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AI(인공지능)는 일상의 모든 영역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부터 쇼핑몰, 금융, 의료, 교육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죠. 예를 들면, 의학 분야에서는 AI를 적용해 질병을 진단하고 예측하는 기술이 개발되었습니다. 자율주행자동차의 경우에는 AI가 운전을 대신하는 역할을 하고 있죠. 이처럼 AI는 우리의 삶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AI 리터러시(AI literacy)는 필수 역량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AI 리터러시가 뭐냐고요? AI 리터러시는 ‘AI에 대한 이해와 활용 능력’을 말합니다. AI 리터러시를 가진 사람은 AI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으며, 효과적으로 미래 대처도 가능하죠.
--- pp.6~7
오픈AI(2015년 12월 11일 설립된 AI 개발사)에서 선보인 챗GPT가 세상을 정말 바꿀 것 같습니다. 두바이처럼 사막이 갑자기 도시가 되는 변혁보다는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그걸 직접 이용하는 세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죠. 챗GPT는 생성AI의 대표적인 모델인데요, 생성AI라고 하니 기존 AI와 뭐가 다른지 이해하기가 어렵죠? 생성AI는 스스로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분석해서 누군가의 질문에 맥락에 맞는 답변을 해줍니다. 그래서 챗GPT는 영어로 하면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입니다. 사전에 뭔가를 학습해서 맥락을 이용해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해주는 기술입니다.
--- pp.20~21
우린 지금 궁금한 걸 네이버 지식인에 묻고, 네이버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합니다. 전문 자료가 필요하면 구글 검색창에 키워드나 키워드와 함께 파일확장자명을 입력하죠. 구글링을 통해 자료를 본 다음 부족한 자료를 또 찾기 위해 반복해서 또 다른 키워드를 넣고 자료를 찾죠. 굉장히 반복된 작업을 기계적으로 합니다. 그런데 챗GPT는 어떤가요? 챗GPT 사이트에 내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한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받는 걸로 끝나지 않습니다. 끝말잇기처럼 답변을 보곤 또 다른 질문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사람들은 챗GPT를 단순 자료 찾기만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죠. 계속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고 어떤 대답이 나오는지 보고, 또 그 답변을 보면서 곰곰이 생각하죠. 지금의 구글과 네이버가 단발성 키워드가 중심이라면, 앞으로는 끝말잇기와 대화의 시대가 되는 겁니다.
--- pp.37~38
챗GPT가 원하는 답을 바로바로 알려준다면, 기존 검색 사이트들은 여러분이 원하는 정보가 어디 있는지 광대한 검색의 바닷속에서 다시 한번 찾아야 하죠. 특히 챗GPT는 블랙홀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정보가 있다면 그 정보를 콕 집어서 설명해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네이버와 구글은 그게 가능할까요? 유튜브는 어떤가요? 크리에이터들이 사람들이 원하는 걸 콕 집어 짧은 영상 속에 녹아내려고 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건 한두 개가 아니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챗GPT의 장점으로 ‘맞춤형’이란 키워드를 제시하죠. 1:1 교육을 받는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 p.43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이라는 게 있습니다. ‘거꾸로 학습’이라고 불리는데, 그 이유는 전통적인 수업과 달리 ‘수업은 집에서, 과제는 학교에서’ 하기 때문입니다. 성인교육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플립러닝을 도입하는데, 집에서는 온라인을 통해 사전에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 내용을 공부하고 학교에서는 토론을 하는 것이죠. 챗GPT를 교육에 활용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동영상, 교재, 논문 등 자료를 사전에 주고 챗GPT 등을 활용해 스스로 학습하게 한 후 수업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토론과 발표를 하는 형태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 p.56
챗GPT로 어휘력을 높이기 위해 공부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이 모르는 어휘를 챗GPT에게 물어볼 수 있겠죠. 네이버에 물어보지 않고요. 또 여러분이 원하는 상황에서 그 단어가 활용된 문장을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는 이미 정해진 예시 문장이 있지만요. 예를 들어, ‘왜곡’이란 단어를 챗GPT에게 물어볼까요? 챗GPT는 왜곡에 대해 어떤 것을 비틀거나 일그러뜨리는 것이라고 말하죠. 이와 관련한 추가적인 설명도 해줍니다. 네이버 사전에서는 ‘사실과 다르게 해석하거나 그릇되게 함’이라고 정의하고 몇 가지 예문을 알려주지만, 사실 깊게 공부하려면 이것만 가지고는 부족하죠. 그런 면에서 챗GPT는 여러분의 좋은 선생님이 됩니다. 실제로 챗GPT에게 ‘왜곡’이란 단어를 활용한 간단한 문장을 만들어달라고 하면 “그 기사는 사실을 왜곡하여 보도한 것 같아요”라는 문장을 만들어줍니다.
--- pp.77~78
챗GPT에게 “see의 동의어인 observe, watch, perceive가 어떻게 다른지 구체적인 상황 제시와 함께 예문을 통해 알려줘”라고 해봤는데요, 어떻게 답을 했을까요? observe는 주의 깊게 살펴볼 때, watch는 주변에서 일어난 일을 지켜볼 때, perceive는 어떤 것을 파악할 때 사용한다고 챗GPT는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자주 쓰는 네이버 사전은 이런 단어의 뉘앙스 차이를 예문을 통해 파악하게 합니다. 그러나 챗GPT는 물어보면 바로바로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분만의 친절한 영어 선생님이라고 할 수 있죠.
--- p.118
AI가 모든 직업을 사라지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각 직업의 일하는 방식은 달라지겠죠. 인간이 모든 일을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큰 틀의 방향만 설정하고 AI가 구현하는 것처럼요. 그림도 화가가 머릿속으로 생각한 것을 AI가 구현해주는 것처럼 말이죠.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는 것처럼 AI가 그린 그림이 인정받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지금이야 사람들이 AI가 그린 그림에 익숙하지 않아서 거부감이 있겠지만요.
--- pp.178~179
챗GPT가 이슈화되면서 새로 생겨난 직업이 있는데요, 어떤 직업일 것 같나요? 바로 챗GPT에게 질문하는 업무를 중점적으로 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Prompt Engineer)’입니다. 프롬프트와 엔지니어란 단어가 모두 생소하죠. 프롬프트는 지시 메시지로, 간단히 말해 ‘명령어’를 뜻합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챗GPT 명령어를 연구하는 직업’이라고 보면 됩니다.
--- p.200
여러분도 챗GPT를 사용해보면 생각보다 질문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낄 것입니다. 무작정 질문한다고 해서 내가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죠. 챗GPT가 똑똑하긴 하지만 그냥 질문한다고 해서 여러분에게 척척박사처럼 답을 주진 않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챗GPT가 잘 이해할 수 있게, 명확하게, 구체적으로 질문을 해야 합니다. 사람 간의 대화에서는 질문이 조금 다른 방향으로 되어도 맥락을 파악해 질문을 이해하지만 챗GPT는 그러지 못하죠. 아직까지는 말 그대로 기계이기 때문입니다.
--- p.204
챗GPT는 “AI 기술이 발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인간의 능력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겸손한 답변을 했습니다. 사람의 창의성뿐만 아니라 상황에 대한 판단력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이죠. 각 직업에 대해 챗GPT가 정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의사, 검사(prosecutor), 회계사 등의 직업은 챗GPT로 인해 사라질까? 각각에 대해 말해줘”라고 물어봤습니다. 의사의 경우,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라는 문제가 있어서 AI가 대체할 수 없다고 합니다. 검사는 법률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 외에도 인간의 감정을 파악해야 한다고 합니다. 회계사 또한 인간의 전략적 판단과 결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AI로 완전히 대체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 p.183
인간은 여전히 AI가 경험하지 못하는 것들을 직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로 만들어지지 못하는 것들이 아직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같은 인간이라도 하늘을 보고 “파랗다” “오늘은 구름이 조금 있네” “코발트블루 색의 하늘이네” “정말 화창한 날씨네”라고 할 수 있죠. 보는 시점과 그날의 기분, 누구와 있는지에 따라 다양한 감정이 섞이면서 하늘을 보며 다양한 이야기를 합니다. 이런 개인만의 경험은 인간의 경쟁력이 되죠. 창의성의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 pp.254~255
AI 시대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인문학적 소양의 증대를 통해 비판적 사고를 갖는 것입니다. 모든 걸 챗GPT에게 물어보고 그 답변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죠. AI도 잘못 학습을 하면 인종·정치 등에 대한 편향성을 보유할 수 있고, 이는 사람들에게 올바르지 못한 관점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챗GPT는 정치·인종·성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게 설계되어 있긴 합니다. 오픈AI 공동 창업자 그렉 브록먼은 챗GPT에 대해 “인간이 관리·감독하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죠.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챗GPT의 답변에 대해 피드백하면서 AI를 좋은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p.266
챗GPT의 답변을 보고 편향된 혹은 거짓된 정보는 걸러낼 수 있는 비판적 사고를 해야 하는데, 이때 문해력은 필수겠죠. 챗GPT는 여러분의 질문에 바로바로 답변을 해줄 수 있고, 그 답변의 양은 끝이 없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무조건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아본다고 해도 자기의 것으로 소화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도 정보 과잉으로 수많은 정보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모르는데,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문해력이 부족하면 글의 구조와 의미를 빠르게 파악하지 못해 이제는 누군가가 요약해주지 않으면 글자를 읽지 못하는 새로운 문맹의 시대에 들어설지도 모릅니다.
--- p.284
미래에는 배움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갈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특히 기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기계를 이끌고 나갈 수 있는 능력 말이죠. 이를 위해서는 상위권 학생들의 공부 잘하는 비법 중의 하나인 ‘메타인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스스로 어떤 걸 알고 모르는지 판단해야 새로운 것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메타인지 학습법』을 쓴 리사 손 교수는 “메타인지는 현재 나의 인지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능력”이라고 말하면서 “모니터링 능력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알아야 함과 동시에 ‘모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 pp.289~2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