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빨간 우주 슈퍼카는 용맹무쌍하게 6,000도로 이글거리는 태양 옆을 지나갑니다. 지금 태양 부근에는 2018년에 발사된 미국의 태양 탐사선 ‘파커 솔라’가 태양의 신비를 캐기 위해 궤도를 돌고 있답니다. 아, 저기 보이네요. 지금 근접비행(flyby)을 하기 위해 열방패를 앞세우고 태양을 향해 돌진하고 있군요. 2025년까지 저렇게 임무를 수행할 거랍니다.
“파커 솔라, 인류를 위해 계속 수고해줘~.”
우리 슈퍼카는 태양 옆을 스쳐 지나 계속 우주를 달려갑니다. 지구를 떠나온 지는 벌써 170년이나 되었지만, 나도, 예별이도, 차도 어제 떠난 듯 말짱합니다. 슈퍼카 안에서는 시간이 흐르지 않거든요. --- p.23
혹 밤하늘에서 망원경으로 토성을 본 적이 있나요? 누구든 아름다운 고리를 두른 이 토성을 직접 본 사람이라면 평생 그 모습을 잊지 못한답니다. 아, 저런 팽이 같은 것이 하늘에 떠 있다니, 완전 감동과 충격이죠. 첫사랑은 잊어도 첫 토성은 못 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랍니다. 토성을 보고 천문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사람이 많아요. 그래서 천문학 동네에선 토성이 가장 많은 천문학자를 배출한 ‘대학’이라는 우스갯말을 하기도 하죠. 만약 여러분 중 아직 토성을 보지 못한 분이 있다면 가까운 천문대로 달려가서 하루라도 빨리 그 감동을 맛보길 바랍니다. 강추!!! --- p.29
시속 100km로 달리는 우리 차로는 이제 명함도 못 내밀 정도니, 우리 슈퍼카도 초속 20km로 업그레이드하기로 하죠. 그런데 초속 20km가 얼마나 빠른 속도인지 감이 잡히나요? 보통 총을 쏘면 총알의 속도가 초속 1km쯤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 차는 총알 속도보다 20배 빠르다는 거죠. 서울에서 부산을 20초 만에 가는 속도랍니다. 놀랍지요?
업그레이드한 슈퍼카로 프록시마 별까지 신나게 달려보기로 해요. 얼마나 달려야 할까요? 1광년이 약 10조km니까, 4.2광년은 약 42조km네요. 이 거리를 우리 슈퍼카가 밤낮없이 달린다면 무려 6만 년을 달려야 합니다. 왕복이면 12만 년이 되겠네요. 가장 빠른 로켓을 타고 가장 가까운 별까지 가는 데도 시간이 이렇게 걸린다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인류가 외계 행성으로 진출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랍니다. --- p.39~40
대폭발 이론이 세상에 나온 지 2년 만에 한없이 고요하게만 보이던 이 대우주가 사실은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관측 결과가 발표됐답니다. 20세기 천문학의 최고 영웅이 탄생하는 순간이었죠. 에드윈 허블이라는 미국의 초짜 천문학자가 그 발견의 주인공인데, 우주가 지금도 팽창하고 있다는 관측 결과를 발표하여 세상을 경악케 했습니다. 이는 7천 년 과학사상 최대의 발견으로 받아들여졌어요.
수천 년 동안 지구가 우주의 중심으로 고정되어 있고 하늘이 돈다는 천동설을 믿던 사람들이 어느 날 그 반대로 지구가 돈다는 지동설의 등장에 얼마나 놀랐나요. 그런데 우주가 풍선처럼 끝없이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몇 배나 더 충격적인 사실이었지요.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가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고 있고,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이 세상에 고정된 거라곤 하나도 없다는 현기증 나는 사실 앞에 사람들은 정말 황당해했죠. --- p.62~63
우주에 관해 많이 듣는 논쟁 중에 이런 것이 있다. 지구의 모래와 우주의 별은 어떤 게 더 많을까? 놀랍게도 지표에 있는 모든 모래알의 수보다 우주의 별이 더 많다는 계산서가 나와 있다.
지구의 모래알보다 더 많다는 온 우주의 별을 다 계산한 사람은 호주국립대학의 사이먼 드라이버 박사와 그 동료들로, 우주에 있는 별의 총수는 7 X 10∧22(700해)개라고 발표했다. 이 숫자는 7 다음에 0이 22개 붙는 수로서, 7조 X 100억 개에 해당한다.
온 우주에 있는 은하의 수는 약 2,000억 개 정도로 알려져 있으니까, 평균으로 치면 한 은하당 약 3,500억 개의 별들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은하의 별은 약 4,000억 개니까 평균에 약간 웃도는 셈이다. ---「별이 많을까? 지구상의 모래가 많을까?」중에서
블랙홀은 엄청난 질량을 갖고 있지만 덩치는 아주 작아요. 그만큼 물질밀도가 극도로 높다는 뜻이죠. 그럼 태양이 블랙홀이 되려면 얼마나 밀도가 높아야 할까요?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의 공식으로 구해보면, 70만km인 반지름이 3km까지 축소되어야 하고, 밀도는 자그마치 1cm∧3에 200억 톤의 질량이 됩니다. 각설탕 하나 크기가 200억 톤의 무게가 나간다는 얘기죠. 지구가 블랙홀이 되려면 반지름이 우리 손톱 정도인 0.9cm로 작아져야 하는 거예요. 정말 어마무시하죠?
이처럼 초고밀도의 블랙홀은 중력이 최강이라 어떤 것도 블랙홀을 탈출할 수가 없답니다. 블랙홀의 중력이 너무나 강해 탈출속도가 30만km를 넘기 때문에 빛도 여기서 탈출할 수가 없는 거죠. 따라서 우리는 블랙홀을 볼 수가 없어요. --- p.150~152
만약 여러분 집 뒷마당에 운석이 떨어졌다면? 이에 대처하는 매뉴얼을 소개한다. 첫째, 먼저 주방으로 달려가 비닐장갑을 찾아 끼고 랩 뭉치를 챙긴다. 둘째, 떨어진 운 석을 폰으로 촬영한다. 셋째, 운석을 랩으로 챙챙 감아 밀봉한다. 넷째, 수거한 운석 을 반드시 냉동고에 집어넣는다. 지구 물질에 감염되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다. 그리 고 마지막으로 SNS에다 운석 발견 소식을 올린다. 끝~. --- p.181
“예별이는 지구로 돌아가면 여전히 중2로 학교에 가야지?”
“네, 학교도 집도 그리워요. 친구랑 가족들도….”
“그렇지? 앞으로 살아가다 보면 힘든 일도 많이 있을 텐데, 그럴 땐 심호흡 한번 하고 이렇게 생각하면 도움이 될 거야.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는 초속 30km로 저 태양 둘레를 돌고, 우주는 빛의 속도로 팽창하는데, 이만한 일에 내가 힘들다 생각하면 안 되지’.”
“그럴 것 같아요, 스타맨. 제가 지구에서 하던 고민들, 우주를 돌아보니 별것도 아닌 것 같네요. 우주는 정말 신비 그 자체예요.”
“그래서 어떤 독자는 이런 댓글을 달았단다. ‘우주는 참으로 위대하다. 자살하지 마라. 누가 잘살고 잘났고 다 필요없다. 무의미하다. 오늘 살아 있는 것에 감사하라’.”
--- p.196~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