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석기 시대에는 반도체를 잘 다루는 국가가 전 세계를 호령할 것이다.
석기 시대에는 돌을 잘 다루는 씨족이 번성하였고 청동기 시대에는 구리를 잘 다루는 부족이 지배하였으며, 철기 시대에는 철을 잘 다루는 국가가 세계사를 주도하였다. 이제 ‘규석기 시대’에는 반도체를 잘 다루는 국가가 전 세계를 호령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현재 대한민국은 전체 인구의 50분의 1일이 반도체 업계에 종사한다.
현재 대한민국 반도체 종사 인력은 직·간접적으로 100만 명에 육박한다. 전체 인구의 50분의 1이다. 한국을 반도체 공화국, 한민족을 반도(半導) 민족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편 1980년대 한국 반도체 산업의 태동 당시 전 세계 누구도 성공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특히 반도체 강국이었던 일본의 조롱거리였다. 그도 그럴 것이 1980년대 반도체 산업은 인구 1억 명 이상, 국민소득 1만 달러 이상, 국내소비 50% 이상의 국가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 본문 중에서
반도체를 이야기하자면 컴퓨터부터 알아야 한다.
컴퓨터는 각종 회로 부품들로 가득 채워져 있으며 회로기술이 곧 반도체이다. 컴퓨터 공부
의 시작은 비트(bit)의 이해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우리는 글을 쓸 때 문자와 숫자로 표시한다. 컴퓨터 역시 말과 숫자가 있다. 바로 ‘0과 1’이다. 컴퓨터는 0과 1만으로 말하고, 쓰고, 기억한다.
--- 본문 중에서
대한민국은 반도체 강국이 아니라 메모리 강국
반도체도 인간의 정신노동을 대신하기 위해 연산, 기억하는 기능으로 전문화되었다. 연산하는 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이고, 기억하는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이다. 연산하는 성능은 ‘속도’가 좌우하고 기억하는 성능은 ‘크기’가 좌우한다. CPU의 성능은 연산 속도인 헤르츠로 측정하고 메모리의 성능은 크기(메가바이트, 기가바이트 등)로 측정한다. 한편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의 불균형은 우리 반도체 산업의 오랜 숙제이다. 시스템 반도체의 한국 점유율은 4~5% 수준이다(2016). 한국은 반도체 강국이 아니라 정확히는 메모리 강국이다. 우리가 이 문제를 풀지 않으면 턱밑까지 추격해온 중국의 위협에 속수무책이다. 이 책을 집필한 이유 중 하나도 전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4차 산업혁명의 씨앗 또한 반도체임이 분명하다.
1800년대 산업혁명은 인간을 육체노동에서 해방시켰고, 2000년대 반도체 혁명은 인간의 정신노동을 대신하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에는 반도체가 인간의 사고마저 담당하게 될 것이다. 100년도 채 되지 않은 반도체의 역사가 근대 문명의 역사이며 미래 세상 또한 반도체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요즈음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빅데이터 등이 반도체 산업의 지평을 크게 넓힐 것이다. 우리는 명실상부 ‘규석기 시대’에 살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의 씨앗 또한 반도체임이 분명하다.
--- 본문 중에서
대한민국 수출 1위 품목은 반도체이다.
세계시장을 석권한 대한민국의 반도체 기업이 불과 3백여 개라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으로 부상한 것은 비록 역사는 짧고 기업 수도 적지만 계획적인 역할 분담과 정부의 효과적인 육성 정책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수출 1위 품목이 반도체이다. 반도체 경쟁력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인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반도체 산업은 위기이자 기회이다. 격차를 넓히려는 한국, 격차를 좁히려는 미국, 격차를 뛰어넘겠다는 중국, 그리고 고질적인 시스템 반도체의 불균형, 판은 커지는데 경쟁자는 많아지고 잘 잡으면 봉이고 놓치면 닭이 된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