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즐거움이 있지만, 철학하는 즐거움에는 다른 곳에서 찾아 볼 수 없는 특별한 무엇이 있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같은 책을 밤늦게 읽다가, 혼자 방을 나와서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라. 황홀한 향기 같은 것이 당신을 감싸는 듯한 느낌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p.38, 430
철학처럼 다양한 시각에서, 깊이 있고 체계적으로 사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는 없다. 철학은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윤리적으로 판단하는 계기와 방법 을 어떤 분야보다 잘 제공하기 때문이다. 철학은 인간과 세계의 본질 에 접근하여, 자연환경과 인간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치와 의미를 파악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가능성을 향해 썼다.
--- p.12
철학은 질문에서 출발한다. 질문은 호기심에서 비롯하고, 호기심은 알고자 하는 욕구에서 시작한다. 이상하고, 궁금하고, 의심스럽고, 그것이 왜 그런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철학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
--- p.44
교수: 그래? 합당한 근거가 꼭 있어야 하니? 믿고 싶으면 믿고, 믿고 싶지 않으면 믿지 않으면 되잖아
학생들: 네? 교수님, 그걸 말이라고 하세요?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는 게 말이 돼요
교수: 왜 안 되니? 믿는 건 자유 아냐?
이야기가 딴 데로 흘러간다. 토론을 하다 보면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토론이 주제를 벗어날 때 취할 수 있는 두 가지 태도가 있다. 하나는 토론의 주제를 바로 잡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냥 놔두고 어디로 흘러가는지 보는 것이다. 지금 토론이 딴 데로 흘러가는 것은 교수인 나 때문이다. 나의 도발적인 태도에 학생들이 흥분해서 토론에 뛰어든다. 그것만 해도 수업의 반은 성공이다.
--- p.205
인간 행동의 좋음과 나쁨, 옳음과 그름, 선함과 악함 등의 문제를 다루는 학문을 윤리학이라고 부른다. 윤리학은 존재의 문제를 다루는 형이상학, 지식의 문제를 다루는 인식론, 사고의 문제를 다루는 논리학과 더불어 철학의 네 가지 중심 분야 중의 하나이다. 다른 분야들이 비교적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것에 관심을 갖는 반면에, 윤리학은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것에 관심을 갖는다. 즉 인간이 사회 속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는 것이 좋고, 옳고, 선한가 하는 문제를 다룬다.
--- p.260
‘처음처럼을 좋아한다’라고 말한 것은 표상적이다. 그의 사고를 언어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처음처럼의 맛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 맛은 마셔봐야 알고, 그것도 마실 때마다 달라진다. 따라서 ‘처음처럼’의 맛은 표상적이지 않다. 그것은 필이다. 필을 말로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람마다 다르고, 마실 때마다 다르다. 필 혹은 느낌처럼 애매모호하고 변화무쌍할 것도 없다. 우리는 이런 심리 현상을 의식이라고 부른다. 의식의 특징은 ‘처음처럼’의 맛처럼 표상적이지 않고, 경험할 때만 존재하고, 경험하는 사람 혹은 경험하는 경우마다 달라질 수 있다.
--- p.324
한 가지 권하고 싶은 것이 있다. 자기가 살고 있는 세상을 지금과 같은 세상으로 만든 사상 혹은 정신이 어떤 것인가를 고민해보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존재이며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p.426