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정보관리사는 보건복지부 면허를 취득한 전문 직종이며, 주된 업무는 의무기록 보건의료정보를 분류하고 확인하고 유지하며 관리하는 일이다. 지금은 명칭이 바뀌어 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전 명칭은 ‘의무기록사’로, 아마 병원에서 보험금 청구 목적으로 의무기록을 발급받아 본 경험이 있다면 ‘의무기록’이란 단어는 들어봤을 것이다. 바로 이 의무기록과 보건의료정보를 관리하는 사람이 보건의료정보관리사다. 즉, 보건의료정보관리사는 환자에 관한 진료와 치료 내용 등이 기재된 의무기록이 정확하고 안전하게 생성되도록 품질을 관리하고, 가치 있는 보건의료정보를 분석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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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과정이 끝나갈 무렵,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왔다. 세브란스병원의 정규직 의무기록사 채용 소식이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정규직 채 용이 없었는데, 인턴 과정을 마칠 때쯤 찾아온 기회였다. 꼭 합격하고 싶어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그렇게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세브란스 병원 의무기록사로 합격하였다. … (중략) … 꿈에 그리던 세브란스병원에 입사하여 23년 동안 한자리에서 꾸준히 일을 할 수 있었던 건 내 인생의 큰 행운이었다. 나를 이해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나에게 맞는 일이 무엇일까 끝없이 고민하며, 원하는 목표를 세우고 인내심을 갖고 노력하며 준비할 때 행운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 p.29~30
이후 2000년대 들어 전자의무기록 시스템 도입이 확대되고 의료정보기술 발달 등 의료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의무기록사의 업무 영역도 확장되고 업무 범위도 점차 전문화되었다. 이에 2018년 12월 20일부터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건의료정보관리사’로 면허 명칭이 개정되었다. 보통 전문직이라 하면, 어떤 분야나 학문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직업으로 공식적인 자격을 필요로 하는 직업에 적용된다.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역시 전문직으로 그 정의와 역할, 업무 범위를 법으로 정하고 있다.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조의2에 따르면 ‘보건의료정보관리사란 의료 및 보건지도 등에 관한 기록 및 정보의 분류·확인·유지·관리를 주된 업무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 또한 법에서 정한 업무는 보건의료정보의 분석, 보건의료정보의 전사, 암등록, 진료 통계 관리, 질병·사인·의료행위의 분류로 구분하고 있다.
--- p.38~39
환자가 의료기관에 방문하여 진료를 보는 과정마다 의무기록이 생성된다. 의무기록에는 의료행위가 어느 시점에, 병원의 어느 공간에서, 누구에 의해, 어떤 의료서비스가, 왜 제공되는지 기록된다. 좋은 의무기록은 환자의 상태와 진단을 확인하고 치료를 지원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와 정보가 포함되어 연속적인 진료를 지원하고 제공된 의료서비스를 정당화할 수 있어야 한다.
--- p.72
의무기록의 기록 행위 주체는 의료인이고, 외형적으로는 병원 소유물이다. 하지만 그 내용은 환자의 건강에 관한 내용 등 비밀 정보이며, 이것의 주인은 ‘환자’라는 특수한 성격을 지닌다. 일반적으로 모든 재산은 소유주에게 관리권이 있으나, 의무기록의 소유주인 병원은 의무 기록을 관리함에 있어 여러 가지 제약을 받는다. 국가에서는 관계법을 제정하여 환자의 사생활을 보호해 주고 부당한 노출로 인한 환자의 피해나 불이익을 방지해 주는 한편, 필요에 따라 합법적인 경우에는 그 비밀 정보를 제공해 주어야 하는 의무도 부과하고 있어 관리의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보건의료정보관리사는 이 분야에 관계되는 법적 규율 및 절차를 충분히 숙지해야 하며 최신 개정되는 법적 규율을 확인하여 업무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 p.79
종이 서식에 수기로 기재하는 방식에서 전자 서식에 입력하는 형태로 변경되어 기록에 포함되는 환자 진료정보들은 모두 구조화된 형태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었다. 특히 진단명, 수술명, 처치명, 약물명 등은 처방 코드 및 표준분류체계에 따라 마스터화하여 기록 작성 시 마스터에서 검색하여 입력하고 저장하게 함으로써 정형화된 데이터 형태로 데이터베이스에 쌓여 자료 검색이 손쉬워졌다. 이에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업무도 종이 의무기록의 물리적 관리에서 전자의무기록의 콘텐츠 관리로 변화하였다. 즉, 진단명 및 수술명 등의 수기 텍스트 기재에서 임상용어의 마스터화로 의무기록 작성 시부터 구조화된 데이터로 생성되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도록 관리하고, 이를 분석하여 제공하는 업무 형태로 변화하였다.
--- p.142
앞으로의 취업 전망도 살펴보면, 최근 보건의료 데이터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품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추세다. 이에 건강보험에서 신포괄수가제도를 확대하면서 진단 코드의 정확성과 의무기록의 충실성 및 완전성에 따라 가산금을 지불하고 있다. 그리고 건강 청구 데이터 이외에 별도로 국가 단위의 진단 데이터를 수집하고 의무기록용어 표준 및 내용의 충실성 및 완전성 관리 정책을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분류 전문가이자 의무기록 질관리 전문가로서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의료기관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며, 추후 클라우드 전자의무기록 시대에 접어들면 의무기록 관리 업무를 위한 산업체 취업 전망도 밝을 것으로 보인다.
--- p.161
마지막으로 ‘하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인내를 가지고 시도해 보길 추천한다. 한 번 원서를 내고 포기하지 말고, 일단 마음을 먹었으면 끈기를 가지고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 노력한다고 모두 원하는 시기에 성 공하기는 어렵겠지만, 자신이 하고자 하는 목표를 명확하게 정한다면 조금은 늦어질 수 있어도 어느 시기에는 그 목표를 달성하는 경우들을 많이 보았다. 그러니 후배들이여, 꿈을 가지고 냅다 달려가길 바란다.
--- p.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