄마 작가도 아닌 것 같아요. 트렌디한 에세이를 쓰는 작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소설만 쓰는 것도 아니고… 다큐 작업 등 여러 분야에서 쓰고 있어서 정체성이 고민돼요.” 키미 님은 그게 제 정체성이라고, 지금 이대로 하면 좋겠다고 말해 주시더라고요.
---「Interview. 고수리 작가_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이에게」중에서

감정이 움직일 때 글을 쓴다. 생애주기에 따라 감정이 더 짙은 채로 풍성해지는 순간이 있다. 좋을 때보다는 슬프거나 아쉬울 때, 괴롭거나 감정적으로 사무칠 때 글을 쓰고자 하는 욕망은 내면 깊은 곳에서 무언가를 터뜨린다. 모터사이클을 타고 홀로 떠난 여행의 고충, 결혼 후 아내와 치른 크고 작은 전투들이 아이러니하게도 글감이 되었다. 2020년 초 어머니께서 자궁경부암 초기 진단을 받고 수술하신 적이 있는데, 이때 쓴 글을 옮긴다. 그 하루를 돌이켜보면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과 글쓰기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감정적으로 시작하자」중에서

잡지 양쪽 페이지를 활자로 채우는 데 충분한 분량, 3000자 이상의 긴 글. 돌이켜보면 글을 쓰면서 느낀 기쁨은 대부분 긴 글에서 왔다. 이만큼을 써냈다는 데에 기뻤고, 사람들이 그 글을 좋아해 주면 또 기뻤다. 긴 글만이 줄 수 있는 기쁨, 효과는 분명하다.
첫째, 잘 짜인 긴 글은 그 자체로 생명력이 길고 임팩트도 크다. 모든 게 빠르게 흐르고 독자의 집중력을 단발적으로 흐트러뜨리는 요즘 시대에 깊이 있는 사고를 돕는다. 긴 글은 물성이 있는 종이나 전자책 또는 어떤 방해도 없는 단일 스크린으로 볼 때 읽기 더 좋다.
둘째, 글쓴이를 기억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글을 읽다 보면 ‘대체 이런 글을 쓴 사람은 누구지?’라는 호기심이 생기고, 사악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좋다면 저자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긴 글을 쓴 사람은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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